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행복할 기회, 좋은 사람이 될 기회

2018.04.16 위클리 공감 최신호 보기

‘기회’라는 단어에는 묘한 공격성이 묻어 있다. 일확천금이나 출세를 노리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기회라는 단어에는 경쟁이나 권모술수 같은 어두운 뉘앙스가 달라붙었다. 하지만 기회를 엿보는 마음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진실한 인생을 살 수 있는 기회, 잘못을 고백할 기회, 실수를 바로잡을 기회 등 인생에서는 세속적 성공보다 훨씬 소중한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행복한 인생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진정한 기회는 무엇일까.

첫째, 내가 원하는 꿈을 추구할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기회를 여러 번 놓치고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다. 그때 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지 않았냐고 물어보면, 사람들은 이렇게 대답한다. “먹고사느라고 그랬어”, “목구멍이 포도청이니까”, “난 항상 운이 없었지”라고. 현실의 벽에 부딪혀 기회를 붙잡지 못한 사람들은 때로는 안타까운 목소리로, 때로는 억울한 눈빛으로 말한다. 기회를 포착하고, 기회의 의미를 이해하고, 오지 않는 기회마저 스스로 만들어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적극적인 삶의 의지를 실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떤 기회도 포착할 수 없는 암울한 시간 속에서도 우리는 기회를 준비해야 한다. 누군가의 손으로 이미 잘 만들어진 기회가 닥쳐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일’을 지금부터 조금씩 짬을 내어 준비하면서 외부의 기회와 내면의 의지가 맞아떨어질 때를 기다리는 것. 소극적이고 맹목적인 기다림을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기다림으로 바꾸려는 의지가 있을 때 내 인생의 운전자는 ‘뜻밖의 행운’이 아니라 ‘나 자신’이 될 수 있다.

둘째, 진짜 마음을 표현할 기회다. “현대인은 점점 연기자가 되어간다”는 철학자 칸트의 말처럼, 우리는 점점 빠르고 삭막하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속마음을 표현할 기회를 좀처럼 얻지 못한다. 그런데 감정이란 복잡하고 미묘한 것이어서 표현하지 않는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프로이트의 말처럼, 억압된 것은 반드시 귀환한다. 억압된 감정, 짓누른 마음, 아닌 척하는 연기력은 언젠가는 되돌아와 뒤통수를 친다.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면서도 예의 바르게, 때로는 솔직하면서도 화통하게 표현할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정신 건강을 지키고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조화롭게 유지할 수 있는 길이다.

셋째,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을 기회다. 이것은 정말 인생의 기회 중에서 우리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기회다. 속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하고, 인생의 멋진 기회를 잡고 싶어 하는 것은 본능에 속하는 것이지만,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는 것은 일단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일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찾는 일을 통해 행복해질 수는 있지만,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을 기회’를 놓쳐버린다면 ‘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다. 행복한 사람이 되기보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훨씬 어려운 일이다. 행복해질 기회를 찾는 것은 본능이지만 좋은 사람이 될 기회를 찾는 것은 더 높고 더 깊은 자신과의 만남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행복할 기회’를 찾음으로써 나 자신을 위하고, ‘좋은 사람이 될 기회’를 찾음으로써 우리 모두를 위하는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정여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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