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임금의 일생을 만나다

2018.03.11 최신호 보기

올해로 개관한 지 13년 된 국립고궁박물관이 새로운 모습으로 관람객을 찾아왔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5개월 동안 지하 1층 상설전시장인 ‘왕실의례실’과 ‘궁중서화실’을 새롭게 꾸미는 작업을 진행하고, 2월 28일부터 다시 관람객을 맞고 있다.

지난 3월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옆 국립고궁박물관의 왕실의례실과 궁중서화실을 찾았다. 많은 사람으로 붐비지는 않았지만, 간혹 여행 중인 것으로 보이는 외국인들이 눈에 띄었다.

새롭게 꾸며진 조선 왕실의례실
 
국립고궁박물관의 계단을 따라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왕실의례실과 궁중서화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왕실의례실에 들어서면 네 개의 커다란 멀티비전 화면을 통해 조선 왕실의 관혼상제(冠婚喪祭)를 포함해 각종 의례를 소개하는 영상을 만나게 된다. 지난 5개월 동안 새롭게 꾸민 왕실의례실은 총 네 개의 주제로 구성돼 있다. 1부 왕의 삶과 함께한 의례, 2부 왕실의 의례를 장엄한 의장, 3부 의례를 통한 효의 실천, 4부 예와 악을 담아낸 궁중음악이 그것이다. 기존 ‘왕실의 의례’와 ‘왕실의 행차’, ‘궁중의 음악’과 ‘종묘’로 나눠져 있던 주제를 왕의 일생을 관통하는 각종 의례를 바탕으로 전시실을 재구성한 것이다.

조선 왕실의 잔칫상

▶ 조선 왕실의 잔칫상을 재현해놓았다. ⓒC영상미디어

왕실의례실에 들어서면 먼저 왕실의 경사인 ‘잔치’를 만난다. 전시 부스 안으로 화려하게 차려진 왕실의 잔칫상이다. 이 잔칫상을 지나면 조선의 왕자가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글과 그림으로 설명하는 ‘국왕의 통과의례’가 기다린다. 왕의 지위를 이어받을 자로 지목받는 세자 책봉, 왕으로 성장하기 위해 배움의 길로 들어서는 왕세자의 성균관 입학 의식, 배우자를 맞는 혼례, 즉위에 이르기까지 왕이 되어가는 일련의 과정을 쉽게 풀이해놓고 있다.

왕실의례실에 전시된 악기들

▶ 왕실의례실에 전시된 악기들 ⓒC영상미디어

왕실의례실에서 자연스레 눈길이 가는 것은 의장과 왕이 타던 가마다. 전시실 좌측 유리벽 안에 펼쳐져 있는 왕실 의장과 전시실 중앙에 마련된 거대한 유리방에 놓여 있는 왕의 가마다. 왕을 상징하는 용(龍)과 용의 머리에 사슴의 몸, 소의 꼬리에 발굽과 갈기를 가진 상상 속 동물 기린(麒麟) 등을 그려 넣은 크고 화려한 왕실의 깃발은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붉은색 몸체에 네 면의 난간을 금색으로 치장하고 상상 속 동물들을 그려 넣은 커다란 왕의 가마 역시 관람객에게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곳을 지나면 조선 왕실의 제사를 엿볼 수 있다. 제사를 위해 준비된 복식인 제관(祭冠)과 중단(中單), 제복(祭服)이 전시돼 있다. 특히 커다란 그릇에 담긴 각종 고기와 곡물, 술잔에 찰랑거리는 술 등 풍성하게 차려진 종묘 신실의 제사상 모형이 눈길을 끌었다.

조선 왕실 그림과 왕들의 어필

궁중서화실에 전신된 병풍

▶ 궁중서화실에 전시된 병풍 ⓒC영상미디어

궁중서화실은 왕실의례실 옆에 자리 잡고 있다. 궁중서화실에는 ‘오봉장생도(五峰長生圖)’와 ‘일월오봉도(日月五峰圖)’, ‘화조도병풍(花鳥圖屛風)’ 등 조선의 궁 내부에 설치돼 있던 다양한 형태의 그림과 장식, 병풍을 전시중이다.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 사이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오봉장생도’는 붉은 해와 하얀 달, 산봉우리를 묘사한 ‘일월오봉도’에 왕실 가족의 장수를 기원하는 십장생도의 소재를 결합한 그림이다. 이 같은 궁중서화는 조선시대 그림 그리는 일을 관장하던 관청인 도화서(圖畵署) 화원(畵員)들의 그림이다. 궁중서화실에서 만날 수 있는 유물로는 조선의 왕인 선조의 친필 글씨를 나무판에 새겨 찍어낸 8폭짜리 어필(御筆) 병풍이 있고, 효종과 숙종의 어필도 있다.

조선 왕의 친필과 도화서 화원의 그림은 아니지만 궁중서화실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또 있다. 고종의 아버지이자 조선 말기 왕보다 더 큰 권력을 행사했던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작품들이다. 현재 고궁박물관 궁중서화실에 전시된 흥선대원군의 작품으로는 ‘난석도 병풍’이 있다. 난(蘭)과 바위를 그린 그림들을 엮어 병풍으로 만든 것이다. ‘난석도 병풍’ 외에 흥선대원군이 직접 쓴 글로 만든 병풍도 만날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왕실의례실·궁중서화실

위치 : 국립고궁박물관 지하 1층
개장 시간 : 평일 오전 9시 ~ 오후 6시 (입장은 오후 5시까지)
주말/공휴일 오전 9시 ~ 오후 7시 (입장은 오후 6시까지)
신정·설·추석 당일 휴관, 이외 연중 무휴
관람료 : 무료        
문의 : 02-3701-7500


조동진│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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