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이익을 얻고자 요행을 바람’, 사행(射倖)의 사전적 의미다. 단어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할 순 없지만, 대다수는 사행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린다. 2006년 전국을 뒤흔든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가 대표적이다. 당시 바다이야기는 강한 중독성 탓에 많은 이용자의 과도한 투기를 부추겼고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졌다. 사행산업의 건전한 측면을 무색하게 했을 정도다. 이에 정부는 2007년 사행산업을 통합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는 기구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를 발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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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감위의 역할은 건전한 레저산업으로서의 사행산업을 발전시키는 한편 불법 사행산업을 감시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합법 사행산업은 카지노업, 경마, 경륜·경정, 복권, 체육진흥투표권, 소싸움 등 7종으로 업종별 개별 법령에 따라 정부의 사전승인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승인받은 운영 주체가 아닌 경우 불법 사행산업으로 분류된다.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은 사감위는 사행산업의 건전화와 도박 중독 예방 및 치유의 제도적 기반 마련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럼에도 국내 사행산업 규모가 꾸준히 확장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2016년 총매출액 기준 합법 사행산업 규모는 22조 원, 2006년(12조 원) 대비 1.8배 늘어난 수치다. 불법 도박시장의 경우 2015년 기준 83조 8000억 원으로 합법 사행산업(2015년 기준 20조 5000억 원)의 약 4배다. 또 2016년 사행산업 이용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박 중독 유병률은 5.1%로 외국에 비해 2~3배 높다. 20세 이상 성인 인구 중 약 197만 명 정도가 도박 문제를 경험한다는 의미다. 사감위의 수장 박경국 위원장의 책임감이 더욱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불법 도박은 가정 파괴와 근로의식 저해 문제를 초래하고 불법 도박 자금이 조직범죄 운영자금으로 이용되는 등 사회경제적 폐해가 심각하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감위는 불법 도박 사이트를 신속하게 차단하고 불법 도박 연계 계좌 거래를 정지시키며 신고 포상금을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논의 중입니다.”
사행산업 건전화를 통한 건강 사회 구현
사감위는 청소년 도박 해결에도 다각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환경 분석을 바탕으로 전략과 대책을 수립해 도박 중독 예방 치유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교육부, 법무부 등 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예방 치유 인력을 양성하는 등 안전보호망 조성에 만전을 기한다. 아울러 전국 11개 지역센터와 19개 민간 상담기관, 40개 연계 병원을 통해 전문적인 치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온라인 상담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등 구체적인 체계를 구축한다. 도박 문제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 활동, 도박 문제 해결을 위한 예방교육의 활성화, 캠페인 전개 등도 추진한다.
사감위가 펼치는 정책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행산업 건전화를 통한 건강한 사회 구현’이다. 건전한 사행산업이 주는 행복과 즐거움이 분명히 존재하며, 합법 사행산업에서 생기는 수익이 공익 재원으로 사용된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조명하려는 것이다. 사행산업 총량제와 전자카드 제도가 대표적이다. 총량제는 사행산업의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정한 상한 또는 최고한도로, 매출 총량제와 영업장 수 총량제로 나뉜다. 전자카드는 사행산업 이용자의 과도한 베팅을 방지하고 도박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자기 제한 한도 설정, 구매 기록 조회 등의 기능을 탑재한 시스템이다.
불법 사행 행위를 신고할 수 있는 통로, 전화(1855-0112)도 주목할 점이다. 포상금은 신고에 대해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는 경우 사행 행위 신고 대상과 포상금 기준에 따라 지급된다. 도박 문제로 전문 상담이 필요한 사람은 24시간 헬프라인(1336)을 이용하면 된다.
박 위원장은 “사감위는 지난 10년 동안 사행산업 건전화를 이끌어온 만큼 앞으로의 행보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불법 사행산업 감시와 신고에 많은 힘을 실어달라”고 국민에게 당부했다.
이근하 | 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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