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들어 처음으로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가 영상 중계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으로 시작된 일이다. 1년여 전 회의에서 “이제 받아쓰기는 필요 없다. 논의에만 집중해주시기 바란다”고 한 말이 계기가 됐다. 문 대통령은 6월 11일 “반대 의견을 낼 경우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의 반발을 살 수 있어 딜레마다”라면서도 “투명하게 다 보여주면서 회의를 하자”고 발언했다. 이에 따라 6월 18일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는 청와대 전 직원에게 실시간 중계됐다. 전 직원이 국정 철학, 논의 내용 등을 폭넓게 공유하자는 취지에서다.
▶ 문재인 대통령이 6월 18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청와대 전 직원에게 생중계됐다. ⓒ청와대
이날 회의는 6·1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으로 국민을 나누는 지역주의 정치, 색깔론으로 국민을 편 가르는 분열 정치가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정치에 참여한 가장 주요한 이유 중 하나,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를 이룬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주의 정치구조, 색깔론에 의존하는 분열 정치에서 벗어나야 우리 정치가 진정으로 발전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아주 높은 투표 참여와 성숙한 주권자 의식으로 새로운 정치를 마련해주신 국민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지가 높으면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뜻”이라며 청와대 전 직원을 향해 특별한 당부를 전했다. 우선 ‘유능함’을 강조했다. 청와대는 대한민국의 국정을 이끄는 중추, 두뇌로 청와대 직원은 반드시 유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강조한 사항은 ‘도덕성’이었다. 문 대통령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우리 국정을 제대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힘은 국민의 지지밖에 없다”며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높은 도덕성”이라고 했다. 마지막은 ‘태도’였다. 국민을 대하는 태도, 다른 사람과 말을 하고 듣는 태도, 사용하는 언어, 표현 방법 등이 형식이 아닌 본질이란 점을 유념하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을 모시는 공직자라면 정말로 국민을 받드는 그리고 겸손한 태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며 국민의 기대 충족을 역설했다.
철도·가스·전기, 유라시아 공동번영 촉진
이날 조국 민정수석 비서관은 ‘문재인정부 2기 국정운영 및 대응방안’에 대해 보고했다. 과거 정부의 오류를 되풀이하지 않고 국민들의 지지하에 국정을 성공시킬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특히 새로 구성될 지방정부의 부정부패 현상을 경계했다. 2기 정부의 대응 기조로는 ▲겸허한 정부 ▲민생에서 성과 내는 정부 ▲혁신하는 정부 등을 꼽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6월 21일부터 24일까지 2박 4일간 러시아를 국빈 방문했다. 이번 러시아 국빈 방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졌으며, 우리 대통령으로는 1999년 이후 19년 만이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은 이번이 세 번째로 그동안 두 차례의 다자정상회의, 세 차례의 전화통화를 가진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국빈만찬을 갖고 메드베데프 총리와 면담했다. 양국 정상은 한·러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으로 안보 환경이 변하는 가운데 한국과 러시아가 동북아 평화와 번영, 양국의 실질적 협력 증진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약속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6월 21일 러시아 하원을 방문해 우리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연설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미래성장동력 확충·극동개발협력·교류기반 강화 등 협력방안을 제시하며 “남·북·러의 지혜가 모인다면 유라시아 시
대 꿈이 대륙 크기만큼 크게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연합
이어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러시아 하원에서 연설하고 ‘한·러 우호 친선의 밤’, ‘한·러 비즈니스 포럼’ 개최를 통해 격려하는 자리를 가졌다. 6월 23일에는 로스토프나도누로 이동해 러시아월드컵 한국과 멕시코의 조별예선 F조 경기를 관람하며 우리 대표팀을 뜨겁게 응원했다.
한편 출국 전인 6월 20일 문 대통령은 러시아 언론과 합동 인터뷰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의 신동방정책과 우리나라의 신북방정책의 공통점이 많다”며 양국이 중요한 협력 파트너임을 강조하고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본격적인 남북경제협력 시대가 열릴 텐데, 그때의 협력은 러시아가 함께하는 남·북·러 3각 협력이 돼야 한다”고 했다. 대표적인 남·북·러 협력으로 철도, 가스, 전기 3개 분야를 들며 “앞으로 유라시아대륙의 공동번영을 촉진하는 길이 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이어 “나인브릿지(9-bridges)의 구체적 액션플랜을 빨리 만들어 실천해나갈 것”이라며 다양한 분야에서 한·러 경제협력을 기대했다. 한국과 러시아의 2017년 양국 교역액은 약 190억 달러로 전년 대비 40% 증가한 바 있다.
OECD, 한국 3% 지속성장세 전망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6월 20일 ‘한국경제보고서’를 발표했다. OECD는 2년 주기로 회원국의 경제 동향·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정책 권고사항을 제시한다. OECD는 건전한 재정·통화 정책, 높은 수준의 인적·물적 자본 투자, 대외지향적 정책 등을 짧은 시간에 한국을 세계 주요 경제국으로 발돋움시킨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했다. 최근 저성장을 이어갔던 한국 경제가 세계 교역량 확대와 반도체 수요 증가, 추경예산 등에 힘입어 2017년 3.1% 성장했고 2018년 3.0%, 2019년 3.0%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을 덧붙였다.
OECD는 거시경제정책 측면에서는 고령화 등에 대응하는 재정지출 확대가 요구되며, 정책금리 인상을 통해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라고 권고했다. 또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세계 9위 규모로 외부충격 대응능력은 우수하다고 유지를 권했으며, 최저임금 인상 영향은 불확실하나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기업집단 개혁 측면에서는 과도한 경제력의 집중으로 다양한 문제점이 발생하므로 수입·외국인 투자 규제를 완화하고 상품시장 규제를 자유화해 경쟁을 촉진하라고 했다. 중소기업 역동성 강화를 위해서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과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고, 중소기업 기술금융 대출 강화와 지원제도 효율화를 촉구했다.
선수현│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