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 정부 예산안이 발표된 후 희망을 키우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장애인과 이들을 돕는 사람들이다. 장애인 고용 촉진과 일자리 확대, 평생교육 기회 제공과 장애인연금 인상 등 장애인 지원이 강화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장애인은 물론 장애인을 후원하고 있는 사회적기업들의 기대감 역시 크다. 지난 9월 15일, 장애인에게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며 이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자립해 살아갈 수 있도록 후원하는 사회적기업 ‘(사)장애청년 꿈을 잡고’의 관계자들과 장애인들을 만났다. 이들을 통해 내년 정부 예산안에 담긴 장애인 지원 강화에 대한 기대감과 희망을 들어봤다.
‘장애청년 꿈을 잡고’는 발달장애인들에게 바리스타 교육을 제공하고, 이들을 바리스타로 직접 채용해 자립할 수 있도록 후원하는 커피전문점 ‘나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장애청년 꿈을 잡고는 안산과 일산, 과천, 수원, 구리, 성남, 의정부 등 경기도를 중심으로 13개의 ‘나는 카페’를 운영 중이다. 이곳에 정식 직원으로 채용돼 일하고 있는 발달장애인 바리스타가 40명이다. 직원이 60명인 기업이 중증 장애인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40명의 장애인을 바리스타로 키워 정식 직원으로 채용한 것이다. 장애청년 꿈을 잡고가 보여주는 이 같은 장애인 일자리 확대 노력을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 2012년 고용노동부가 장애청년 꿈을 잡고를 ‘사회적기업’으로 지정했고, 올해 7월에는 장애인고용공단이 ‘장애인 고용 우수사업주’로 선정했다.
▶ 장애인 카페 ‘나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장애청년 꿈을 잡고’ 배상호 본부장 ⓒC영상미디어
경기 의정부시 용현동 한국전력 경기북부지사 1층에 자리 잡은 ‘나는 카페’에서 만난 ‘장애청년 꿈을 잡고’ 배상호(43) 본부장은 “정부가 밝힌 내년도 예산안은 장애인과 장애인 일자리를 꾸준히 확대해온 사회적기업들 모두에 단비 같은 희소식”이라고 했다. 배 본부장은 “예산안 중 특히 중증 장애인 고용 장려금 확대와 장애인 직업 능력 향상, 평생교육 기회 확대를 위한 예산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며 “이 예산은 장애인들이 우리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라고 했다.
장애인에게 좋은 일자리 늘어날 것
배 본부장은 “결국은 장애인도 자립해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렇게 장애인이 자립하는 과정에서 가장 현실적인 힘이 되는 게 일자리, 특히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점에서 그는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을 초과해 남성 중증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주에게 정부가 현재 월 40만 원인 고용장려금을 내년부터 50만 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은 장애인의 일자리 확충과 안정적 고용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배 본부장의 말이다. “장애인에게 좋은 일자리의 기준이 뭘까요?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일자리, 아니면 육체적으로 조금은 편한 일자리일까요. 아닙니다. 다른 걱정 없이 언제나 일할 수 있는 고용이 안정된, 오래 일할 수 있는 일자리입니다. 이런 일자리를 통해 장애인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립 기반을 만들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장애인이 고용 불안 없이 오래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들은 현실적인 고민이 있다. 장애인, 특히 다수의 중증 장애인을 지속적으로 고용하는 데 따르는 인건비와 제반 경비 같은 부담이다. 특히 이윤을 극대화하기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사회적기업의 경우 장애인을 위한 좋은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배 본부장은 “장애청년 꿈을 잡고 역시 이 같은 고민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게 현실”이라며 “그러나 내년도 예산안에서 중증 장애인 고용장려금 인상 같은 장애인 고용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확인하고 희망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정부의 예산안에 장애인에 대한 평생 교육에 의지가 담겨 있다는 점도 높이 평가했다. 장애인이 우리 사회 구성원로서 자립하는 데 있어 지속적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은 안정된 일자리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게 배 본부장의 설명이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은 다른 존재가 아니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이웃이다. 배 본부장은 이런 우리의 이웃, 장애인들이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게 정부의 장애인 지원 강화 정책이 앞으로도 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장애인연금 예산 756억 원 늘어난 6356억 원 편성
장애인 고용촉진과
안정적 일자리 확대 예산 늘어
정부가 밝힌 내년도 예산안 중에는 장애인 고용안정과 복지 향상 관련 예산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산 규모의 증가는 물론 장애인들이 우리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이들의 자립 기반을 마련해주기 위한 지원을 늘리겠다는 예산안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내년 예산안 가운데 장애인 관련 예산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장애인 고용 촉진과 안정적 일자리 제공에 대한 부분이다.
■ 장애인 고용장려금 인상
장애인 고용 촉진과 일자리 확대 등 안정적 일자리 마련을 위해 예산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장애인들의 고용 촉진을 위해 정부는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민간 2.9%, 공공 3.2%)을 초과해서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주에게는 고용 장려금을 현재보다 더 지급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현재 중증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주에게 현재는 월 40만 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50만 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 장애인 교육 기회 확대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통해 장애인을 위한 실질적 교육 기회 확대와 직업 능력 향상을 위한 예산을 편성했다. 장애인 평생교육 현황 조사와 장애유형·특성별 평생교육 프로그램 개발, 교재 개발 등을 지원한다, 또 발달장애인 평생교육 과정 개발과 장애인 평생교육 관련 인력 능력 개발 등을 위한 국가장애인 평생교육진흥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13억 14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여기에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장애인 등 우리 사회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바우처 지원 사업 예산도 새롭게 편성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53억 9100만 원의 예산을 투자할 계획이다.
■ 장애인연금 인상
장애인 고용 촉진과 안정적 일자리 확대와 장애인 평생교육 기회 확대를 위한 예산과 함께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장애인연금 인상이다. 정부는 내년 4월부터 장애인연금을 기초연금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정부가 내놓은 예산안에 따르면 현재 20만 6000원인 장애인연금이 내년 4월부터 4만 4000원 인상돼 25만 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인상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지원 대상 역시 올해 35만 2000명에서 내년에는 35만 5000명으로 3000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이를 위한 내년도 예산으로 6356억 원을 편성했는데, 이것은 5600억 원이던 올해 예산보다 756억 원, 즉 14%가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장애인연금 예산의 확대는 장애인의 안정적 삶을 위한 안전판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동진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