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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한국의 픽사 꿈꾸다

2018.08.05

컴퓨터그래픽(CG) 등 시각효과(VFX) 기술 분야는 세계 영화시장에서 미래 성장동력이자 핵심 기술이다. 올해 상반기 동안 전 세계 흥행 상위 10위권에 진입한 영화가 모두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활용한 액션 어드벤처물이었다.

한국 시각효과 기술의 해외 수출 역시 증가 추세다. 2015년 200억 원이었던 수출은 2016년 397억 원, 2017년 725억 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컴퓨터그래픽은 최근 한국 영화에서도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한국 영화 완성도에도 크게 이바지하는 등 영화 발전에 필수적 요소가 됐다. 수출산업의 전망도 높아지고 있어 정부의 지원과 관심이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는 분야다.

2013년 개봉한 영화 ‘미스터 고’는 한국 영화사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동물 털을 생생하게 구현할 정도의 시각효과 기술을 선보이며 한국도 무한 상상력을 영화로 구현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 포스터 3 영화 ‘미스터 고’ 포스터

영화 ‘신과 함께-인과 연’ 포스터, 영화 ‘미스터 고’ 포스터
 
영화 ‘미스터 고’는 콘텐츠 전문기업 덱스터스튜디오(Dexter Studios)를 낳았다. 덱스터 창업자 김용화 대표는 ‘오 브라더스’, ‘미녀는 외로워’, ‘국가대표’ 등을 연출한 감독 출신이다. ‘미스터 고’의 고릴라의 자연스러운 몸짓을 만들기 위해 덱스터가 태어났다. 꾸준히 역량을 키워온 덱스터는 지난해 1440만 관객을 동원한 ‘신과 함께-죄와 벌’을 제작했다. 흥행 기대가 높은 2탄 ‘신과 함께-인과 연’은 8월 1일 개봉했다. 

‘미스터 고’ 제작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고릴라의 수북한 털을 진짜처럼 보여주는 것이었다. 털이 흔들리고 엉키고 뒤로 눕는 모습을 한 올 한 올 일일이 그려낸다면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컴퓨터그래픽(CG) 작업 중인 덱스터 디자이너

컴퓨터그래픽(CG) 작업 중인 덱스터 디자이너 ⓒC영상미디어

덱스터는 1년 3개월 만에 동물의 털을 구현하는 디지털 Fur(털) 제작프로그램 질로스(Zelos)를 만들었다. 이런 소프트웨어는 할리우드의 ILM과 픽사, 웨타스튜디오만 보유하고 있었는데 덱스터가 아시아 최초로 개발해냈다.

창업자 김용화 대표의 인생 역전은 유명하다. 중앙대 연극영화과 재학 중이던 스물한 살 때 1년 사이에 부모님을 차례로 잃었다. 결국 공부를 포기하고 고향인 강원 춘천으로 내려가 5년 동안 생선 장사를 했다. 영화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한 김 대표는 스물여덟 살에 생선 장사를 그만두고 학교로 돌아왔다.

2012년 영화 ‘미스터 고’를 만들면서 VFX에 대한 가능성을 보았고, 덱스터를 창업했다. 김 대표는 덱스터 창업 이유에 대해 “콘텐츠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회사를 꾸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질을 높이겠다는 생각에서 덱스터는 투자, 촬영, 제작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 ‘신과 함께’의 컴퓨터그래픽도 당연히 덱스터가 담당했다. 영화의 배경이 현실이 아닌 만큼 컴퓨터그래픽을 쓰지 않은 장면이 거의 없는 영화였다. 1편 성공은 특수효과 기술력을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다.

지난 7월 31일 서울 상암동 덱스터 본사는 ‘신과 함께’ 2탄 흥행 성공에 대한 기대가 높아 보였다. 서형찬 제작본부실장은 “덱스터의 기술력은 아시아 최고 수준이며, 할리우드 기술 못지않다”면서 “‘신과 함께’를 통해 VFX 기술력을 제대로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덱스터의 성장은 꾸준한 투자가 있어서 가능했다. 서 실장은 “한국인 디자이너들의 꼼꼼하면서도 빠른 손놀림은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다”며 “매년 연구개발(R&D)에 10억 원 이상을 투자해왔다”고 설명했다.

남이 하는 것을 따라 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새롭게 개척하는 것은 어렵다. 일단 길을 개척하면 뒤따라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덱스터의 도전 이후 비슷한 디지털 영상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현재는 덱스터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인정받는 수준의 특수효과 회사로 입지를 굳혔다. 장기적으로 할리우드의 픽사,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 세계적 영화제작사로 성장하려 노력 중이다. 이를 위해 덱스터는 영상 콘텐츠 기획과 촬영 및 제작, 후반 작업에 이르는 모든 라인업을 구축한 종합 영화스튜디오로 발전했다. 지난해는 영화 ‘괴물’과 ‘부산행’의 사운드를 제작했던 라이브톤을 인수했다.

영화 기술은 다양하게 응용된다. 가상현실 산업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쇼핑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특수효과 기술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면서 특수효과 기술을 지닌 덱스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신과 함께’ 통해 VFX 기술력 제대로 선뵐 것

실제로 덱스터는 지난 4월 중국 최대의 부동산 그룹인 헝다그룹과 580만 달러(62억 원가량) 규모의 콘텐츠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2017년에도 중국 완다그룹과 491만 달러(53억 원가량) 규모의 가상현실 콘텐츠 판매계약을 맺었다. 완다그룹은 2015년 1000만 달러(106억 원가량)을 덱스터에 투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KT와 GS리테일이 함께 운영하는 VR테마파크 브라이트에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계약도 맺었다.

덱스터는 성장과 함께 꾸준히 일자리를 늘려왔다. 2016년 120명, 2017년에는 88명을 새롭게 채용하고, 올해 7월까지 24명을 채용해 현재 고용인력 335명인 덱스터는 사람 중심 혁신성장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영화 분야에도 큰 변화를 주고 있다.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영화 분야는 300인 이상 기업에 대해서도 1년 유예기간이 적용되지만 2018년 7월부터는 주당 최대 68시간까지, 그리고 2019년 7월부터는 주당 52시간이 적용된다.

서형찬 실장은 “영화제작은 정해진 기간에 작업을 끝내야 한다는 특수성이 있어 주 52시간 근무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저녁은 가족과 보내는 삶이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점에 공감해 회사 차원에서 주 52시간 정착을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서형찬 덱스터 제작본부 실장
세제 혜택 등 정부 지원 필요

서형찬 덱스터 제작본부 실장

한국 시각효과(VFX) 산업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지금까지는 할리우드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우수했다. 이를 발판으로 꾸준히 기술력을 높여서 현재는 아시아에서는 일본보다도 한국의 기술력을 인정한다.”

지속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영화 산업으로 유명한 캐나다, 뉴질랜드 등은 정부에서 다양한 세제 혜택을 통해 산업을 육성한다. 영화 산업의 미래를 보고 세제 혜택을 확대해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영화 산업은 힘든 것으로 유명하다. 직원 복지를 위한 노력은?
“회사 성장의 과실을 직원과 나누려 노력 중이다. 그 일환으로 성과급 도입 등을 고민하고 있다. 영상 디자인은 전문직이라 일단 채용해서 2~3년은 업무를 배워야 제대로 일할 수 있다.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한국 영상 산업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인가?
“할리우드 대비 95%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5% 차이인데, 그 격차를 극복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제 한국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비슷하게는 만들지만 세심한 디테일까지는 따라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정현│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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