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 강한 냄새를 풍기지만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에서 한 숟가락 떠 입에 넣으면 푸근함이 느껴진다. 한국인의 구수한 소울푸드다. 윤광미·박형빈 모녀는 청국장 같다. 하루 종일 투닥투닥하다가도 이내 서로를 보며 친근하게 웃는 모습이 꼭 그렇다. 친구 같은 엄마와 딸 사이다. ‘마마님 청국장’은 그런 모녀가 만든다.
ⓒC영상미디어
딸 셋, 아들 하나를 기르는 평범한 주부였던 어머니 윤광미 씨가 청국장을 만들기 시작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가구 사업을 하던 남편 사업이 기울던 때, 한 커뮤니티에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진솔하게 쓰기 시작한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 하루는 직접 담가 먹던 시어머니의 청국장 이야기를 적었다. 반응이 즉각 왔다. 직접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그렇게 소일거리로 시작한 청국장이 인생을 바꿨다. 상호명도 커뮤니티 아이디인 ‘경빈마마’를 차용해 지었다. 아랫목에서 볏짚을 띄워 만들던 방법을 그대로 재연해 고향의 맛이 느껴진다고 했다. 고객과의 신뢰도 한몫했다. 인근 농장에서 직접 재료를 공수하는 모습까지 공개하자 믿고 먹을 수 있다는 평이 우세했다. 윤 씨는 12년간 마마님 청국장을 치열하게 키워왔다.
청국장으로 시작한 사업은 된장, 간장, 각종 김치, 계절 밑반찬까지 다양한 메뉴로 발전했다. 사업이 확장하며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어머니는 셋째 딸 박형빈 씨에게 참여를 권했다. 어머니가 만드는 청국장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아는 딸이었다. 어려서부터 집안 가득 퍼져 있는 청국장 냄새를 맡고 자란 그는 어머니의 장맛을 잇기로 했다.
“맛은 정말 자부할 수 있어요. 다른 청국장과는 색부터 다르거든요. 엄마가 일궈온 걸 유지하는 게 목표예요. 요즘같이 즉석식품이 사랑받는 세상에 건강한 제품을 전하고 싶어요.”
딸이 함께하며 모든 걸 다 털어놓을 수 있는 사업 파트너가 생긴 셈이었다. 윤 씨는 딸을 믿고 경영의 일부를 맡겼다. 딸의 손을 거치니 장부부터 달라졌다. 체계적이고 빨라졌다. 최근에는 둘째 딸까지 온라인 홍보에 동참하고 있다.
윤 씨는 그 옛날 시어머니에게 전수받은 손맛의 비결을 딸들에게 온전히 전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 “딸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게 참 많아요. 지금까진 딸들이 잘 따라와 주고 있는데 갈 길이 아직 멀어요. 제 욕심을 앞세우기보다 천천히 알려주고 싶어요. 제대로 아는 게 중요하니까요.”
앞으로는 청국장, 김치를 판매하는 데서 나아가 제철 밥상 교실과 체험농장까지 6차산업으로 키우고 싶다는 윤광미 씨다.
엄마가 해준 소박한 밥상이 그리운 요즘. 조리하기 간편하게 나온 즉석식품이 현대인의 허기를 달래주지만 마음속 깊은 헛헛함은 채워주지 못한다. 마마님 청국장은 가족의 사랑으로 그 맛을 더하고 있다. 가족을 일으켰던 청국장이 이제 가족을 뭉치게 하는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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