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원 작가와 함께 작은 여행을 떠나는 친구들 ⓒ최재원
서점에 갔다가 시선을 사로잡는 책 제목을 봤다. ‘작은 여행, 다녀오겠습니다’ 작가가 말하는 작은 여행이 무엇인지 궁금해 책을 집어 들었다. 그 전에는 생각하지 못한, 여행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적혀 있었다. 바로 ‘옆 동네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최재원 작가가 말하는 여행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여행과 결이 달랐다. 최 작가가 말하는 옆 동네로 떠나는 여행은 자격을 갖춘 사람만 떠날 수 있다.
최 작가가 말하는 여행은 사실 ‘이것이 여행인가’싶을 만큼 사소한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우리 동네가 아닌 다른 동네로 놀러가는 것도 그가 말하는 여행에 포함된다. 어째서 이런 일이 여행이 되는 것일까? 관점을 바꿔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말장난 같지만 듣고 보니 맞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모두 한번 쯤 ‘인생이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 있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관점을 바꾸면 굳이 다른 지역이나 다른 나라가 아니어도 충분이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최 작가가 작은 여행을 예찬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음반을 만드는 브랜드 매니저였다. 일 년 365일 중 360일을 일했을 정도로 쉬는 날이 없이 빡빡한 업무가 이어졌다. 열심히 했지만 즐겁지 않았다. 늘 표정이 굳어있으니 사람들이 그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무심결에 자전거를 끌고 한강으로 갔다. 양화대교에서 반포대교까지 한 삼십분 남짓한 거리를 자전거를 타고 갔다. 오랜만에 밖에 나와서 그런지 여행을 온 기분이었다. 여행 중이라는 생각이 들자 한강이 새롭게 보였다. 어두운 밤 가로등에 비친 한강이 아름다웠다. 곧게 뻗은 가로수와 한강공원 잔디밭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표정도 보였다. 잠깐 삼십분 남짓한 시간 동안 자전거로 작은 여행을 다녀왔을 뿐인데 기분이 상쾌해졌다. 최 작가는 그 이후로 자주 자전거를 타고 작은 여행을 떠났다. 작은 여행은 그가 잊고 살았던 소소한 즐거움을 일깨워주는 좋은 매개체였다. 최 작가가 작은 여행 예찬론자가 된 이유다.
“저는 작은 여행으로 좀 더 여유롭고 즐거운 에너지가 생겼어요. 그래서 그 때부터 여행이 거창한 게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살았던 것 같아요. 사람이면 누구나 멍 때리거나 ‘잉여로운’ 시간이 필요해요. 몸을 쉬게 하는 일도 하지만 내가 잊고 있었던 욕구를 깨우는 것도 잉여로운 시간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죠. 작은 여행은 일상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잉여로운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에요. 여행자의 시각으로 동네를 다니다보면 새로운 소셜에너지를 채울 수 있어요. 그러면 스트레스가 쌓여도 풀면 된다는 생각에 사람이 밝아지고 업무 효율도 올라가요. 작은 여행이 주는 선순환이랄까요?”
장가현│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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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