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평창패럴림픽이 지난 3월 1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대회가 열린 한 달여 동안 평창에서 펼쳐진 명승부와 감동의 드라마는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은 우리 국민에게는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다.
▶ 지난 3월 18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폐회식에서 각국 국기가 들어오고 있다. ⓒ연합
평창의 올림픽 도전은 그야말로 꿈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올림픽 개최지 선정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2003년과 2007년 모두 1차 투표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지만 결선 투표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그러다 2011년 평창은 2018 동계올림픽 개최 후보지에 다시 이름을 올렸고 삼수 끝에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성공적인 올림픽을 치르겠다는 일념으로 준비한 평창올림픽은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평창올림픽은 개최 전부터 ‘최고’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92개국 2920명으로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참가를 기록했고, 금메달 수도 총 102개로 가장 규모가 큰 대회로 남았다.
올림픽과 패럴림픽 모두를 아우르는 정신은 단연 ‘평화’였다. 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고 남과 북의 선수가 손을 맞잡고 개회식에 입장하는 모습은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한편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는 계기가 됐다. 평화올림픽은 평화패럴림픽으로 이어졌다. 동계패럴림픽 사상 최초로 북한선수단이 참가했다. 패럴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가 함께 성화 봉송을 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전 세계에 한반도에 찾아온 평화의 굳건함을 과시하기도 했다.
시설 역시 나무랄 데 없었다. 세계 신기록 3개, 올림픽 신기록 25개가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나왔다. 평창의 숙박 환경 및 식당, 쇼핑몰, 피트니스센터, 미용실 등 각종 편의시설은 각국 선수들의 SNS로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흥행 면에서도 기대 이상이었다. 평창올림픽 개최 전 가장 많은 우려를 샀던 부분이 경제적인 부분이었다. 평창올림픽유치위원회가 2011년 대회 유치를 신청했을 당시 예상했던 수입은 1조 7607억 원이었다. 지출도 비슷한 규모로 책정됐다. 하지만 예상 사업 등 대회 개최에 필요한 부분을 현실적으로 세우자 5000억 원 이상 비용이 늘었다. 지난 2월 이희범 위원장이 국회에 제출한 ‘5차 재정계획안’에는 수백억 원의 적자가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막상 대회가 시작되니 상황이 달라졌다. 민간과 공공기관 후원 기여금은 1조 1123억 원으로 당초 목표치인 9400억 원보다 118% 이상 더 모였다. 입장권 판매도 흑자 전환에 큰 역할을 했다. 조직위에 따르면 입장권 총 판매수는 107만 8562장으로 판매 목표인 106만 8630장 대비 100.9%를 기록했다. 입장권 판매수익은 1573억 원이고 그중 국내 판매수익이 약 1083억 원으로 집계됐다.
패럴림픽 역사상 가장 뛰어난 접근성, 공정성
평창패럴림픽 역시 올림픽 못지않은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조직위에 따르면 패럴림픽 입장권은 모두 34만 5001장이 팔렸다. 패럴림픽 입장권은 목표치 22만 100장 대비 157% 이상 판매됐다. 입장권 판매수익은 69억 5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올림픽과 패럴림픽 입장권 판매로만 벌어들인 수익은 1643억 원이다. 대회 흥행으로 예상치 못한 후원금과 입장권 판매수익, 수호랑과 반다비 등 관련 상품 판매가 활기를 띠면서 5차 재정계획안의 예상 지출을 훨씬 웃도는 수익을 내 210억 원가량 흑자를 낼 전망이다.
기대 이상의 흥행 성적을 올린 패럴림픽은 규모 역시 패럴림픽 역사상 가장 큰 대회로 남았다. 평창패럴림픽에는 동계패럴림픽 사상 최대 규모인 49개국 567명 선수가 참가했다. 선수와 코치 등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단 규모만 1500여 명에 달했다. 금메달 수도 지난 2014 소치패럴림픽보다 8개 증가한 80개로 역대 최다 개수를 기록했다.
평창패럴림픽은 우리 선수들의 경기 자체만 봐도 수확이 큰 대회였다. ‘노르딕 철인’ 신의현이 크로스컨트리 스키 7.5㎞와 15㎞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따내며 사상 첫 동계패럴림픽 한국인 금메달리스트가 됐고,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도 값진 동메달을 보태며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로 대회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평창올림픽 기간 주목받았던 문화 ICT 기술은 패럴림픽에도 이어졌다. 대회기간 동안 인공지능 콜센터, 로봇, 8개국어 자동 통번역 서비스, ICT 체험관 등을 운영해 차별화된 첨단 서비스를 선보였다.
평창패럴림픽은 여러 면에서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패럴림픽 최초로 ‘접근성 전담팀’을 설치해 세계 수준의 접근가능시설과 서비스를 구현했다. 단지 경사로를 낮추고 문턱을 없애는 차원이 아니라 숙소 화장실 욕조 안에 장애 정도에 따른 보조의자를 배치했다. 선수들이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게끔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요청해 휠체어 리프트 차량 185대, 저상버스 48대 등을 동원해 선수들이 온전히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현장 영상해설 서비스와 점자 안내지도를 배포해 장애에 구애 없이 누구나 경기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만들었다.
또한 평창은 패럴림픽 최초로 ‘등급분류 제로 정책’을 실시한 대회다. 등급분류는 패럴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장애 유형과 신체운동 기능에 따라 등급을 나눠 참가 선수들의 출전 종목을 가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등급분류 기준이 체계적으로 갖춰지지 않아 특정국가에 더 혜택을 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평창에서 시작한 등급분류 제로 정책은 등급분류기준의 체계적이고 국제적인 평가시스템을 도입해 패럴림픽 역사상 가장 투명하고 공정한 대회로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패럴림픽이 우리에게 안겨준 가장 큰 성과는 장애인과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인식을 바꾼 것이다. 장애인 선수들이 신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펼치는 인간 승리 드라마에 많은 국민들이 성원을 보냈다. 동메달을 따고 큰 소리로 ‘애국가’를 열창하는 장애인 아이스하키팀 선수들, 우리나라 패럴림픽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딴 신의현 선수가 흘린 눈물 등 패럴림픽 10일간 보여줬던 선수들의 땀과 노력은 많은 국민에게 큰 감동을 안기기에 충분한 명장면으로 남았다.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유치에서 폐회까지
2000.10 강원도, 정부·대한체육회에 유치신청서 제출
2003.7.2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IOC 총회 결선 투표에서 53-56,
3표 차로 밴쿠버에 역전패
2007.7.5 과테말라에서 열린 IOC 총회 결선 투표에서 47-51,
4표 차로 소치에 역전패
2010.6.22 IOC 2018년 후보 도시로 평창, 뮌헨(독일), 안시(프랑스) 선정
2011.7.6 2018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개최지로 평창 선정
2011.10.19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출범
2018.2.9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개회
2018. 2.22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폐회
2018.3.9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 개회
2018.3.18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 폐회
장가현│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