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리뷰
동네 사랑방은 이야기꽃이 피고 먹거리가 공유되는 공간이다. 누구 집 툇마루 혹은 삼삼오오 모여 앉을 수만 있으면 그 자리가 곧 사랑방인 것이다. 지명조차 따뜻하게 느껴지는 경남 양산의 북카페 청조갤러리는 국수 맛에 반해 찾던 식당이 이전하는 것을 알고 지역 시민이 그 자리에 차린 무인 카페 공간이다. 커피 향과 책, 주민들의 이야기꽃이 흐르는 공간 속에서 사진과 문학을 향유하고픈 주인장의 마음 씀씀이가 온국수처럼 정감 있게 느껴졌다.
엄서원 부산 해운대구 우동
우연히 <위클리 공감>을 읽었습니다. 처음 눈에 띈 것은 태양 아래 줄지어 가는 돼지 사진. 그리고 헤드라인이 “돼지같이? 함께 같이!”였습니다. 흔히 뚱뚱한 사람을 “돼지 같다”고 하는데 그동안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던 말들이 떠올라 부끄러웠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설 특집 기사에 꿀순이가 인사를 하네요. 꿀순이가 하는 황금돼지해 설명도 새롭게 이해했습니다. 십이지와 십간의 조합으로 보면 올해 돼지해는 노란 돼지의 해가 돼야 하는데 노란색 중에서 최고는 황금이라 ‘황금돼지의 해’라고 한다는군요.
조기옥 서울 강동구 상암로41길
사진 공감
1971년 수색국민학교에 함께 입학해 아직까지 40여 년의 우정을 지키고 있는 친구들입니다. 공부를 못해도,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도 다 함께 ‘친구’라는 이유로 서로를 보듬고 감싸주었던 사이입니다. 1년에 두 번 여행을 하며 이렇게 예쁜 사진을 추억과 함께 마음에 담고 있습니다. 지금도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을 수색 40회 친구들아~ 많이 보고 싶구나.
장효선 서울 은평구 연서로
저희 장모님은 취미 생활로 뜨개질을 하십니다. 처가댁의 온 가족은 물론, 우리 가족 3명에게도 뜨개질로 완성한 아름다운 모자를 선물해주셨습니다. 올해 겨울은 아무리 추워도 따뜻하게 보낼 것 같습니다. 장모님! 우리 장모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문기 경기 시흥시 장현동
독후 공감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 안재성, 창비, 2018
한국 근현대사의 격변기를 파란만장하게 산 한 개인의 실존적 생존 과정이 역사의 소용돌이에 매몰되지 않고 생생한 기록으로 남았다. 이 실화가 소설로 형상화되어 우리에게 지난 시대 비극의 한순간을 증언하고 있다. 이 소설이 안재성의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이다.
일제시대에 가족과 만주로 이주한 ‘정찬우’는 10대에 항일운동에 가담했다, 해방이 되어 북한으로 건너가 김일성종합대학의 역사학부를 졸업하고 평양의 교원으로 재직 중 한국전쟁을 맞는다. 노동당은 정찬우에게 영남지역 교육위원의 직책을 부여해 남쪽으로 진군하는 부대의 정신교육과 점령지 남한 인민들의 교화 임무를 지시한다.
정찬우는 남진 과정 속에서, 당의 선전과는 배치되는 상황을 겪으면서 이념과 현실의 괴리를 체감한다. 또한 격렬한 전쟁터에서 숱한 죽음의 고비를 경험한다. 유엔군의 참전과 인천상륙작전으로 남진하던 정찬우는 북한군에서 낙오되었다가 빨치산으로 합류해 국방군에 저항하다 포로가 된다. 이후 포로수용소로 이감되고 다시 전범재판에 회부되어 교도소에서 10년 세월의 고통스러운 수감 생활을 하다 사면되어 월남한 가족이 사는 고향으로 돌아간다. 정찬우는 교도소에서 당한 고문 후유증과 누적된 병고로 이 수기를 남기고 사망한다.
