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의 명작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 우리나라에서 뮤지컬로 만들어진다. 가톨릭 남학교를 배경으로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각색한 연극이 관객을 기다린다. 사고뭉치 이방인과 순진한 가족의 불편한 동거를 담은 영화, 용기 있게 과거와 마주한 사람이 깨달음을 얻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 등 이번 주도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멈출 수 없는 위험한 게임
연극|R&J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새롭게 각색한 이야기가 무대에 오른다. 1997년 뉴욕에서 초연된 이후 시카고, 워싱턴 DC 등 미국 전역에서 400회 이상 관객을 찾았다. 2003년 영국 웨스트엔드에 진출해 “셰익스피어의 가장 짜릿한 각색 중 하나”라는 호평을 받았다. 엄격한 규율이 가득한 가톨릭 남학교를 배경으로 학생 네 명이 극을 이끈다. 학생 1, 2, 3, 4역을 맡은 배우들은 로미오, 줄리엣, 머큐쇼, 티볼트 등 약 10여 개의 남녀 캐릭터를 쉴 새 없이 오가며 관객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기간 9월 30일까지
장소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
문의 02-2260-8901
잔인한 시대를 웃으며 살아야 하는 자들의 냉소적 역설
뮤지컬|웃는 남자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동명소설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뮤지컬로 탄생한다. 작가가 자신이 쓴 가장 뛰어난 소설이라고 평했던 <웃는 남자>. 이 흥미로운 작품을 국내 뮤지컬 제작사인 EMK가 우리 실정에 맞게 연출, 무대, 의상 등을 각색했다. 신분 차별이 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끔찍한 얼굴을 지닌 인물 그윈플렌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조명한다. 그윈플렌은 어린 시절 아이들을 납치해 기형적인 괴물로 만든 인신매매단 콤프라치코스에 의해 기이하게 찢긴 입을 갖고 있다. 살을 에는 추위속을 헤매던 그윈플렌은 얼어 죽은 여자의 품에 안겨 있는 아기 데아를 발견한다. 데아를 살리기 위해 약장수 우르수스를 찾아간 그윈플렌은 두 사람과 함께 유랑극단을 꾸린다. 그윈플렌은 기이한 얼굴 덕분에 유럽 전역에서 가장 유명한 광대가 되고 앤 여왕의 이복동생인 조시아나의 눈에 든다. 그윈플렌은 귀족인 조시아나의 고혹적인 유혹에 순수했던 마음이 흔들린다. 그러던 중 눈물의 성이라는 악명 높은 고문소로 끌려가게 되고 생각지 못했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진다.
기간 8월 26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문의 1577-6478
어느 날 불편한 손님이 찾아왔다
영화|식구
지난날의 잘못 때문에 가족에게 버림받은 재구(윤박)는 도박장과 공사판을 전전하며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살다 우연히 밥을 얻어먹기 위해 들른 장례식장에서 순식(신정근)을 만난다. 세상 착해 보이는 순식을 본 재구는 오갈 곳 없던 차에 만취한 순식에게 형이라고 부르며 접근해 하룻밤 신세를 진다. 재구와 순식은 다음 날 아침 헤어지지만, 퇴근 후 집에 온 순식은 다시 돌아와 있는 재구와 맞닥뜨린다. 가족밖에 모르는 아빠 순식과 엄마 애심(장소연), 엄마 아빠를 지키는 씩씩한 딸 순영(고나희)과 이들의 일상에 갑자기 들이닥친 손님 재구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다.
개봉일 7월 12일
이제 대가를 치를 시간이야
영화│킬링 디어
제70회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감독이 고대 그리스 3대 비극 작가인 에우리피데스의 희곡에서 모티브를 얻어 각본을 썼다. 탄탄한 스토리에 감각적인 영상미로 칸영화제 상영 당시 큰 호평을 받았다. 감독과 출연진의 면모도 화려하다. ‘더 랍스터’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니콜 키드먼, 콜린 파렐, 신예 배리 캐오간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다. 비밀을 숨긴 외과의사 스티븐(콜린 파렐)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남편의 비밀을 파헤치는 아내 안나(니콜 키드먼) 그리고 이들의 이상적인 삶을 무너뜨리려 접근한 미스터리한 소년 마틴(배리 캐오간)이 펼치는 미스터리 복수 스릴러다.
개봉일 7월 12일
미숙했던 지난날의 작은 모서리를 쓰다듬는 부드러운 손길
책|내게 무해한 사람
저자가 <쇼코의 미소>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단편소설집. 책에 실린 일곱 편의 작품은 미숙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인물들의 내면을 비추며, 그 안에서 거세게 일어났다 잦아드는 마음의 흔들림을 섬세하고 정직하게 써내려갔다. 소설집의 문을 여는 ‘그 여름’은 사랑에 빠지기 전의 삶이 가난하게 느껴질 정도로 상대에게 몰두했지만 결국 자신의 욕심과 위선으로 이별하게 된 지난 시절을 뼈아프게 되돌아보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담겼다. 과거를 돌아보는 등장인물들은 모두 미숙함 탓에 상처를 주고받지만, 사람에게서만 받을 수 있는 위로가 있다는 것과 우리를 세상에 매달려 있게 해주는, 안심과 기대를 주는 존재 역시 그 시절 그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을 자각한다.
저자 최은영(문학동네)
내 삶을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책|굿 라이프
행복과 인간 심리에 관해 10여 년간 해온 연구를 정리한 책이다. 전작 <프레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을 ‘프레임’이라는 개념으로 제시했다면, 신작에서는 좋은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찾아오는 행복과 삶의 가치를 다룬다. 저자는 그동안 연구팀에서 수행해온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행복 개념을 새로 정의한다. 또한 행복뿐 아니라 의미와 품격을 더한 굿 라이프의 구체적인 방법론과 굿 라이프를 통해 체득되는 깊이 있는 통찰을 톡톡 튀는 생생한 언어로 우리 눈앞에 펼쳐놓는다.
저자 최인철(21세기북스)
장가현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