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면 몸도 움츠러들기 마련. 뚝 떨어진 기온과 금세 짧아진 해로 운동하기가 쉽지 않다. 길도 미끄러워 평소와 같은 야외 운동은 위험하다. 그러나 겨울은 운동이 더 필요한 때다. 활동량이 감소하고 체력·면역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조금의 귀찮음을 이겨내고 집 밖으로 나오면 겨울에도 건강하게 즐길 종목이 다양하다. 추우면 추운 대로 겨울을 즐길 수 있는 실외 운동과 따뜻한 곳에서 활동량을 높이는 실내 운동, 뭘 좋아할지 몰라 모두 준비했다.
겨울을 기다렸다!
추위와 정면 승부하는 ‘실외파’
▶ 전북 무주군 국립공원 덕유산 일대를 하얗게 덮은 눈이 멋진 풍경을 연출했다. ⓒ연합
등산
겨울은 추운 날씨와 곳곳에 언 얼음으로 여느 계절보다 산행이 위험하다. 하나 설산의 매력에 한 번 빠진 사람은 헤어나기 힘들다. 특히 덕유산 눈꽃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다. 겨울산의 장관을 보기 위해서는 등산 스틱과 아이젠은 필수. 방한장비, 비상식량, 조명 등 챙겨야 할 물품이 많다. 또한 산에 올라 마음을 온전히 뺏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평소보다 시간이 두 배 이상 소요될 수도 있고 해가 빨리 져 금세 어두워지기 때문이다. 바람에 눈발이 날린다면 고단한 여정이 시작될 수도 있다. 어느 때보다 안전수칙을 염두에 둬야 겨울 산행은 빛이 난다.
스노카이팅
겨울 스포츠의 꽃, 스키와 스노보드를 빼놓을 수 없다. 스키·스노보드 애호가라면 올해는 스노카이팅에 도전해보길. 스키·스노보드를 타고 연의 동력을 이용해 달리는 스포츠로 패러글라이딩과 서핑 요소를 결합한 스포츠다. 진짜 하늘을 날기 때문에 스키·스노보드보다 더 큰 스릴을 선사한다. 바람에 몸을 맡기면 연은 시속 약 10~50km까지 달릴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라산·덕유산·대관령 등에서 즐길 수 있다. 단, 바람이 많이 불거나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타면 안 된다.
눈썰매
누가 눈썰매를 아이의 전유물이라고 했는가. 눈썰매는 어른도 즐길 수 있는 국민 겨울 스포츠다. 딱딱하게 굳어 있는 어른도 썰매를 타는 동안 연신 함박웃음을 자아낸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특별한 장비나 기술이 필요하지 않아 진입장벽도 낮다. 눈썰매장을 전국 어디서나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다만 어린이와 같이 이용하는 곳이라면 충돌하지 않게 안전에 더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신나게 즐겼다면 콧물 닦으며 뜨끈한 어묵국물로 몸을 녹여주는 건 필수.
바깥은 위험해…
따뜻한 곳에서 즐기는 ‘실내파’
▶ 대구 수성구 한 실내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뉴시스
롤러스케이트
화려한 조명과 신나는 음악이 흐르는 실내, 매끈한 바닥에서 유유자적 바퀴를 굴리면 자신도 모르게 엔도르핀이 돈다. 추억의 놀 거리이자 스포츠인 롤러스케이트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세대를 초월해 즐길 수 있으며 추억 쌓기에도 이만한 게 없다. 한때 자취를 감추는 듯하더니 이제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부활했다. 아이스링크장보다 롤러스케이트장이 더 많을 정도다. 운동 효과도 제법이다. 다리 근력을 강화하고 근력·균형 감각 키우는 데도 좋다. 10~20분만 타도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다. 저렴한 가격도 장점. 성인 기준 두 시간에 1만 원 내외면 이용 가능하다. 장비가 없어도 대여가 가능하며 헬멧과 보호대도 함께 제공한다.
인공 암벽등반(클라이밍)
암벽등반(클라이밍)은 홀드를 이용해 경사진 인공암벽을 오르는 게 기본이다. 정해진 시간에 목표 지점에 오르는 ‘리드’, 약 95도 경사진 벽을 빠르게 오르는 ‘스피드’, 등반 기구 없이 맨몸으로 목표 지점을 터치하는 ‘볼더링’ 등으로 구분된다. 어떤 홀드를 잡으며 올라갈지 전략을 짜고 올라야 하는 몸과 마음을 다 사용하는 스포츠다. 단순히 팔다리만 사용한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전신을 사용해 몸의 균형을 이루는 게 중요하다. 시각적으로 다소 정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시간당 약 600칼로리가 소모, 달리기보다 격한 운동이다. 단단히 각오하고 임하길 권한다. 목표 지점에 도달했을 때의 쾌감은 다음 날 초보자에게 생기는 근육통을 감수할 수 있을 만큼 크다.
▶ 트램폴린으로 운동하는 사람들 ⓒ뉴시스
트램펄린
일명 ‘방방’. ‘이것도 운동이야?’라고 물을 수 있지만 왕년에 좀 뛰어봤다면 다 안다. 얼마나 격한 운동인지. 이래봬도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정식으로 채택돼 2020 도쿄올림픽에도 경기가 열린다. 어려서는 아무것도 모른 채 뛰었겠지만 체조 선수처럼 묘기를 선보이게 된다. 두 다리를 앞으로 쭉 뻗어 손가락과 발가락이 닿는 ‘파이크’, 두 다리를 직각으로 굽혀 상체를 다리에 붙이는 ‘턱’, 공중에서 양팔과 양다리를 좌우로 찢어 맞잡는 ‘스트래들’까지. 트램펄린 위에 오르면 누구나 서커스 묘기를 펼친다. 공중에서 회전하는 동작은 덤이다. 최근에는 홈트레이닝 기구로 점핑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VR 스포츠
VR라고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 스포츠와 가상현실이 만나면 실제와 유사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으며 산속에서 자전거 타는 느낌이 들 것이다. 한여름처럼 수상스키를 타며 물위를 가로지르는 기분을 만끽할 수도 있다. 그래도 겨울인데 동계스포츠를 경험하고 싶다면? 평창동계올림픽의 스포츠 스타처럼 봅슬레이, 스키점프 등 설원과 빙상 위 주인공이 되어보는 것도 재미다. VR HDM(안경 기기)을 착용하고 점프대에서 날아오르면 영화 ‘국가대표’의 주인공처럼 짜릿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겨울철 운동 시 유의해야 할 점!
철저한 준비 운동
추울수록 준비 운동은 오래 하는 편이 좋다. 겨울은 근육과 혈관이 움츠러들어 있어 부상을 당하기 쉽다. 야외 활동을 계획한다면 우선 집 안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밖에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운동 전후 10~20분의 스트레칭만으로도 다칠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운동복은 얇게 여러 겹으로
두꺼운 옷을 입으면 활동에 불편함을 준다. 그럼에도 체온 손실이 일어나지 않도록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게 좋다. 특히 땀이 잘 흡수되고 통풍이 잘 되는 옷을 입은 후, 제일 겉에 방풍복을 입는 것이 효과적이다. 운동이 끝난 후 땀이 갑자기 식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적절한 운동으로 건강하게
겨울에는 약한 강도로 오래 운동하는 게 좋다. 욕심을 줄여 평소 운동 강도보다 60~70% 정도만 하길 권한다. 겨울은 다른 계절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 평소 같은 운동량을 유지하면 몸에 무리가 따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