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시대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은 우리 일상 속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만들어냈다. 인터넷 검색과 실시간 메신저는 기본이고 비대면 계좌 개설까지 가능해지면서 생활습관을 바꿔놓았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하나 꼽자면 독서 방식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언젠가 한 번쯤은 손바닥 크기의 스마트폰 또는 그보다 큰 태블릿PC에 빽빽하게 담긴 글자를 읽고 있는 사람을 발견한 적이 있을 것이다. 한 장 한 장 종이를 넘기는 대신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하고 있는, 전자책을 읽는 사람이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전자책은 새로운 독서법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과거 문자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종이의 역할이 지대했다면 컴퓨터, 인터넷 등이 보급되면서 다량의 정보를 간편하게 휴대하고 다니면서 언제든 확인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인류의 독서법은 인류 역사와 함께 발전해왔다. 거북이 등껍질, 진흙판, 파피루스 등으로 만들어진 책은 활자 인쇄술의 발명으로 발전을 거듭했고 불과 십 수 년 동안 IT 기술의 발전은 독서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었다.
사실 전자책의 첫 등장 시기를 따지자면 1940년대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전자책 개념은 컴퓨터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에 의해 제시됐다. 그러나 기술적 한계 탓에 실제 개발까지 이어지지 못했으나 개인용 단말기가 확산되면서 전자책의 입지가 넓어졌다. 단말기 진화가 전자책 형태의 비약적인 발전에 영향을 끼쳤는데, 특히 2007년 미국 최대 온라인 서점 아마존이 전자책 전용 단말기 ‘킨들’을 내놓으면서 전자책 시장 성장의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전자책 시장은 초기 형성 당시 업계에서 기대한 만큼 성장하지는 못했다. 전자책이 종이책의 대체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여전히 아날로그적 독서법을 선호하는 사람들로 인해 전자책은 보완재 역할을 하고 있다. 대신 전자책은 독서법의 다변화를 이끌었다.
가장 각광받는 형태로는 도서를 완전 소유하지 않고 일정 기간 동안 빌리는 대여 서비스가 있다. 현행 도서정가제에 따라 전자책을 정가 대비 15% 이상 할인 판매할 수 없게 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나온 것이다. 정액 요금을 내고 정해진 기간 내에 독서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이미 미국 아마존은 월 단위 무제한 구독 서비스 ‘킨들 언리미티드’를 재빠르게 제공하고 있다.
글자 읽기 자체의 방법에도 변화가 일었다. 과거 우리는 독서를 할 때 글자에만 몰입했다면 이제는 다른 콘텐츠와 함께 흡수하는 것도 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통해 텍스트 이상의 멀티미디어형 전자책 형태가 표현 가능해진 덕분이다. 독서를 하면서 동시에 동영상을 시청하거나 배경음악을 들을 수 있으며, 필요한 부분을 저장해 언제 어디서나 꺼내볼 수도 있다.
같은 이유로 오디오북 독서도 부각되고 있다. 듣는 방식은 읽는 것보다 더 쉽고 빨라 성인은 물론 어린아이들에게도 몰입도가 높다. 시각장애인에게도 효과적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책 한 권을 그대로 읽어주는 오디오북부터 특정한 책을 두고 토론하는 팟캐스트까지 독자 취향에 따라 골라 읽는 것은 또 다른 재미다. 최근에는 음성인식 기반 AI 스피커가 쏟아지고 있어 오디오북 소비를 활성화하는 데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SNS 채널을 통해 3분 내외 영상으로 책 한 권의 내용을 파악하는 방법도 새롭게 등장했다. 바쁜 생활에 치여 책을 온전히 읽지 못하는 현대인을 위해 핵심만 콕 집어 정리해준다.
이근하│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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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