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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웃들이 말하는 “2018년 나를 위한 정책, 내가 받는 혜택”

2018.01.01

2018년 정책 변화 가운데 가장 궁금한 건 역시 ‘내가 받게 될 혜택’이다.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평범한 소상공인, 일자리 확대를 바라는 노인, 육아가 고민인 주부, 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등을 만나 올해 어떤 정책을 주목하는지, 또 저마다 바라는 정책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우리 가게도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합니다 ”

백승조 대표와 직원 강만우 실장

▶ 백승조(좌) 대표와 직원 강만우 실장 ⓒC영상미디어

백승조(36·소상공인)

‘알바 구함­시급 7500원’
경기도 포천의 한 초밥 가게에는 공고를 붙여놓기 무섭게 아르바이트 지원자가 이어졌다. 2017년 최저임금이 6470원일 때 이곳은 1000원 이상을 더 주는 셈이었기 때문이다. 백승조 대표에게 그 이유를 묻자 “대신 저만의 까다로운 조건이 있어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출근시간 5분 전에 올 것’, ‘손님에게 웃으며 다가갈 것’, ‘서비스할 때는 반드시 손님에게 의사를 물을 것’이었다. 비교적 간단해 보이지만 어린 나이에 일하는 친구들은 기본적인 걸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세가 결국 매출로 이어져 조건이 잘 지켜만 진다면 기꺼이 1000원을 더 줘도 아깝지 않다고 했다.

신선한 초밥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있는 이곳은 손님들이 좌석을 빼곡히 채우고 있었다. 직원과 시간제 아르바이트생을 모두 합친 종업원 수는 총 7명. 홀과 주방에서 일하는 그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가게는 요식업의 특성상 주말, 공휴일처럼 사람들이 쉴 때 더 바쁘다. 그럴 때에도 종업원들은 힘든 기색을 비치지 않는다. 다행히도 아르바이트생들이 백 대표의 조건을 잘 들어주고 있는 듯하다.

아르바이트생 대부분은 학생이다. 용돈을 벌거나 학비에 조금이나마 보태기 위해 일한다. 백 대표는 열일곱 살 때부터 일식을 배웠다. 그 역시 처음에는 종업원으로 시작해 아르바이트생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헤아린다. 최대한 대우해주고 싶은 마음에 임금을 더 얹어주는 것도 있다.

“제가 어려서부터 일을 시작해서 그런지 일하는 그 마음을 잘 알 것 같아요. 그리고 가게 역시 하나의 공동체인데 상생이 필요한 게 당연한 것 아닌가요?”

올해부터 최저시급이 7530원으로 인상된다. 종업원 중 세 명이 아르바이트생으로 그들의 임금도 당연히 오를 것이다. 백 대표의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임금을 인상한다고 음식 값을 올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정부는 이와 같은 소상공인을 위해 1월부터 ‘일자리 안정자금’을 도입한다. 최저임금 인상이 근로자를 위한 정책이라면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은 사업자를 위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인건비 인상 부담을 고용주에게 전적으로 전가할 수 없다는 배경에서 나온 조치다. 백 대표 역시 안정자금 지원을 신청해 종업원들의 월급을 보조 받게 된다.

“최저임금은 2019년, 2020년에도 계속 오를 거예요. 소상공인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죠. 한편으로는 훗날 제 아이가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저 또한 누군가에게 월급을 받는 입장이 될 수 있다는 걸 고려한다면 쉬워요. 우리 사회가 같이 잘 살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올해부터 최저시급이 7530원으로 인상된다. 일급 8시간 기준 6만 240원, 주 40시간 기준 월급이 157만 3770원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 및 영세 중소기업의 경영상 어려움을 완화하고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일자리 안정자금’이 지원된다. 30인 미만 기업의 사업주가 월평균 보수 190만 원 미만 근로자를 1개월 이상 고용한 경우에 근로자 1인당 매월 13만 원을 사업주에게 지원한다.


“노노케어 활동비도 인상되면 좋겠습니다”

노노케어 봉사단 양용근

양용근(80·노노케어 봉사단원)

오전 9시, 용산노인종합복지관에 수십 명의 어르신이 모였다. 인원을 확인하자 어르신들은 저마다 맡은 지역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독거 어르신의 가정에 들러 안부를 확인하고 도시락과 밑반찬을 배달하기 위해서다. 젊은 사람도 아니고, 어르신이 어르신을 돕는다? 이들의 정체는 노인사회활동 지원사업의 일환인 온누리봉사단원이다. 양용근 씨 역시 일주일에 세 번 이 일에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기초연금수급자 어르신을 대상으로 ‘노노케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건강한 어르신이 주기적으로 몸이 불편한 독거 어르신을 찾아다니며 말동무도 되어주고 음식도 가져다주는 일이다. 건강한 어르신에게는 월 22만 원의 활동비를 제공해 작은 일자리를 마련해주며, 몸이 불편한 어르신은 끼니를 거르지 않고 외로움을 더는 윈윈정책이라 할 수 있다. 양 씨는 집에서 복지관까지 30분 정도 걸어 출근한다. 부지런히 걸어 다니는 덕분에 그는 팔순의 나이가 무색해 보인다. 일하고 있다는 자신감과 보람은 덤이다.

