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높이고, 일자리 늘리고

2018.05.25 최신호 보기

우리나라 근로자의 1인당 연평균 근로시간은 2069시간(2016년 기준)이다.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길고 OECD 평균인 1764시간보다 305시간 많다. 지난해 발표된 시간당 노동생산성 통계를 보면 한국은 22개국 중 17위다. 근로시간이 긴 노동환경이 노동생산성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현재 주 52시간 넘게 일하는 장시간 근로자는 103만 명에 달한다. 근로시간이 단축될 경우 이들의 주 평균 근로시간이 최소 6.9시간 줄고, 14만~18만 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뿐 아니다. 주 52시간 노동이 안착되면 산업재해가 줄고 노동생산성은 높아진다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연구 결과도 있다. 이에 따르면 근로시간이 1% 감소할 때마다 산업재해율이 3.7% 감소했고, 노동생산성은 주당 근로시간 1% 감소 시 0.79% 증가했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을 지난 3월 20일 공포했다. 7월 1일부터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하는 정책이 시행된다. 지난 5월 17일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대책을 발표했다.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을 확대 개편한 것으로 근로시간 단축에 참여하는 근로자와 기업에 지원하는 재정을 확대하는 ‘근로시간 단축 현장안착 지원대책’이다. 이에 따르면 300인 미만 사업장에는 신규 채용 시 지원되던 인건비가 1인당 8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300인 이상 사업장은 60만 원으로 인상된다. 지원기간도 3년으로 늘어났다. 중소기업에서 느끼는 근로시간 단축 부담과 정책이 안착되는 기간을 줄이고자 함이다. 무엇보다 근로시간 단축이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는 게 목표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5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근로시간 단축 현장안착 지원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5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근로시간 단축 현장안착 지원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먼저 단축하면 혜택 주고, 단축 방안도 컨설팅해줘

근로시간을 선제적으로 단축한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나 정부기관이 필요한 물자를 구입하는 공공조달 시 가점을 부여하고, 정책자금도 우선 지원한다. 또 ‘일자리 함께하기 설비투자사업’ 대상에도 우선 선정된다. 이 사업은 설비투자비를 최대 50억 원까지 융자하는 제도다. 제조업 공정혁신에 드는 자금도 우선적으로 지원한다. 50인 미만 사업장은 산업재해보험료율을 10% 인하해준다. 근로시간 조기단축 기업은 외국인 근로자가 신규 배정될 때도 우선순위가 된다.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 등의 선정 시에도 우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장 핵심기술 체계화 사업이나 공정·품질 기술개발사업 참여기업 선정 시에도 근로시간 단축 중소기업을 우대 지원하는 혜택이 주어진다. 근로시간이 줄어든 만큼 기업의 생산시스템 효율을 높이기 위한 스마트공장 설비 구축, 전문 연구·기술인력 양성도 적극 지원한다. 근로시간 단축 등 근무혁신을 실천하는 기업에 행정적·재정적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제도도 지원의 일환이다. 

올해 7월부터는 특례업종 26개 중 21개가 제외된다. 정부는 노선버스업, 건설업, 사회복지서비스업, 소프트웨어업, 콘텐츠방송, 하수처리업 등 특례 제외 업종을 중심으로 업종별 표준모델을 개발해 보급하는 데도 힘을 쏟기로 했다. 특례 제외된 업종의  경우 오는 2021년 7월부터 주 52시간을 적용받을 예정이라 남은 3년 동안 탄력적 근로시간제 활용, 컨설팅을 통한 일터 혁신 등을 통해 근로시간 단축에 대응하도록 돕는다. 현재도 2주 또는 3개월 단위의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계속 활용할 수 있고, 2주 단위로 시행할 경우 주당 평균 근로시간을 유지하면서 1주 최대 76시간까지 일할 수 있어 집중근로가 필요한 사업장도 현행 제도를 활용 가능하다. 피치 못하게 장시간 노동을 하는 기업에 대한 컨설팅 지원 규모도 기존 200개소에서 700개소로 확대한다.

‘내일배움카드’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확보된 시간을 역량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근로자가 필요한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현재는 300인 미만 기업의 근로자에게만 발급되지만  300인 이상 기업을 다니는 저소득 근로자에 대해서도 발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력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운수·IT 등 업종에 대한 직업훈련도 확대된다. 근로시간을 단축한 사업장의 구인 수요는 별도로 중점 관리해 일자리 매칭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 2017년 기준 10인 이상 사업장 중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한 곳은 3.4%, 재량근로제는 4.1%에 지나지 않았다. 집중근로가 필요한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재량 근로시간제 등 도입 절차 활용 사례를 담은 유연근로시간 제도 활용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다.

“줄어든 근로시간만큼 청년일자리 창출”

탄력적 근로시간제에 대한 산업현장의 요구를 고려해 하반기에는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특히 특례에서 제외된 업종에 대해서는 소관부처를 중심으로 업종별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면서 업종별 수요를 따라 공사 계약금액 조정, 인력 배치 가이드라인 마련, 맞춤형 컨설팅 제공 등의 조치를 해나갈 예정이다. 예를 들어 노선버스업의 경우 노·사·정 협의 등을 통해 현재의 운송서비스 수준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국 47개 지방노동관서에 근로시간 단축 종합점검추진단을 설치해 사업장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지원 대책 안내, 컨설팅 지원 등 현장 지원관리도 종합적으로 진행한다. 주요 관계부처들과 범정부 추진체계를 구축해 근로시간 단축이 현장에 안착될 때까지 관리할 예정이다. 업종별로는 소관부처에서 지원단을 구성해 현장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2004년 주5일제가 도입될 때도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으나 산업현장에 잘 안착시킨 경험이 있다”면서 “장시간 노동 관행 개선은 현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인 우리 아들딸들의 건강하고 휴식 있는 삶을 보장하고, 대한민국의 경제 체질을 바꾸며, 줄어든 근로시간은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 주요내용

① 노동시간을 주 52시간으로 기업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감축
●300인 이상 : 2018년 7월 1일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21개 업종은 2019년 7월 1일부터 시행)
●50~300인 미만 : 2020년 1월 1일
●5~50인 미만 : 2021년 7월 1일
② 30인 미만 사업장은 노사 서면합의 시 특별연장근로(8시간) 한시적 인정
(2021년 7월 1일 ~ 2022년 12월 31일)
③ 휴일근로 할증률 명확화 (공포 즉시 시행)
8시간 이내 50%, 8시간 초과 100%
④ 특례업종(26→5개) 대폭 축소(2018년 7월 1일 시행), 존치 5개 업종은 11시간 연속 휴식시간 보장 (2018년 9월 1일 시행)

특례존치 5개 업종
①육상운송업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노선여객자동차 운송사업 제외), ②수상운송업, ③항공운송업, ④기타 운송관련 서비스업, ⑤보건업

⑤ 명절, 국경일 등 관공서의 공휴일을 민간 기업의 유급휴일로 의무화(기업규모별 단계적 시행)
●300인 이상 : 2020년 1월 1일         ●30~300인 미만 : 2021년 1월 1일
●5~30인 미만 : 2022년 1월 1일
⑥ 연소자의 1주 노동시간을 40시간에서 35시간으로 단축하고, 연장노동시간은 1주 6시간에서 5시간으로 제한 (시행 : 2018년 7월 1일)
⑦ 부대의견 및 부칙 : 5개 특례존치업종, 공휴일의 민간 적용, 탄력적 근로시간제에 대한 실태조사 및 개선·지원방안 마련

자료:고용노동부


유슬기│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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