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인 스타일로 현대 초상 회화의 거장으로 우뚝 선 알렉스 카츠의 작품이 우리나라에 소개된다. 치매에 걸린 아내로 인해 점점 변해가는 가정의 모습을 그린 연극, 암 투병 중인 아내를 위해 차근차근 모은 레시피에 떠나는 가족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담담하게 녹여낸 에세이집, ‘아들바보’ 프로 살림러 귀보의 일상에 일어난 유쾌한 사건을 그린 영화 등 이번 주도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기억과 시간을 잃어버린 자리에 사랑이 들어왔다
연극|사랑해요, 당신
퇴임 전 교사로 일했던 한상우는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생활한다. 아내와 자식들에게 마음과 달리 항상 퉁명스러운 전형적인 70대 아버지다. 그런 한상우와 45년간 함께해온 아내 주윤애는 직장과 집만 오가고 감정 표현에 인색한 남편, 미국에 사는 자식들과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항상 외롭다. 남편에게 여행을 가고 싶다고 말하지만 진지하게 귀 기울일 줄 모르는 남편이 처음 만났을 때와는 많이 변한 것 같아 야속하기만 하다. 어느 날 주윤애가 치매 증상을 보이면서 가족은 큰 시련과 마주한다. 늘 옆에 당연히 있었던 아내가 곁에 없을 거라는 사실에 한상우는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다.
기간 6월 3일까지
장소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
문의 1566-5588

아시아 최대 규모로 만나는 현대 초상 회화 거장의 작품 세계
전시|모델&댄서 : 아름다운 그대에게
도시의 일상적 인물과 삶을 아름답게 표현한 현대 초상 회화의 거장 알렉스 카츠(Alex Katz)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1960년대 초창기 작품부터 올해 완성한 최신작까지 초상화, 풍경화, 설치작품 등 총 70여 점이 소개된다. 1960년대 뉴욕은 색면 추상, 올오버 페인팅, 팝아트 등이 주류를 이뤘다. 카츠는 특정 미술 사조에 편승하지 않고 색면과 인물을 결합한 자신만의 독창적인 초상화 스타일을 구축해 주목받았다. 전시는 ‘모델과 댄서’가 주제다. 카츠는 아름다운 동작을 만들어내는 무용수를 보고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 이 전시는 모델과 댄서를 보고 느낀 아름다움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이 주로 소개된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눈여겨볼 작품은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CK(캘빈 클라인) 시리즈와 코카콜라 걸 시리즈다. 카츠가 택시에서 우연히 캘빈 클라인 광고를 보고 난 뒤 흰색과 검은색의 단순한 색 조합을 이용한 캘빈 클라인 시리즈가 탄생했다. 코카콜라 걸 시리즈는 빨간 화면에 금발 여성이 코카콜라를 마시는 광고에서 영감을 얻었다. 부인 ‘아다’를 그린 작품도 공개된다. 1958년 이후 아다가 시간에 따라 새로운 이미지를 형성해가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기간 7월 23일까지 장소 롯데뮤지엄 문의 1544-7744

아들바보 프로 살림러의 유쾌한 일상
영화|레슬러
‘귀보(유해진 분)’는 과거 레슬링 국가대표로 활약했지만 현재 특기는 살림, 취미는 아들 자랑, 남은 것은 주부 습진뿐인 ‘프로 살림러’다. 귀보의 유일한 꿈은 촉망받는 레슬러 아들 ‘성웅(김민재 분)’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것이다. 오늘도 아들에게 따뜻한 아침밥을 챙겨주고 레슬링 체육관에서 아줌마들에게 신나게 에어로빅을 가르치던 귀보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훈련에 나가지 않겠다는 성웅의 충격 고백을 듣게 된다. 갑작스런 아들의 반항에 당황한 귀보. 설상가상으로 윗집 이웃이자 성웅의 소꿉친구 ‘가영(이성경 분)’은 귀보를 좋아한다며 엉뚱한 고백을 쏟아낸다. 평화롭던 일상이 순식간에 뒤섞이며 귀보는 혼란에 빠진다.
개봉일 5월 9일

사랑하고 싶은 당신을 위해 나타난 러브픽션
영화|루비 스팍스
‘캘빈(폴 다노 분)’은 크게 히트 친 소설을 낸 천재 작가다. 하지만 유명세에 대한 압박으로 제대로 된 작품을 내지 못하는 남모를 고통을 안고 있다. 심리치료사는 캘빈에게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말고 자신이 쓰고 싶은 소설을 쓰길 권한다. 캘빈은 자신이 원하는 이상형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한다. 태어난 곳, 자란 곳, 성격, 취향까지 모두 다. 이상형의 이름은 ‘루비 스팍스(조 카잔 분)’. 루비를 주인공으로 로맨틱한 소설을 쓰며 상상 연애 중인 캘빈 앞에 그의 완벽한 이상형인 루비가 소설을 찢고 눈앞에 나타났다. 루비와 현실 연애를 시작하는 캘빈은 사랑에 빠질수록 점점 혼란스러워진다.
개봉일 5월 10일

떠나는 아내의 밥상을 차리는 남편의 부엌 일기
책|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암 투병 중인 아내가 부엌일을 제대로 해본 적 없는 남편에게 요리를 해달라고 한다. 어떤 음식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고, 남편이 마음을 다해 만든 음식만 겨우 입에 댈 뿐이다. 남편은 요리라고는 라면을 끓여본 것이 거의 전부였던 사람이다. 조리대 앞에 설 때마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이미 해본 요리도 다시 하려면 헷갈리고, 미리 준비해야 할 것들을 빠뜨리기 일쑤다. 모든 것을 글로 배운 사람답게 메모로 요리법을 적기 시작해 요리책 같으면서도 요리책이 아닌 문학 에세이가 됐다. 책에 등장하는 메뉴 자체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 집에서 늘 먹는 밥과 반찬이지만 만들고 먹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작고 소소한 드라마는 늘 특별하다.
저자 강창래(루페)

가슴에 곰을 품은 사람들이 말하는 희망 이야기
책|베어타운
<오베라는 남자>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감동소설의 대가 프레드릭 배크만이 새로운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왔다. 소설 배경이 되는 베어타운은 일자리도, 미래도 없이 막다른 곳에 내몰린 소도시다. 온 마을이 아이스하키에 매달리는 이곳은 과거의 영광도 하키로 이루었고, 몰락도 하키에서 비롯됐다. 그들에게 찾아온 마을을 되살릴 단 한 번의 기회는 극적으로 전국대회 준결승에 진출한 청소년 아이스하키 팀의 우승이다. 마을 사람들은 그 묵직한 꿈을 몇몇 청소년의 어깨에 싣는다. 하지만 마을을 뒤흔들 만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마을 사람들은 큰 꿈을 품은 대가를 가슴 아프게 치르게 된다.
저자 프레드릭 배크만(다산책방)
장가현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