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서울중앙시장 신당지하쇼핑센터 지하에는 공예 전문 창작공간인 신당창작아케이드가 있다. 매년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입주 작가가 이 공간에서 작업을 펼친다. 지난 1월부터 입주한 9기 입주 작가들을 만나 예술가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예술가 복지 혜택도 확충해주세요”
이 공간에 들어와 작업하면서 예술가에 대한 정부 지원이 잘 갖춰져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아직 시행된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거나 다른 분야의 기법, 아이디어를 조합한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다른 장르의 작가들과 협업을 할 때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많이 나눌 수 있어 좋습니다. 협업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예술가들의 전시 지원은 잘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예술가의 복지 혜택 부분도 신경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류종대 (39, 목공예)
“지방 예술가를 위한 지원을 늘려주세요”
저는 서울 사람이 아니에요. 타지에서 온 예술가들은 집과 작업실 월세가 이중으로 들어 경제적으로 힘들어요. 레지던시 공간은 입주 기간 제한이 있는데, 이곳을 나갈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현재 실행되고 있는 창작공간 연수 제한을 완화하거나, 지방에도 다양한 창작공간이 생겨나면 좋겠습니다. 현재 정책들이 청년 작가들에 대한 지원으로 편중돼 있는 것 같은데, 중견 작가들을 위한 지원에도 힘써주시길 바랍니다.
엄윤나 (31, 섬유공예)
“예술교육 사각지대의 지원도 신경 써주세요”
저는 예술 나눔에 관심이 많습니다. 예전에 비하면 예술교육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잘 이루어지고 있어요. 현장에서 느낀 점을 말씀 드리면, 중복 지원이 많아요. 예산은 늘어났지만 사각지대는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고요. 장소, 시간, 공간이 제한을 받아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더 많은 사람이 삶 속에서 예술을 즐기는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이선미 (48, 예술교육&상품디자인)
“1년 이상의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해요”
저는 이곳에 5년째 입주해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공예 작업을 할 수 있는 작가들이 모여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최적의 공간입니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입주 기간이 1년이라는 점입니다. 공예 작가들의 경우 작업 공간 세팅에만 1~2개월이 소요되기도 합니다. 그러면 실제로 작업하는 데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8개월 정도밖에 안 되는 셈이죠. 작업 성격에 따라 1년 이상의 장기적인 지원이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이재훈 (40, 금속공예)
“무료 전시 등 예술을 즐길 기회를 늘려주세요”
작년에 일본에서 3개월 정도 레지던시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이곳이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이고, 작가들에게 좋은 기회를 주려고 하는 것 같아서 만족스럽습니다. 작업도구나 공간이 잘 갖춰져 있어요. 아직 이런 시스템을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홍보를 많이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편한 마음으로 예술을 바라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무료 전시나 프로그램이 늘었으면 좋겠어요.
안소라 (29, 전통공예)
“다양한 공간으로 지원이 확대됐으면”
3년째 입주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부 지원의 혜택을 받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공간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곳은 시장 지하상가라는 공간을 작가들을 위한 작업 공간으로 잘 활용한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리모델링 사업 아이디어가 발휘되어 예술의 장이 더 많이 생겨나길 희망합니다.
이순표 (44, 건축디자인)
“더 많은 예술가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면”
대학원 졸업하고 작업실이 없어서 선배 작업장에서 입주 작가로 돈을 내고 작업하고 있었습니다. 그랬는데 이곳에 나만의 공간을 지원받게 되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다른 작가들을 보면서 자극을 받는 점도 좋고,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도 좋습니다. 이런 혜택을 더 많은 예술가들이 누릴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내주셨으면 합니다. 이곳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심사기준을 통과해야 하는데요, 더 다양한 사람들이 입주해 예술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심사기준에 대해 다시 숙고해주시길 바랍니다.
한용범 (36, 도자공예)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전시 공간을 마련해주세요”
저희 같은 입주 작가들이 작품을 선보일 만한 전시 공간이 있으면 어떨까요? 신당창작아케이드가 지하상가 공간을 활용하는 것처럼, 작가들의 레지던시 지원에 초점이 맞춰진 공간이 많은 것은 긍정적으로 봅니다. 여기에 일반 시민들이 예술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전시 공간이 마련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켓,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도 있으니 예술 분야에 활기가 더해질 것 같습니다.
노기쁨 (28, 도자공예)
임언영│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