양 씨는 새해부터 기초연금이 인상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기초연금은 소득과 가구원에 따라 2만 원에서 20만 6050원까지 차등 지급되는데 이 금액이 올해 최대 5만 원까지 인상될 예정이다. 그는 “인상분이 교통비에 참 요긴할 것 같아요”라고 웃음 지었다. 65세 이상 어르신은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버스는 현금을 내고 타야 한다. 버스를 더 자주 이용하는 양 씨에게 기초연금 인상이 반가운 이유다.

그가 받게 되는 혜택이 더 있다. 노인외래정액제가 확대돼 병원비 부담이 줄어드는 점이다. 양 씨는 “나이가 들면서 아픈 곳이 많아집디다. 나도 고혈압, 당뇨가 있는데 약값 부담이 적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그래도 지난 12월 받은 치매 검사에서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안도했다.

그에게 어떠한 정책을 바라는지 물었다. 양 씨는 시력 교정 수술을 백내장 수술로 꾸며 건강보험급여를 허위로 받은 병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는 뉴스를 봤다며 “부정 수급으로 세는 비용이 줄어들어 복지 사각지대가 더욱 채워지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괜스레 숙연해지는 마음에 진심으로 원하는 바를 다시 한 번 물었다. 그러자 수줍게 답이 돌아왔다.
“아침마다 도시락 배달할 때 비용을 더 주면 좋겠죠. 한 30만 원쯤?”

올해부터 만 65세 이상 의원급 진료비가 줄어든다. 의료 진료비 총액이 2만 원 이하면 10%, 2만~2만 5000원 이하면 20%, 2만 5000원 초과 시 30% 등으로 조정돼 의료비 본인 부담액이 줄어든다. 9월부터는 소득 하위 70% 어르신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이 월 최대 20만 6050원에서 25만 원까지 인상된다. 경증 치매 어르신이 신체 기능과 상관없이 장기 요양보험 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인지지원등급’을 신설한다.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 기대해요”

홍은아 주부

▶ 좌측부터 홍은아 씨, 첫째 다윤 양, 남편 정원희 씨, 둘째 재윤 양 ⓒC영상미디어

홍은아(31·주부)

“콜록! 콜록!”

요즘 같은 겨울이면 소아과가 들썩인다. 감기로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늘기 때문이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감기에 더욱 취약하다. 행여 독감이라도 걸릴까 엄마들은 노심초사다. 홍은아 씨도 얼마 전 여섯 살, 네 살 두 딸의 인플루엔자(독감) 예방 접종을 마쳤다. 네 살인 둘째 아이는 무료로 접종했지만 여섯 살인 첫째는 3만 원가량의 비용을 냈다. 무료 접종 대상이 만 5세(60개월) 미만의 아동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홍 씨는 “겨울철 아이들에게 독감 예방 접종은 필수예요. 아이 건강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면 정부의 지원이 확대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이제 첫째 아이도 무료로 예방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오는 9월부터 초등학생까지 무료 대상 범위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둘째 아이에게 올해부터 아동수당이 지급된다. 만 5세 이하의 영유아에게 월 10만 원씩 지급하는 정책이다. 양육 부담을 국가와 사회가 함께 나눠 지겠다는 취지이다. 홍 씨의 경우 10만 원의 아동수당을 받으면 유치원 특별활동비의 부담을 덜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어린이집, 유치원이 각종 교외 활동을 명목으로 약 10만 원의 특별활동비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홍 씨는 아이들이 원하는 걸 부족하지 않게 해주고 있지만,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늘 미안하다. 더 좋은 걸 해주고 싶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더 많은 걸 느끼게 해주고 싶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 야외 활동이 어려울 때면 키즈카페나 문화공연 등에 데리고 다니지만 부족함을 느낀다. 특히 엄마, 아빠와 아이가 교감하는 프로그램이 없을까 항상 고민한다.

저출산 대책으로 다양한 육아·보육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홍 씨도 두 아이를 임신하면서 출산장려금을 받고 두 아이의 누리과정 비용을 지원받는데도 생활비의 70%가 아이들을 위해 쓰인다고 했다. 아이를 키우는 집 사정이 대부분 비슷할 것이다. 그는 “아이들이 커갈수록 양육비용이 만만치 않은 걸 느껴요”라고 전했다. 양육비용 부담을 더는 것, 부모들이 입을 모아 바라는 정책이다.

