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기 때문에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눈, 얼음, 제철 먹거리 등 이 계절에만 만날 수 있는 것이 많다. 어둠이 깔린 밤하늘을 밝히는 빛 축제가 전남 보성에서 열린다. 어느덧 16회째를 맞은 ‘보성차밭 빛 축제’는 이제 보성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차문화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빛 축제는 12월 14일부터 2019년 1월 13일까지 계속된다. 1999년 12월 밀레니엄트리를 세운 것이 한국 기네스북에 등재된 것을 시작으로 계속 축제의 명성을 유지해오고 있다. 올해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에서 모티프를 얻어 흰 눈으로 덮인 차밭에 알록달록한 불꽃을 수놓은 ‘마법의 겨울왕국’이 펼쳐진다. 추위를 이겨내고 피어난 1만 송이 LED 차꽃이 관람객을 겨울왕국으로 이끈다.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연출한 차밭과 차밭 능선을 따라 비탈면에는 영상이 설치된다. 한국차박물관 광장에는 각양각색의 눈사람과 디지털 차나무 가 차밭과 건물, 공원과 한데 어우러지며 풍성한 광경을 연출한다. 멀리 우주의 세계를 재현한 은하수 빛 터널과 실내정원에 있는 특수조명은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새로 선보이는 에어돔 하우스는 소망카드, 빛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광객에게 즐거운 체험 공간을 제공한다. 주말과 크리스마스에는 파이어 판타지, 가든 판타지 같은 공연도 펼쳐진다.
▶ 2 전남 보성군에서 열리는 ‘보성차밭 빛 축제’에서 화려한 불빛이 차밭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조선DB
3 크리스마스트리문화축제를 찾은 관람객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조선DB
4 크리스마스트리문화축제를 찾은 관람객이 트리에 소원을 적은 카드를 걸고 있다. ⓒ조선DB
5 보성차밭 빛 축제에 설치된 빛 터널을 걷는 관광객들 ⓒ조선DB
겨울의 주인공인 눈과 얼음을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축제도 있다. 충남 청양에 있는 ‘얼음산’ 칠갑산에서 열리는 ‘칠갑산 얼음분수축제’다. 얼음분수축제는 남녀노소 모두 즐기기 좋지만 특히 아이들이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커다란 얼음분수가 만들어놓은 알프스 성에 얼음조각이 된 동화나라 캐릭터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어디 그뿐인가. 눈썰매, 얼음썰매, 짚라인, 승마체험은 물론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크게 인기를 끌었던 얼음 봅슬레이 등 다양한 놀이가 기다리고 있다. 칠갑산에서 땀날 만큼 신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1 경기 연천군에서 열리는 ‘연천구석기겨울여행’에 설치된 눈조각상 ⓒ연천구 석기겨울여행준비위원회
2 강원 평창에서 열리는 ‘평창송어축제’에서 얼음 낚시를 하고 있는 관광객들 ⓒ조선DB
3 연천구석기겨울여행 전시장 입구 ⓒ연천구석기겨울여행준비위원회
4 강원 인제군에서 열린 ‘인제빙어축제’에서 얼음 썰매를 즐기는 아이들 ⓒ조선DB
겨울철 가장 맛 좋은 횟감인 송어가 주인공인 축제도 있다. 부드럽고 쫄깃쫄깃한 식감의 송어를 맛보고 싶다면 강원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에서 열리는 평창송어축제로 가보자. 이번 축제는 12월 22일에 개막해 내년 1월 27일까지 한 달 넘게 이어진다. 평창송어축제의 백미는 얼음낚시다. 텐트낚시, 일반 낚시 등 총 네 구역으로 구성된 얼음낚시터에서 짜릿한 손맛을 경험할 수 있다. 해가 거듭될수록 인기 있는 송어 맨손잡기에는 총 111돈의 황금을 경품으로 걸었다. 낚시터 옆에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눈썰매장과 얼음썰매장이 준비돼 있어 겨울스포츠를 즐기기에 좋다.
강원 인제군에서는 빙어축제가 열린다. ‘겨울축제의 원조’라 불리는 인제빙어축제는 가족단위 방문객이 주로 찾는 대표적인 가족형 겨울축제다. 빙어사냥, 눈 놀이터, 얼음 놀이터, 낭만쉼터, 두메산골, 빙판 대회장 등이 테마별로 나뉘어져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은 점을 고려해 1970~1980년대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청춘다방, 추억의 내무반, 시골장터 같은 중·장년층을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따뜻한 경남 거제시에서는 겨울철 별미인 대구를 맛볼 수 있는 ‘거제대구수산물축제’가 열린다. 거제 대구는 조선시대 왕에게 진상품으로 올렸을 만큼 맛이 뛰어난 생선이다. 찬바람에 얼어붙은 몸을 녹일 뜨끈한 생대구탕을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것만 해도 겨울철 거제를 방문할 이유가 충분하다.
이번 겨울 처음으로 열리는 지역축제도 있다. 충북 제천시에서 열리는 ‘제천 겨울 벚꽃 및 얼음 축제’다. 제천의 대표 관광지인 의림지 일원에서 얼음조각, 이글루, 얼음부표다리 등 얼음을 주제로 한 ‘의림지 얼음축제’와 LED 조명으로 벚꽃터널과 벚꽃거리 일대를 환하게 밝힌 ‘겨울 벚꽃축제’가 열린다.
