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의 감동이 패럴림픽으로 이어진다. 평창동계패럴림픽이 3월 9일부터 18일까지 10일간 평창·강릉·정선에서 진행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선수와 관중, 세계인이 함께하는 대회를 표방하는 평창동계패럴림픽 역시 동계올림픽과 마찬가지로 ‘하나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라는 슬로건으로 치러진다. 패럴림픽의 주인공인 장애인 선수들은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으며 땀과 열정으로 치열한 각축전을 펼친다.
역대 은메달 2개 획득, 이제는 금메달이다!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가 주최하는 패럴림픽(paralympic)은 하반신마비(paraplegia)와 올림픽(olympic)을 합성한 용어다. 1964년 도쿄패럴림픽 당시 주최 측의 해석으로 사용하게 됐는데 이후 하반신마비 외에 시각장애, 뇌성마비, 기타 장애 등으로 장애 범위가 전반적으로 확장됐다. 그 뒤 IPC가 ‘para’를 그리스어의 ‘함께·나란히’의 뜻으로 재정의하며 올림픽과 함께하는 패럴림픽이 됐다.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는 총 10가지 장애로 분류되며 손상 정도에 따라 비슷한 장애를 가진 선수끼리 경쟁한다.
패럴림픽의 모태는 1948년 영국 스토크 맨더빌 병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병원에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영국 병사들의 재활 치료를 위해 휠체어 양궁대회를 열었다. 이로써 영국 스토크 맨더빌은 장애인도 스포츠 경기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상징성을 갖게 됐다. 1960년 로마올림픽부터 패럴림픽이 같은 연도, 같은 국가에서 개최됐다.
첫 동계패럴림픽은 1976년 스웨덴 외른셸스비크에서 시작됐다. 알파인스키와 크로스컨트리 스키 단 두 종목에 총 16개 국가의 선수가 참여했다. 독일(당시 서독)은 금메달 10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6개로 1위를 차지하며 동계스포츠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후 동계패럴림픽은 4년마다 동계올림픽과 함께 개최되며 평창에서 12번째 개최를 맞이했다.
2018년 동계패럴림픽 개최국인 우리나라는 1992년 프랑스 티니-알베르빌동계패럴림픽부터 참가하기 시작해 이번이 8번째 출전이다. 한국 대표팀은 역대 동계패럴림픽에서 총 은메달 2개를 획득했다. 첫 메달은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동계패럴림픽에서였다. 알파인스키에 출전한 한상민 선수가 최초로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동계패럴림픽의 가능성을 열었다. 첫 메달을 획득하며 한국은 종합 순위 21위에 올랐다. 2010년 캐나다 밴쿠버동계패럴림픽에서는 휠체어컬링 단체 경기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종합 순위 18위를 기록했다.
평창동계패럴림픽 6개 전 종목에서 출전권을 얻은 우리나라 대표팀은 총 36명의 선수가 금·은메달 각각 1개와 동메달 2개를 목표로 종합 10위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아이스하키와 휠체어컬링, 노르딕 스키 등에서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또 한 번의 평화 메시지
2014년 소치동계패럴림픽까지 알파인스키,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스키, 아이스하키, 휠체어컬링, 총 5개 종목의 경기가 열렸다. 평창동계패럴림픽에는 시범 종목이던 스노보드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총 6개 종목(장애인 알파인스키, 장애인 스노보드, 장애인 바이애슬론,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장애인 아이스하키, 휠체어컬링)의 경기를 볼 수 있다. 선수들은 80개의 세부 종목(설상 78개, 빙상 2개)에서 금메달을 두고 경기를 펼친다.
평창동계패럴림픽에는 49개 국가에서 온 570명의 선수가 함께한다. 러시아 선수들은 ‘패럴림픽 중립 선수’ 자격으로 참가한다. 북한은 동계패럴림픽 사상 처음으로 선수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지난 2월 2일 앤드루 파슨스 IPC 집행위원장이 “북한이 참가하는 평창패럴림픽은 스포츠를 통한 평화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하게 될 것”이라며 두 장의 와일드카드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많은 사랑을 받은 수호랑은 마스코트의 자리를 반다비에게 넘긴다. 반다비는 대한민국과 강원도를 대표하는 반달가슴곰을 모티브로 했다. 반다비는 의지와 용기를 모아 선수들을 응원한다. 반다(banda)는 반달을, 비(bi)는 대회를 기념한다는 의미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채화된 성화가 대회 내내 평창을 밝혔다. 패럴림픽 성화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단, 패럴림픽 성화는 패럴림픽의 모태가 된 영국 스토크 맨더빌에서 채화된다.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 평창동계패럴림픽 성화는 3월 2일부터 9일까지 8일간 총 2018km 봉송된다. 경기 안양, 충청 논산, 전라 고창, 경상 청도, 제주 등 전국 5개 시·군에서 동시 채화된 성화는 영국에서 채화된 성화와 서울에서 합화하고 이어 강원 춘천, 원주, 정선, 강릉을 거쳐 9일 평창올림픽플라자로 봉송되는 형태다. 평창의 불이 다시 한 번 타오르면, 전 세계는 또 하나의 감동에 휩싸이게 된다.
선수현│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