그럼에도 홍 씨는 셋째 아이 임신을 준비하고 있다. 키울 때는 힘들어도 아이들이 주는 기쁨이 크기 때문이랄까? 다만 셋째를 낳고 기를 때는 양육비용 부담을 덜고 조금 더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이길 기대해본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이 올해부터 전액 국고로 지원됨으로써 안정적인 누리과정 실현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 종전 만 6~59개월 영유아와 만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정됐던 국가예방접종(인플루엔자)이 만 12세 이하 어린이까지 대폭 확대된다. 소득 수준 90% 이하 가정의 만 0~5세 아동에게 9월부터 매월 10만 원의 아동수당이 지급된다. 아동수당 수급 대상자는 보호자 주소지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거나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된다.

 

“노동에 대한 합당한 가치 인정해주길 원하죠”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최용기 씨

최용기(50·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최용기 씨를 만나기 전, 약속 시간보다 30분 정도 늦어도 양해를 바란다고 전해 들었다. 그러나 정해진 시간보다 오히려 일찍 그를 만났다. 장애인들은 외출 한 번에도 많은 제약이 따른다. 준비하는 과정은 차치하고 외출을 위해 종종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는데 이게 참 만만치 않다. 요즘 같은 겨울이면 콜택시 이용자가 많아 자칫 두세 시간 대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날은 운이 좋은 날이었나 보다.

최 씨는 20년 전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전신마비 장애인이 됐다. 그전까지는 장애를 생각해본 적도 없다. 장애가 생기자 세상에 나가는 게 부담스러웠다. 누구보다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일했던 그곳에 변한 모습으로 발을 디디기가 겁이 났던 걸지도 모른다. 그렇게 5년쯤 흘렀을까.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의 도움보다 자립이 필요했다. 그는 천천히 세상으로 나왔다.

장애인이 세상에 나오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가령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같이 버스와 지하철을 탈 수 있게 변하고 있다.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받으며 저상버스가 도입되고 지하철역에 승강기가 설치됐기 때문이다. 최 씨는 “도입 초기에는 장애인을 위해 그렇게 많은 예산을 들여야 하냐는 비아냥을 들었을 만큼 생각할 수도 없던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막상 저상버스와 지하철역 승강기가 생기고 나니 장애인뿐 아니라 어르신, 임산부 등 교통약자가 고루 편의를 보고 있다. 이처럼 제도가 조금만 바뀌어도 장애인과 세상 사이의 벽이 낮아진다.

새해부터 장애인건강검진기관 10곳이 지정된다. 그동안 검사도 진찰도 모두 비장애인 기준에 맞춰 진행돼왔다.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검진기관이 없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 장애인은 지체, 지적, 시각, 청각 장애인만 있는 게 아니다. 장애에 따라 15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최 씨는 “장애를 고려하지 않는 진찰 때문에 장애인들은 병원을 잘 찾지 않았어요.

그런데 장애인건강검진기관 지정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입니다”라고 했다. 새로 지정되는 장애인건강검진기관은 장애인 편의시설, 장애인용 검진장비, 수화통역 등 보조인력을 갖춰 장애인 맞춤형 건강검진이 가능해진다. 그는 10곳에서 시작했지만 앞으로 더 확대되길 바란다는 뜻도 전했다.

최용기 씨가 바라는 건 장애인이 세상 밖으로 나와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장애인을 시혜와 동정으로 바라보며 별도의 거주시설을 만들기보다 지역사회 일원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원 위주로 예산이 편성돼야 합니다. 무엇보다 한 달에 20만 원도 못 받는 장애인 근로자가 허다한 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장애인도 일하며 흘리는 땀의 맛을 느끼고 그에 합당한 가치를 인정받길 원합니다.”

그의 말처럼 그들은 정말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길 바라는 것이다.

비록 느리지만 최용기 씨는 세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콜택시로 외출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됐으니 말이다. 장애인을 위한 건강검진기관이 생기니 말이다. 언젠간 장애인이 스스로 살아가는 데 불편함이 없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 되리라 믿는다.

장애인이 불편 없이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편의시설, 장애인용 검진장비, 수화통역 등 보조인력 등을 갖춘 기관 10개소가 장애인건강검진기관으로 지정된다. 청년 장애인은 구직활동 기간에 최장 석달간 월 30만 원의 청년구직촉진수당을 받는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에 미달하는 사업주는 1명당 최소 월 94만 5000원의 부담금을 내야 한다.

 


선수현│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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