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 필수직업군 심리상담사가 뜬다

이근하 위클리 공감 기자 2018.12.30 최신호 보기

‘심리상담사가 투입된다.’ 사건·사고가 발생한 뒤 따르는 주요 후속 조치 중 하나다. 눈에 보이는 외상은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얼마나 치유됐는지, 상처가 남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반면 정신·심리적 상처는 그 상태를 단언할 수 없어서다. 심리상담사의 필요성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약품 혹은 기계가 감히 이르지 못하는 영역은 심리상담사의 몫이다.

한 이재민이 재난심리지원단 관계자로부터 심리상담을 받고 있다.

▶ 한 이재민이 재난심리지원단 관계자로부터 심리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심리상담사는 갈등과 문제에 따른 고통을 겪는 여러 대상에게 상담을 기반으로 진단하고, 심리학적으로 접근해 건강한 일상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담전문가를 가리킨다. 이를테면 학교에서는 게임중독 등을 겪는 학생과 상담하고, 기업에선 업무 스트레스를 관리하며, 특화 심리상담센터에선 부모·자녀 간 불화나 부부갈등 등의 해결책을 찾는 게 주된 역할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인공지능(AI)이 많은 일자리를 대신하고 있다지만 심리상담사의 역할은 대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심리상담사가 현대사회의 중요한 직업군으로 부상하는, 전문 심리상담사 교육과정이 생기는 이유다.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 상담심리·사회복지학과 이지윤 교수는 “인간은 사회적 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그러한 관계가 연관된 상담 분야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감동노동치유사 수업에서 ‘걱정인형’을 만들고 있는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 학생들

▶ 감동노동치유사 수업에서 ‘걱정인형’을 만들고 있는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 학생들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 상담심리학과는 사람의 행동과 심리를 이해하고 탐색하는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보통 상담심리학은 대학 교양과목으로 편성되거나 심리학, 상담학으로 구분되는데, 서울현대직업전문학교 상담심리학은 전공과목으로 기초단계부터 응용단계까지 다양한 수업으로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는 상담학개론과 심리학개론을 비롯해 미술치료, 심리검사법 등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과정, 감정노동치유사·진로상담사·학교폭력상담사·가족상담사 등 자격증 취득이 가능한 과정이 포함됐다.

“향후 학생들은 공공기관 상담사, 시설 상담센터에 취업할 수 있어요. 최근에는 사기업에서 상담사를 채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기업 내부 상담실에 취업하기도 합니다. 아동병원, 치매병원과 같은 의료기관에서 일할 수도 있고요. 그렇지만 심리상담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인 만큼 다수 학생들이 깊이 있는 학습을 위해 대학원에 진학합니다.”

상담심리학을 학습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사람과 그 심리를 다루는 일이다 보니 실제형 성향의 학생인 경우 실체가 없는 것을 다루는 데 중압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이 교수는 “없는 것을 밝히는 상황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례가 있다”며 “이 또한 상담사들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증명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심리상담사 일자리 전망 밝아

얼핏 심리학과 상담심리학을 동일한 분야로 판단할 수 있지만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공통적으로 ‘사람’을 알아가는 실존적 학문이되 심리학은 인간의 행동에 대한 현상과 행동을 이해하고, 상담심리학은 더 다각적으로 행동을 탐색하고 의사소통하도록 돕는 학문이라는 게 이지윤 교수의 설명이다. 

“물질적인 것에 가치를 두던 시대 분위기가 정신적인 가치를 다시 판단하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고 봐요. 그런 점에서 자신과 타인을 알아가는 상담심리학 관련 직업은 더 중요해질 거예요. 특히 오늘날 사회는 성취만을 강요하던 시대에서 행복의 가치를 이해하고 소중히 여기기 시작했잖아요. 이 변화 속에서 심리상담사는 사람이 보다 행복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담 대상자의 고민과 상처를 덜어내는 방법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이 교수는 “사람마다 성향과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상담 과정은 반드시 이래야 한다’고 일반화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직업으로서 심리상담사의 전망은 밝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17 한국 직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향후 10년간 심리상담사의 고용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회의 경쟁적 분위기, 빈부 격차, 개인주의 심화 등으로 인해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어 이를 다룰 수 있는 전문가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리상담사가 더 나은 근로조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사회적 인식은 충분하지 못하다. 이지윤 교수는 “상담 대상자를 바라보는 인식 가운데 ‘문제가 있거나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그것이 상담을 진행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한다. 인식 변화를 촉구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가 빨리 형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교수는 심리상담사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 조언했다.

“상담을 하려면 끊임없이 경험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책도 많이 읽어야 하고 사람에게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해요. 무엇보다 자신에 대해 깊게 생각해야 하고요. 상담사가 되고 싶은 청년이라면 다른 사람, 그 사람의 상황에 대해 계속 관찰하고 탐색할 것을 당부합니다.”

심리상담사 이모저모

Q 학생 때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은가?
A 또래상담 동아리 활동이나 책, 영화 같은 매체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등의 활동이 심리상담사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Q 대학원을 꼭 졸업해야 하나?
A 전문적으로 상담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심리학, 교육학, 상담학 등의 전공 영역에서 석사 이상의 학력을 갖춰야 합니다. 또 상담 관련 학회에서 발행하는 2급 이상의 자격을 보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Q 급여 수준은?
A 소속된 곳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석사학위 및 상담 2급 자격증 소지자의 초봉은 연 1800만~2500만 원, 1급 혹은 전문가 자격 보유자는 2700만~4000만 원 선입니다. 프리랜서는 상담 자격 및 경력, 건수에 따라 수입이 천차만별입니다.

자료 | 교육부 진로정보망 커리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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