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커플들이 사랑을 속삭이는 날 밸런타인데이. 올해 밸런타인데이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기간과 겹쳤다. 지난 2월 14일 온 지구에서 사랑이 꽃핀 날 평창도 예외는 아니었다. 올림픽 커플은 쇼트트랙에 많다. 캐나다의 샤를 아믈랭과 마리안 생젤레 커플이 대표적이다.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우리나라 서이라, 임효준과 부딪혀 실격된 헝가리의 산도르 리우 샤오린과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티도 커플이다.
이 두 커플은 올림픽에 출전할 만큼 실력자들이지만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는 안타까운 성적을 기록했다. 생젤레는 여자 1500m 준결승에서 김아랑, 캐나다의 킴 부탱과 한 조에서 넘어져 실격됐다. 남자친구 아믈랭은 남자 1500m 결승에서 실격된 데 이어 1000m 준결승에서도 실격의 아픔을 겪었다.
크리스티는 4년 전 소치올림픽에서도 개인 종목 3경기에서 모두 실격돼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는데 평창에서도 소치의 악몽이 재현됐다. 샤오린은 남자 1000m 결승에서 실격돼 씁쓸함을 맛봤다. 두 커플은 저마다 경기 성적에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평창에서 함께 아픔을 치유하면서 굳건한 사랑을 과시했다.
▶ 2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가 끝난 뒤 이상화와 고다이라 나오가 서로 격려하며 손을 잡고 있다. ⓒ연합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는 국경을 넘은 뜨거운 우정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지난 2월 19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이상화와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의 경쟁이 펼쳐졌다. 31명 선수 가운데 15조 아웃코스에서 일본의 고 아리사와 함께 경기를 시작한 이상화는 초반 100m를 10초 20을 끊으면서 순조롭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남은 400m에서 자세가 조금 흔들리면서 37초 33을 기록해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이상화는 아쉽게 올림픽 3연패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아시아 선수 최초로 올림픽 3연속 포디움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이상화-고다이라 한·일 국경을 뛰어넘은 우정
고다이라 나오의 경기도 대단했다. 고다이라는 36초 95의 기록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달성해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최초로 금메달을 딴 일본 선수가 됐다. 두 선수는 경기력도 훌륭했지만 메달보다 더 갚진 우정으로 화제가 됐다. 레이스를 마친 이상화가 눈물을 흘리자 고다이라가 다가가 서툰 한국말로 “잘했어”라고 말한 다음 “I still respect you(나는 여전히 너를 존경해)”라고 격려했다. 이어 태극기를 든 이상화와 일본 국기를 등에 걸친 고다이라가 나란히 손을 잡고 링크장을 돌자 관중석에서 환호가 터졌다. 둘의 인연은 이상화가 중학생 때부터 시작됐다. 시즌이 끝나면 서로 택배로 선물을 주고받기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정을 이어왔다. 평창에서 꽃을 피운 두 사람의 우정은 여러 외신에서 ‘평창의 아름다운 장면’으로 소개했다.
장가현│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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