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미사일을 둘러싸고 미·북 간 극한 대치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정부가 위기 해결을 위해 총력 대응을 하고 있다. 굳건한 한미동맹에 기초해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는 기조 아래 평화적 해결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은 안 된다”며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고, 누구도 대한민국의 동의 없이 군사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고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8월 1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2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이 최우선이고 정의라는 정부의 원칙은 확고하다”며 “정부는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이 점에서 우리와 미국 정부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평화적 해결 원칙이 흔들리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한층 강화하고 국방력이 뒷받침되는 굳건한 평화를 위해 우리 군을 더 강하게, 더 믿음직스럽게 혁신해 강한 방위력을 구축할 것”이라면서 “한편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 군사적 대화의 문도 열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와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월 15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 김구 묘역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
“한반도 평화, 무력으로 오지 않는다”
특히 “북핵 문제 해결은 핵 동결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적어도 북한이 추가적인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해야 대화의 여건이 갖춰질 수 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와 압박의 목적도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지 군사적 긴장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8월 14일 미·북 사이에 긴장이 고조된 이후 내놓은 첫 메시지에서도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한반도의 평화는 무력으로 오지 않는다”며 “평화와 협상이 고통스럽고 더디더라도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북을 향해 “북한은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고 도발과 위협적 언행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경우 남북 간 교류 협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우리 민족의 밝은 미래를 함께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익이 최우선이고 대한민국 국익은 평화”라며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안 된다.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미동맹은 평화를 지키기 위한 동맹”이라며 “미국 역시 현재의 사태에 대해 우리와 같은 기조로 냉정하고 책임 있게 대응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점에서 우리와 미국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리고 “위기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유사시 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은 방한 중인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을 청와대에서 만났다. 문 대통령은 1시간 동안 이어진 자리에서 던퍼드 합참의장에게 “굳건한 한미동맹에 기초해 북핵과 미사일 문제 등 한반도 위기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한반도 안보 상황은 북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로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고 실재하는 급박한 위협”이라며 “북의 추가 도발에 대해선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 태세를 근간으로 강력히 대응해나가자”고 했다.
한·미 군사당국 간 긴밀한 공조 유지
던퍼드 합참의장은 “미군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미국 정부의 외교적·경제적 압박을 지원하는 데 우선적 목표를 두고 있으며, 이런 노력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군사적 옵션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모두가 현 상황을 전쟁 없이 해결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미군의 대응과 조치는 한국과 긴밀히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도 8월 16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동맹의 대응능력 강화와 긴밀한 공조체제 유지와 한미동맹의 상호보완적 발전 등을 논의했다. 송 장관은 “한미동맹 강화와 상호보완적 발전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며 “현재처럼 엄중한 한반도 안보환경 속에서 북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무엇보다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력하게 유지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매티스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미국은 외교적·경제적 대북압박 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어떤 조치가 이뤄지든 사전에 송 장관과 긴밀히 협의해 조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또 미국은 모든 범주의 능력을 사용해 북한의 어떠한 공격으로부터도 대한민국을 완벽하게 방어할 것이라는 굳건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했다.
국방부는 두 장관이 상호 간 긴밀하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달 말 워싱턴에서 직접 만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미사일 지침 개정, 전작권 전환 등 한미동맹 현안과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한미동맹과 국제사회의 한층 더 단호한 대응에 직면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이와 함께 북한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에 있어 한미 군사당국 간 긴밀한 공조체제를 지속 유지하면서 동맹 차원의 결정을 함께 해나가기로 했다.
2017 을지연습, 8월 21일부터 24일까지 실시
을지연습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 발생 시 국가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비상대비계획을 검토·보완하고, 전시임무 수행절차를 숙달시키기 위해 연 1회 전국 단위로 실시하는 비상대비훈련이다.
올해로 50번째를 맞는 을지연습은 8월 21일부터 24일까지 3박 4일간 전국적으로 실시하며, 이번 연습에는 시군구 이상의 행정기관과 공공기관·단체, 중점관리 대상업체 등 4000여 개 기관에서 48만여 명이 참여한다.
이번 을지연습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안보 상황과 전년도 연습 결과 개선과제 등을 반영해 국가위기관리 및 국가총력전 대응역량을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아울러 정부종합상황실과 국방부 상황실과 협조회의를 통해 정부-군사 연습 간 연계를 강화하고, 기존 메시지에 의한 연습을 1회성 단순조치가 아닌 변화되는 상황처리가 가능토록 군 전쟁놀이 모형(워게임 모델)을 활용한 도상연습을 시·도에서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또한 국가 중요시설 방호와 테러 대비 민관군경 통합훈련을 강화하는 한편으로, 행정·공공기관, 민간 분야 사이버 테러와 위치확인시스템(GPS) 전파교란 대응훈련 등 최근 테러 양상에 따른 대응훈련을 강화했다. 접적지역 주민 이동 훈련, 포격 공격 대비 주민 대피훈련 등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실제 훈련과 각종 생활 안전사고 발생 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국민 눈높이에 맞는 주민 참여 훈련도 다양하게 실시한다.
오동룡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