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유물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섭씨 30도를 넘나드는 초여름 더위에 잠시나마 오싹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컬트 뮤지컬이 관객을 기다린다. 오합지졸 아이들과 바이올리니스트의 감동 어린 연주를 그린 영화,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공간에 대해 소개한 책 등 이번 주도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B급 코믹 호러
뮤지컬|2018 이블데드
개봉 당시 ‘저예산 B급 공포 영화’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동명 영화를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2003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초연됐다. 뮤지컬로 만들어지면서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컬트 요소가 포함됐다. 숲속 오두막으로 여행을 떠난 젊은 대학생들이 좀비와 대결하는 과정에서 영화의 공포를 과장해 웃음을 자아내고 객석까지 피가 쏟아지게 하는 등 기존 뮤지컬에서 볼 수 없었던 과감한 시도로 주목받았다. 이번 공연은 최근 유행하는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사운드를 가미해 관객이 배우와 함께 흥겹게 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기간 6월 12일~8월 26일까지
장소 유니플렉스 1관
문의 1666-8662
유목민족 역사와 문화 들여다보기
전시|칸의 제국 몽골
우리나라와 몽골이 공동 학술조사를 한 지 20주년을 기념해 몽골의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몽골 국가지정문화재 16건을 포함해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총 536점의 몽골 유물이 소개된다. 이번 전시는 크게 다섯 가지 섹션으로 구성됐다. 먼저 프롤로그인 ‘몽골의 환경과 역사’에서는 몽골인이 살아온 근거지인 다싱안링(大興安嶺)산맥에서 알타이산맥, 남북으로는 바이칼호수에서 만리장성 사이의 땅을 소개한다. 제1부 ‘제국의 여명’에서는 구석기부터 청동기시대까지 그 당시 인류가 사용한 토기나 잘 가공된 세석기, 무덤에서 출토된 청동기나 바위그림 등을 볼 수 있다. 제2부 ‘고대 유목 제국’에서는 3세기 무렵 몽골 지역에서 활약한 흉노족과 선비족, 6세기 후반부터 9세기 말 몽골을 지배한 돌궐족, 위구르족 등 거란이 등장하기 전인 10세기까지 몽골을 누볐던 부족들을 소개한다. 제3부 ‘칭기즈칸의 몽골제국과 그의 후예들’에서는 13~14세기 태평양 연안에서 동유럽, 시베리아, 남아시아에 이르는 몽골제국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우리 역사와 유목 국가’에서는 고조선, 고구려, 고려 등 우리 역사에 몽골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전시돼 있다.
기간 7월 17일까지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문의 02-2077-9000
세상을 향해 기적을 연주하다
영화|라 멜로디
아이들을 통해 세상을 배우는 선생님과 오합지졸의 아이들이 연주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삶에 무뎌져 연주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바이올리니스트 ‘시몽(카드 므라드)’은 무대를 떠나 작은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로 한다. 30초도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파리 교향악단 공연에서 ‘세헤라자데’를 연주해야 한다. 시몽은 연주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제어하지 못해 공연을 포기하려고 한다. 어느 날 몰래 수업을 엿보던 학생 ‘아놀드(알프레드 래널리)’가 악기 연주에 탁월한 재능이 있음을 안 시몽은 그간 느끼지 못했던 새 희망을 품고 천방지축 아이들과 함께 성공적인 공연을 향해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간다.
개봉일 6월 14일
우리에게 미제 사건이란 없다
영화|탐정 : 리턴즈
역대급 미제 사건을 해결한 추리 콤비, 셜록 덕후 만화방 주인 ‘강대만(권상우)’과 광역수사대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가 드디어 대한민국 최초 탐정사무소를 개업한다. 추리 콤비에게는 새로운 파트너가 생긴다. 전직 사이버수사대 에이스 ‘여치(이광수)’까지 영입하면서 본격적으로 탐정 일을 시작한다. 하지만 현실은 상상하던 것과는 다르다. 사건 대신 파리만 날리고 결국 생활비까지 바닥나자 세 사람은 결국 경찰서까지 찾아가 몰래 영업한다. 기다림 끝에 찾아온 의뢰인은 성공 보수를 무려 5000만 원을 제시한다. 자신만만하게 사건을 받아 든 세 사람은 파헤칠수록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심스러운 증거들로 혼란에 빠진다.
개봉일 6월 13일
나를 부르는 다정하지만 의뭉스러운 목소리
책|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김 박사는 누구인가?>를 쓴 이기호 작가의 신작이다. 저자는 블랙유머를 탁월하게 구사하는 이야기꾼이다. 지난 5년간 문예지에 발표한 단편소설과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인 ‘한정희와 나’ 등 7편을 묶어 책으로 냈다. 각 에피소드에는 기억에서 쉽게 잊힐 법한 평범하고 흔한 이름을 가진 이들이 등장한다. 강민호, 최미진, 나정만, 박창수 등 들으면 누군가가 떠오를 만큼 평범한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작가는 특유의 유머를 걷어내고 우리가 왜 유머를 잃고 사는지, 왜 고통을 당하고도 수치를 느끼며 사는지를 묻는다.
저자 이기호(문학동네)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의 기준을 바꾸다
책|어디서 살 것인가
전작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도시와 공간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제시한 건축가 유현준이 우리가 매일같이 할 법한 고민을 담아 책을 냈다. 저자는 ‘어디서’,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나갈 도시를 말한다. ‘어디서’는 ‘어떤 공간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가’라는 자문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저자는 어떤 브랜드의 아파트냐가 아닌, 어떤 공간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도시는 살기 좋은 곳이어야 한다. 때문에 저자는 우리 스스로가 도시를 서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며 서로의 색깔을 나눌 수 있는 곳, 우리가 원하는 삶의 방향에 부합하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저자 유현준(을유문화사)
장가현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