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 두 편이 관객을 기다린다. 사랑을 위해 뱀파이어의 운명을 택한 물리학자의 이야기를 다룬 창작 뮤지컬과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클래식 축제는 아름다운 선율로 귀를 즐겁게 한다. 대규모 구조조정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과 인간이 갖고 있는 건축가의 본성을 일깨워주는 인문서 등 이번 주도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대한민국 최고(最古), 최대 클래식 축제
공연│2018 교향악축제
1989년 예술의전당 음악당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첫선을 보인 교향악축제가 서른 번째 공연을 맞았다. 교향악축제는 KBS교향악단, 대구시립교향악단, 대만국가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등 총 18개 교향악단이 페스티벌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연주한다. 올해는 개관 30주년을 맞아 특별히 구성된 관악오케스트라가 전야제 연주를 도맡아 교향악축제의 성대한 시작을 알린다. 관악오케스트라 감독을 맡은 김영률 감독은 국내외 호른계의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며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김 감독은 ‘보통사람들을 위한 팡파르’, ‘밀양아리랑 행진곡’ 등 다양한 장르를 풍부한 감성으로 새롭게 해석해 관객에게 선보인다.
기간 4월 21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02-580-1300
입소문으로 이어진 창작 뮤지컬의 신화
뮤지컬│마마, 돈크라이
2010년 콘서트형 모노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한 ‘마마, 돈크라이’가 다시 관객을 찾는다. 특유의 키치한(kitsch) 매력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마마, 돈크라이’는 재관람률 60% 돌파, 전회 매진 등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성공적인 창작 뮤지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13년부터 2인극으로 이야기를 보강해 극적 긴장감을 더욱 높인 ‘마마, 돈크라이’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스스로 뱀파이어의 운명을 선택한 인간, 프로페서 V와 죽음을 갈망하는 드라큘라 백작의 치밀하고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가 강력한 록 비트의 음악과 함께 펼쳐진다. 학문에는 완벽하지만 사랑을 얻는 일에는 번번이 실패하는 천재 물리학자 프로페서 V와 손짓만으로도 상대를 홀리는 마성의 매력을 가진 드라큘라 백작 단 두 명의 주인공이 무대를 가득 채운다. 프로페서 V는 철부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가 떠난 뒤 상실감에 젖은 어머니를 위로하는 소년, 천재 물리학자이지만 사랑 앞에서는 숙맥인 청년 등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드라큘라 백작은 매혹적인 손짓과 눈빛, 날카로운 울부짖음과 아름다운 미소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기간 7월 1일까지
장소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문의 1577-3363
우발적 사고로 시작된 지독한 복수
영화│7년의 밤
정유정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인적이 드문 세령마을의 댐 관리팀장으로 부임을 앞둔 ‘최현수(류승룡 분)’는 가족이 지낼 사택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가 어두운 밤안개가 짙게 깔린 마을 입구에서 갑자기 뛰어나온 여자아이를 차로 치고 만다. 한순간에 벌어진 일에 너무 놀란 그는 아이를 호수에 유기하는 잘못된 선택을 하고 만다. 아이가 실종되자 마을은 발칵 뒤집어진다. 수색 작업 끝에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딸을 마주한 마을의 대지주 ‘오영제(장동건 분)’는 광기 어린 분노에 사로잡힌다. 딸의 죽음이 사고라고 판단한 오영제는 범인을 잡기 위해 증거를 모으며 복수를 계획한다.
개봉일 3월 28일
SF 거장이 선보이는 가상현실 블록버스터
영화│레디 플레이어 원
세계적인 SF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의 역작이자 혁신적인 소재로 큰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2045년 ‘오아시스’라는 가상현실 속에 숨겨진 이스터에그를 찾는 모험을 그린 최초의 가상현실 블록버스터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에이 아이’ 등을 통해 SF 장르의 새 역사를 구축한 스티븐 스필버그는 작품마다 압도적인 스케일로 자신의 상상을 구현해냈다. 영화사 최초로 가상현실을 소재로 다룬 작품인 만큼 모션체어, 에어 샷, 진동 등 4DX 기술력을 이용해 모션 캡처 및 특수효과가 정교하게 펼쳐진다.
개봉일 3월 28일
건축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건축교과서
책│건축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흔히 건축을 건물과는 다른, 좀 더 예술적인 것으로 여긴다. 획일적인 아파트, 평범한 주택 등 공학적 산물인 건물과 달리 건축은 좀 더 심오하고 어려운 예술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건물과 건축을 구분하는 것은 인간이냐 사람이냐를 구분하는 것만큼 쓸모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건축가만 공간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은 존재의 본질에서 건축가의 특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유명한 건축가들, 당대의 사상가들 그리고 수많은 건축물과 건축공간을 소개하면서 작가주의에 가려진 건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 김광현(뜨인돌)
구조조정에 휩싸인 사람들의 생존법
책│마카로니 프로젝트
한때 잘나갔던 다국적 무기회사가 이탈리아 피렌체 공장 폐쇄를 결정한다. 미국 본사에서 내린 결정을 들은 공장장, 유럽지역 본부장, 일부 팀장들은 직원들의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을 비밀리에 진행한다. 이른바 ‘마카로니 프로젝트’. 마카로니 프로젝트는 본사의 계획대로 직원을 해고해 회사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진행된다. 보통 대량실업 사태를 다루는 소설이 기업을 악이자 가해자로, 노동자를 선한 피해자로 단순하게 그리는 데 반해 저자는 생존 앞에서는 실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양면성을 가감 없이 그려낸다.
저자 김솔(문학동네)
장가현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