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이 내년 2월로 성큼 다가왔다. 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정위원회도 열렸고 올림픽 입장권 판매도 개시되어 그야말로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이 시점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이 가지는 시기적 중요성을 문화라는 관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문화 교류 및 협력은 국가 간 관계를 긍정적으로 발전시키는 소프트 파워의 대표적 원천이기 때문이다.
IOC에서 발간한 <문화올림픽 가이드>는 올림픽 경기의 핵심이 다양한 형태로 표현·표출되는 문화라고 명시하고 있다. 문화올림픽은 개최국의 문화적 특성을 알리고 문화 다양성의 존중을 표방하는 계기로 올림픽을 적극 활용하는 방법을 의미하며, 특히 글로벌 협력 및 연대의 실천을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평창은 동계올림픽에 문화올림픽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2006년 토리노 이래 밴쿠버, 소치에 이은 네 번째 동계올림픽 개최지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추구해야 하는 문화올림픽의 방향은 무엇이어야 할까?
문화올림픽은 자국의 문화를 알리는 국가 차원의 문화 마케팅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평창동계올림픽 G-200을 맞아 지난 7월 20일 열린 평창 문화올림픽 기자설명회에서 주최 측은 다양한 문화 행사를 통해 평창올림픽을 문화 마케팅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최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문화, 관광, 연계 산업의 발전을 함께 도모하고자 하는 문화올림픽 계획안은 문화뿐만 아니라 정보기술과 결합한 한국의 총체적 역량을 보여주기 위한 측면에서 긍정적이었다. 강원도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축제 등이 기획되고 내로라하는 예술가가 참여해 한국의 문화적 우수성을 세계인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획들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필수적인 구성 요소로 보였다.
하지만 문화올림픽을 표방하는 다양한 문화 행사 및 문화 마케팅은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관점만을 지향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한민국, 그리고 평창을 비롯한 강원도가 보유한 문화·예술, 관광자원을 선보이며 한국 문화의 특성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국가라는 테두리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갈등 관계를 스포츠인을 비롯한 사람과 문화가 오가는 과정을 통해 글로벌 협력과 연대의 공감으로 해결하는 것이 현 시기 평창동계올림픽만이 해낼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참가국들 간 이질적인 문화에 대한 이해와 긍정적인 관계 형성으로 이루어지는 공존과 평화의 메시지가 문화올림픽 프로그램을 통해 평창에서 세계로 확산돼나가길 기대한다.
특히 한국, 일본, 중국으로 이어지는 세 차례의 올림픽이 동북아시아에서 연달아 개최된다는 점에 착안해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가의 보편적인 정서를 기반으로 한 평화와 공존의 소통이, 국제사회 갈등에 대한 문화적 처방이, 여기 대한민국 평창에서 시작되기를 상상해본다.
이윤경 |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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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