▶ 5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인 경북 군위군 미성리 일대 ⓒ메가박스 6 경북 봉화군 산타마을에 설치된 루돌프와 썰매 ⓒ봉화군
경북 봉화군 분천에 있는 산타마을을 방문하는 것도 추천한다. 다만 자동차를 타고 가는 게 아니라 꼭 기차로 여행을 해야 한다. 산타마을이 있는 분천역을 지나는 백두대간 협곡열차를 타야 겨울의 진풍경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경북 봉화는 우리나라에서 추운 걸로 둘째라면 서러운 지역이다. 때문에 추위를 만만하게 보고 가서는 안 된다. 여행 뒤에 앓아눕지 않으려면 발목까지 오는 롱패딩에 목도리로 둘둘 감고 가는 것이 좋다. 기차를 타고 분천역에 내리면 연말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산타클로스 조형물과 루돌프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분천은 2013년 스위스 체르마트와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산타마을로 변신했다. 아직은 규모가 크지 않아서 분천역 주변의 산타 구조물과 풍차놀이터, 눈썰매장, 눈꽃마차, 작은 카페가 있는 정도지만 소박한 정취를 느끼기엔 그만이다. 산타마을은 12월 22일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 문을 연다.
전국 각지에서 즐기는 신나는 겨울
기차여행으로 떠나기 좋은 곳은 강원 영월군에도 있다. 영월군 석항역에서는 12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따뜻하게 연말을 보낼 수 있는 크리스마스 축제가 열린다. 다양한 수공예품과 푸드트럭 음식 등 체험프로그램을 비롯해 옛 탄광, 별마로천문대 등 영월 지역 유명 여행지를 돌아볼 수 있는 시티투어도 진행된다.
▶ ‘부산크리스마스트리문화축제’가 열리는 부산 중구 남포동 일대에 연말 분위기가 가득하다. ⓒ조선DB
도시에서 열리는 축제도 있다. 부산에서는 중구 남포동 일대에 화려한 조명을 단 성탄트리가 반기는 ‘부산크리스마스트리문화축제’가 내년 1월 6일까지 37일 동안 열린다. 축제의 메인인 크리스마스트리는 높이 20m에 달한다. 거기에 범선으로 맞이하는 오프닝 게이트, 부산을 상징하는 파도 등이 대표적인 쇼핑거리인 남포동에 연말의 훈훈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축제 장소 인근에는 자갈치시장, 국제시장, 용두산공원 등 부산의 관광명소가 있어서 부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이 기간에 방문해볼 것을 추천한다.
겨울에 물든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면 농촌 여행이 좋다. 경기 양평군 질울고래실마을에는 조선시대 겨울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있다. 산에서 직접 나무를 캐다 불을 피우고 요리를 해먹는 ‘나무꾼 체험’과 움집에 피워놓은 모닥불에서 옥수수와 밤을 구워 먹을 수 있는 체험 활동이 기다리고 있다.
약 1만 년 전 빙하시대를 재현해놓은 곳도 있다. 경기 연천군에서 열리는 ‘연천구석기겨울여행’이다. 연천은 한반도에 인류가 최초로 살았던 흔적이 있는 곳이다. 환영의 마당, 공룡의 세상, 동물의 세상, 구석기 세상, 환상의 세상, 소망의 광장으로 나눠 각 부문에 맞는 볼거리와 체험행사가 열린다. 환영의 마당에서는 다양한 눈 조각품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공룡의 세상에서는 구석기시대에 인류와 공존했던 공룡 모양의 조각품이 있다.
구석기시대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도 있다. 구석기시대 바비큐 체험뿐 아니라 석기 제작과 고고학자 직업 체험도 마련됐다. 이 밖에 선사시대 체험, 열기구 체험, 빙어 잡기 행사가 준비돼 있다.
강원 평창군 어름치마을에도 생생한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마을 인근에 있는 백룡동굴 탐사뿐 아니라 동강에서 서식하는 민물고기를 관찰하는 야간탐사 패키지다. 야간투시경, 열화상 카메라로 야생동물을 보고 민물고기를 관찰하는 체험은 어름치마을에서 가장 핫한 프로그램이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인 경북 군위군에서는 1960~1970년대 생활상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달고나 만들기, 옛날 오락기, 사격장, 다방 카페 체험은 그 시절 분위기를 그대로 느끼게 한다. 또한 고무줄놀이, 굴렁쇠 굴리기 등 요즘 아이들에게는 생소한 놀이를 하며 뛰어놀 수 있는 놀 거리도 있다. 무엇보다 영화에서 봤던 장소를 찾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북 무주군에서는 초리넝쿨마을에서 ‘초리 꽁꽁놀이 축제’가 열린다. 12월 22일부터 내년 2월 10일까지 연날리기를 비롯해 윷놀이, 팽이치기, 줄타기, 밤 구워 먹기 같은 농촌마을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맷돌로 간 원두로 커피를 내려 마시는 색다른 체험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