소설 속 정찬우(1929~1970)는 일제시대에 출생해 한국전쟁을 겪고 개발독재 시대에 생을 마감한 불행한 시대의 전형적 인물이다. 굴곡진 현대 한국사의 격랑에 휩쓸려 비극으로 점철된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면서 기록으로 남긴 수기가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라는 소설로 오늘 우리 앞에 등장한 것이다.
한국전쟁을 직접 경험한 정찬우의 생생한 증언과 참상의 기록 등이 안재성의 소설적 전개 속에 긴박하게 재현되어 독자의 시선을 고정시킨다. 작가는 등장인물 내면의 변화와 갈등, 고뇌 등을 소설적으로 형상화하면서 전쟁과 휴머니즘의 관계를 성찰한다. 또한 전향하지 않은 채 교도소 생활을 하는 정찬우에게 가해지는 다양한 폭력의 야만성을 고발한다.
현실이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사실이 소설보다 더 소설적인 시대를 살다 간 사람들의 이야기는 소설과 드라마 소재로는 매력적이지만 당사자에게는 폭력이자 참상일 따름이다. 생존 앞에서 인간성이 훼손되고 유린되는 전쟁의 광포함에 대한 고발과 증언 등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전쟁의 무모함과 폭력성일 것이다. ‘정찬우’ 한 개인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 한국전쟁의 참상과 상흔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우리의 과거이자 현재형이라는 사실을 새삼 기억하게 하는 소설이다.
정세환 양명고 교사
곽 기자의 사진클리닉
Q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제목을 ‘단 하나의 둘’로 붙여보았습니다. 앞으로 둘이 같이 있는 여러 사진을 연작으로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들려주십시오.
최서현 인천 중구 운서동
A 안정적이고 편안한 사진입니다. 장점이 많습니다. 우선 하늘과 바다(강일 수도), 그리고 두 명이 앉아 있는 땅까지 3등분으로 공간을 나눈 것이 눈에 쏙 들어옵니다. 게다가 땅도 잔디밭과 보도블록 부분으로 공간 나누기를 했으니 더욱 조화가 뛰어납니다. 여성의 옷 무늬와 보도블록 무늬가 비슷하게 보이는 점도 좋죠. 이 사진의 완성은 여성이 손을 짚고 있는 것에 있습니다. 우리가 편안하다고 느낄 수 있는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단 하나의 둘’이란 테마가 있다는 것은 좋은 작업 방식입니다. 한 장씩 찍어서 완성도를 획득하기보다 테마로 엮어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미래지향적 사진 생활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사진 공감’과 ‘독후 공감’, ‘곽 기자의 사진 클리닉’은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꾸며지는 곳입니다. 보여주고 싶은 순간은 ‘사진 공감’에, 읽은 책에서 느낀 감동을 나누고 싶은 글은 ‘독후 공감’에, 조언을 듣고 싶은 사진은 ‘곽 기자의 사진 클리닉’에 실립니다. 이메일(gonggam@hani.co.kr)로 보내도 되고 사진마을 참여마당(http://photovil.hani.co.kr/participation)에 올려도 됩니다. ‘사진 공감’과 ‘독후 공감‘에 선정된 분께는 문화 상품권을 드립니다. 상품권 발송을 위해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같이 보내주십시오.
<위클리 공감>은 독자 여러분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난 소감, 제안 등 다양한 의견을 이름, 주소, 전화번호와 함께 2월 20일까지 이메일(gonggam@hani.co.kr)로 보내주십시오. 다음 호 제작에 반영하겠습니다. 선정된 분께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우편을 통해 아래 주소로 보내주셔도 됩니다.
서울특별시 마포구 효창목길6 한겨레신문사 4층 매거진랩부 <위클리 공감>편집부 앞(우 04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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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