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차 소비량은 웰빙 수요에 따라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2007년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정체된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차 산업 발전 및 차 문화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해 우리 차의 산업화와 명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정체돼 있던 차 산업이 신동력산업으로서 활력을 되찾게 하는 적극적인 행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15년 ‘한국 차 산업 발전 및 차 문화 진흥법’(이하 ‘차 산업법’)을 제정해 차 산업과 차 문화 발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국내 차 소비와 문화가 음용차 중심의 기능성 제품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지적, 미약한 차 문화, 일본과 중국에 비해 낮은 수출 경쟁력, 소규모 유통의 한계 등 직면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소비량은 10년 전부터 감소세, 생산량은 3600톤 유지
국내 차 소비량은 웰빙 수요에 따라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2007년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정체된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자료에 따르면 1인 연간 차 소비량은 2000년 31g에서 2007년 79g으로 증가한 이후 2010년 72g, 2012년 73g, 2015년 70g으로 나타났다. 소비·문화적인 차원에서 살펴보면 국내산 녹차는 맛과 향을 향유하는 것보다는 손쉽게 침출해 음용하는 소비 형태를 보이고 있다.
2015년 기준 국내 차 수출은 물량 287톤, 금액 432만 9000달러이며, 수입은 807톤, 980만 달러 수준이다. 주 수출 국가는 독일·중국·미국·일본, 품목은 녹차(70%)와 홍차이고, 주 수입 국가는 중국·인도·미국, 품목은 대부분 홍차(95%)다.
유통 형태는 농가와 다원에서 직접 가공한 후 소비자에게 직판하거나 농협·제다업체에서 생엽을 수매·가공한 후 도소매 직판 또는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하는 식이다. 지역별로 보면 전남 보성은 생산자 조합에서 수매, 경남 하동은 농협 및 개인 업체에서 협의 수매한다.
국내 차 재배 면적과 생산량은 꾸준히 증가하다 2007년 이후 감소했다. 그러나 생산량은 3600톤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산지인 전남 보성, 경남 하동, 제주가 전체 면적의 90% 이상을 차지하나 최근 온난화 현상으로 정읍, 구례, 고창 등으로 재배 지역이 확산되는 추이다.
한편 국내 차 소비는 음용차 중심으로, 기능성 제품 개발이나 차 문화 등과 연계한 다양한 수요 창출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녹차 중심의 음용차 소비로 혼합차, 가향차 등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에 부합하지 못하고, 커피나 다른 대용차에 비해 제품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다도, 다례, 차 문화 행사 등이 차 소비로 연계, 확산되지 못하는 실정이기도 하다. 또한 차 재배 농가가 대개 소규모 영세 경영 및 비기계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대부분이 재래종 다원으로 제다 시설이 노후하고 산지 차밭이어서 경쟁력 향상에 한계가 있으며, 노동력 감소와 노령화로 수확 작업 비용이 상승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현재 농촌진흥청, 전남농업기술원, (재)하동녹차연구소에서 우수 품종 개발 등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보성다향대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직접 딴 찻잎을 손질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
10년 계획으로 추진 중인 차의 명품화·세계화
농림축산식품부는 작년 12월 27일, 차 산업 부흥을 통한 신동력산업 육성 및 국민 건강 향상을 위한 ‘차 산업 발전 및 차 문화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은 ‘차 산업 발전 및 차 문화 진흥에 관한 법령’ 제정·시행(2016년 1월 21일)에 따라 수립한 법정계획으로, 향후 10년 차 산업 발전 및 차 문화 진흥을 위한 기본목표 및 추진 방향을 담았다.
차 산업화 및 명품화를 통해 10년 후 생산액과 수출액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해 생산액 1200억 원, 수출액 100만 달러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고품질 산업화를 통해 품질·가격 경쟁력을 높이하고, 한국 대표 명차를 육성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며, 차세대(어린이, 청소년)를 대상으로 차 문화 교육과 연계해 소비 기반을 확대하는 추진 방향으로 3개 분야 10개 세부 추진 과제를 선정했다.
분야별 세부 추진 과제를 살펴보면, 고품질 산업화를 추진하기 위해 주산지 중심 차 산업화 단지를 육성하고 품질 고급화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화학비료 절감 등 품질 고급화, 친환경 인증 확대 등 안전성 강화, ICT 융복합 기술 지원 등을 통해 소비자의 신뢰를 향상하고 생산 기반을 조성해 국내 수급 안정을 도모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주산지 기계화 및 생산 산업화 단지 육성, 재배·생산 시설 현대화, 차 전문 유통센터 건설 등 산업화 기반을 구축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한다.
지역 명차 브랜드를 한국 대표 명차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사업도 추진된다. 한국 명차 우수 품종을 개발·보급해 수출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수출 활성화를 위해 녹차뿐 아니라 홍차 등 수출전략 품목을 다양화하며, 차 기능성 소재 제품 개발 등 신수요 창출을 위한 R&D를 추진하고 차 수출 전문조직 육성과 현지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한다.
마지막으로 차 소비문화 확대를 위한 정책으로는 생활 속 녹차 대중화를 위해 다중시설 시음사업, 학교급식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고, 차세대(어린이, 청소년) 대상 다도·다례 교육 등으로 차 문화를 보급함으로써 차 소비 저변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지속적인 차 산업 발전 및 차 문화 진흥을 위해 생산자·소비자 대상 차 관련 교육과 차 산업 및 문화 진흥을 견인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훈련기관 및 전문 인력 양성기관도 지정·운영한다.
▶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열리는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 기존의 티타임 때 준비됐던 커피 외에 녹차가 새로이 등장했다. ‘우리 차를 알리자’는 의미에서 지난 8월 7일 수석·보좌관 회의 때부터 준비됐다. ⓒ연합
차 교육훈련기관·전문 인력 양성기관 지정 & 차 품질표시제 실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는 차 산업 발전 및 문화 진흥을 위해 올해부터 차 교육훈련기관 및 차 전문 인력 양성기관 지정을 대폭 확대하고, 차 품질표시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차 산업 발전과 차 문화 진흥을 위해 지정된 교육훈련기관은 소비자 또는 차 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차와 관련된 기술 등을 보급 또는 전수하는 교육을 실시하며, 전문 인력 양성기관은 차 관련 창업, 취업, 마케팅 등에 종사할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차 품질 등의 표시 조사는 2017년 1월 1일부터 실시됐다. 찻잎의 채취 시기에 따라 우전, 곡우, 세작, 중작, 대작으로 표시할 수 있으며, 찻잎 채취 시기인 4월부터 전국 300여 개 차 생산업체를 대상으로 차 품질표시 준수 여부를 정기적으로 조사해 위반품이 시중에 유통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소비자를 보호한다. 표시 기준 위반자에게는 정도에 따라 경고, 표시 변경 등의 처분을 하며,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에는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임언영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