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1인당 연 근로시간은 2016년 기준 2069시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많으며 평균 1763시간보다 306시간이나 더 일한다. 대한민국이 과로사회라는 오명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2월 28일 국회를 통과하며 장시간 근로 관행을 끊어내고 과로사회 탈출의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주당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어든 게 핵심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3월 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노동시간 단축으로 국민의 삶이 달라지게 됐다”며 이를 반겼다. 문 대통령은 “과거 주 40시간 노동제를 시행할 때도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주 5일 근무의 정착이 우리 경제와 국민의 삶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한 바 있다”며 “이번 노동시간 단축이 일자리 창출과 일과 생활의 균형, 일과 가정의 양립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했다.
개정안에는 근로시간 단축과 특례업종 개선 방안이 함께 담겼다. 근로시간 제한을 받지 않던 특례업종은 26개에서 5개로 대폭 축소됐다. 특례유지 5개 업종에 대해서도 근로자 보호를 위해 11시간 이상 연속 휴식시간을 보장한다. 또 민간기업은 관공서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단기적으로는 기업 부담이 증가하고 노동자 임금이 감소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노동시간 단축과 함께 기업과 노동자가 상생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당부했다.
최저임금 보장과 일자리 안정자금에 대한 점검도 진행됐다.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 인원은 3월 6일 기준 100만 명을 돌파했다. 신청 인원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정부 지원에 의해 지금까지 100만여 명의 저소득 노동자가 최저임금 인상에 실질적 혜택을 받게 됐다는 것만 해도 작지 않은 성과”라며 “4대 보험 미가입 노동자들의 4대 보험 가입이 늘어난다면 그만큼 사회안전망이 강화되는 효과도 생기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것은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으로 가계소득 증대를 통해 내수와 소비를 확대하고 소득주도 성장을 이루는 길”이라면서도 “임대료, 원·하청 간 불공정거래 문제, 카드수수료 인하 등 중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정책에 더욱 박차를 가해줄 것”을 요청했다. 저임금 근로자들이 고용안정을 유지하면서 최저임금과 사회보험 혜택을 누리게 된 만큼 소득 개선과 사회안전망 강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정부는 1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가 신청의 74%를 차지하고 있어 영세사업주의 인건비 부담 완화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월 7일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에 초청해 오찬 회동을 진행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정당 대표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정당 대표들과 국정 현안에 대해 100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대북 특별사절단의 성과를 거론하며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있어 아주 중요한 고비를 맞이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방북 결과와 후속 조치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 문재인 대통령은 3월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여야 5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고 한반도 정세와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에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청와대
육군사관학교 제74기 졸업 및 임관식이 3월 6일 10년 만에 대통령 주관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꼭 지키고 싶은 나라, 함께 만들자”며 졸업생들의 첫 걸음을 축하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대화해야 하지만 동시에 북핵과 미사일 대응능력을 조속히, 실효적으로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우리 목표가 ‘한반도 평화와 번영’임을 분명히 한 문 대통령은 “평화는 바로 우리의 생존이며 번영의 조건이지만 강한 군대, 튼튼한 국방 없이는 평화를 지킬 수도 만들 수도 없다”면서 “평화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으며, 평화를 만들어가는 근간은 도발을 용납하지 않는 군사력과 안보태세”라고 강조했다.
이날 임관식은 지금까지와 다른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동안 임관장교 한 명이 대표로 계급장을 받았지만 올해 처음으로 대통령이 직접 행사 대열로 이동해 학부모와 함께 임관장교들에게 계급장을 수여했다. 졸업생의 오른쪽 어깨 계급장은 문 대통령이, 왼쪽 어깨 계급장은 학부모가 부착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월 6일 서울 태릉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74기 육사 졸업 및 임관식이 끝난 뒤 졸업생들과 함께 정모를 하늘 높이 던지는 세리머니를 함께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견 반영된 개헌 가시화
대통령 개헌 자문안에 국민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위원장 정해구)’는 국민의견 수렴을 위해 2월 19일 문을 연 누리집 ‘국민헌법’에 3월 5일 기준 약 31만 명이 방문했고 SNS를 통해 약 7만 명이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민의견 직접 접수 78건, 개헌 유관단체 간담회 22회, 숙의형 시민토론회 4차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16개 시·도를 찾아가는 지역순회간담회 등을 통해 오프라인 의견이 더해졌다. 위원회는 헌법개정 요강(안)을 확정해 조문화 작업을 실시하고 최종의결을 거친 개헌 자문안은 3월 13일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선수현│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