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귀환>은 전쟁이 터지기 전 아름답고 순수했던 학창 시절을 향한 그리움을 1막 내내 그려낸다. 극중 해일과 승호, 진구, 해성은 서로의 일부이거나 전부다.
‘동족상잔의 비극’이라 불렸고,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을 남긴 전쟁. 1950년 6월 25일 새벽 기습 시작된 6·25전쟁은 1953년 7월 27일 막을 내리며 총 3년 1개월 동안 이어졌다. 그사이 14만여 명의 대한민국 국군은 전장에서 죽음을 맞아야 했다. 이들 가운데 수습되지 못한 전사자의 유해는 13만 3000여 위. 유해발굴 사업을 통해 1만여 위의 유해를 발굴했으나,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12만 3000여 위의 호국 영웅이 산야에 묻혀 있다. 70여 년의 세월 동안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는 한 편의 뮤지컬로 제작돼 수많은 관객에게 전쟁의 긴박함과 함께 유해발굴의 숭고함을 느끼게 한다.
11월 17일 순국선열의 날을 앞두고 10월 22일 첫 무대에 오른 뮤지컬 <귀환>(부제: 그날의 약속)은 이처럼 6·25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으나 미수습된 ‘다부동 전투’ 전사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뮤지컬 <귀환>은 전쟁이 터지기 전 아름답고 순수했던 학창 시절을 향한 그리움을 1막 내내 그려낸다. 극중 해일과 승호, 진구, 해성은 서로의 일부이거나 전부다.
개막과 함께 작품성에 대한 호평으로 연일 매진을 이어가던 11월 1일, 대극장 무대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군 복무 중인 연예인 김민석(엑소 시우민), 조권(2AM), 김민석(배우), 윤지성(워너원) 등을 포함한 30여 명의 장병과 함께 이정열, 이지숙 등 실력파 배우가 총출동해 자리를 채운 압도적인 무대였다. 작품은 뮤지컬 <신흥무관학교>로 11만 관객 동원의 흥행을 기록한 육군본부의 주최로 이희준 작가, 박정아 작곡가, 김동연 연출, 신선호 안무감독, 채한울 음악감독이 하나로 뭉쳐 최고의 호흡으로 공연한다고 알려져 주목을 받았다.
▶유해발굴 현장|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미수습 유해 아직도 12만 3000여 위
공연은 6·25전쟁 참전 용사 승호가 전사한 전우들의 유해를 찾아 다부동 일대 산을 헤매는 것으로 시작됐다. 다시 찾으러 오마 다짐했던 그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평생을 바친 승호의 모습에 관객은 숨을 죽였다. 이내 흐느낌으로 바뀐 관객석의 공기는 공연장을 파고들었다. 3년 넘게 이어진 6·25전쟁 가운데에서도 다부동 전투는 가장 치열하고 처참했다고 일컬어진다.
당시 경상북도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와 학산리(유학산)에서 북한군의 대공세에 몰린 대한민국 국군은 큰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낙동강 전선을 지켜냈다. 이로써 북한의 적화통일을 막고 추후 반격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수많은 가슴 아픈 사연을 남겼다. 작품은 참전 용사 승호의 현재와 6·25전쟁의 한가운데 소용돌이쳤던 과거가 교차하며 시시각각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됐다. ‘약속’의 노래로 수놓은 마지막 장면에서는 관객의 기립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귀환>은 극중 그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평생을 바치는 6·25전쟁 참전용사 승호를 통해 ‘마지막 한 분을 모시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유해발굴 사업의 소명을 담는다.
뮤지컬 <귀환>은 관객에게 6·25전쟁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오늘의 자랑스러운 대한민국과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게 해준다. 특히 공연장 로비에 전시된 실제 6·25전쟁 전사자들의 유해발굴 사진과 유품은 그분들의 유해발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날 친구와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는 대학생 이지윤(23) 씨는 “오늘 공연을 통해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을 뿌리내리게 한 호국 영웅의 충성과 용기, 희생정신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며 “6·25전쟁이 남긴 전사자의 유해 13만여 위의 마지막 한 분까지 반드시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귀환>은 전사한 전우들의 유해를 찾아 다부동 일대 산을 헤매는 현재의 승호와 6·25전쟁의 소용돌이에 뛰어든 과거의 승호, 해일, 진구, 해성의 이야기를 교차한다. 과거와 현재 인물이 한 무대에 공존하는 모습으로 여운을 남긴다.
부대 전우들과 단체 관람을 왔다는 육군 모 사단 김 아무개 상병은 “과거 전쟁의 한가운데서 끊임없이 고뇌하던 청년 승호와 이후 살아남아 친구들의 유해를 찾아 평생을 헤매는 현재 승호의 모습에서 참전 용사의 귀환은 우리 모두의 소명임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뮤지컬 <귀환>을 통해 전사자 신원확인을 위한 유가족 유전자(DNA) 시료 채취 참여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뮤지컬 <귀환>은 육군본부의 다섯 번째 창작뮤지컬이다. 2008년 /mine>/mine> mine="">/>/mine> mine="">/> mine="">/>>/>, 2010년 <생명의 항해>, 2012년 /the>/the> the="">/>/the> the="">/> the="">/>>/>, 2018년 <신흥무관학교>에 이어 선보이는 작품이다. 육군본부는 2018년 10월 장병 소재 공모 및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유해발굴’을 소재로 선정했다. 2000년 4월, 6·25전쟁 5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시작된 유해발굴사업은 2007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창설되며 국가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귀환>은 전사한 전우들의 유해를 찾아 다부동 일대 산을 헤매는 현재의 승호와 6·25전쟁의 소용돌이에 뛰어든 과거의 승호, 해일, 진구, 해성의 이야기를 교차한다. 과거와 현재 인물이 한 무대에 공존하는 모습으로 여운을 남긴다.
“소재 너무 무겁다는 반대도 있었지만…”
이번 창작뮤지컬을 위해 육군본부는 현역 장병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실시해 다양한 끼와 재능이 있는 장병 33명을 선발했다. 그 결과 과거 전쟁의 한가운데서 끊임없이 고뇌하던 청년 승호 역에 이진기(온유, 2사단)·김민석(시우민, 2사단) 일병, 친구들의 경외 대상인 해일 역에 이재균(12사단)·차학연(엔, 육군사관학교) 일병이 출연을 확정지었다.
승호의 가장 친한 친구인 진구 역에 김민석(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이성열(37사단) 일병, 해일의 쌍둥이 여동생 해성 역은 배우 이지숙·최수진이 맡았다. 여기에 살아남아 친구들의 유해를 찾아 평생을 헤매는 현재의 승호 역에는 배우 이정열·김순택이 함께한다.
▶<귀환>은 전사한 전우들의 유해를 찾아 다부동 일대 산을 헤매는 현재의 승호와 6·25전쟁의 소용돌이에 뛰어든 과거의 승호, 해일, 진구, 해성의 이야기를 교차한다. 과거와 현재 인물이 한 무대에 공존하는 모습으로 여운을 남긴다.
승호의 손자 현민 역에 조권(11사단)·고은성(계룡대근무지원단) 상병, 유해발굴단으로 현민을 이끄는 우주 역에는 김성규(22사단) 상병·윤지성(7사단) 일병이 캐스팅됐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주연급 군 장병 외에도 20여 명의 군 장병이 앙상블로 출연해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채운다.
9월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린 뮤지컬 <귀환>의 기자 간담회에서는 공연을 주최한 육군본부 관계자와 김동연 연출, 이희준 작가, 박정아 작곡가 등이 참석해 연출의 방향과 취재 과정 등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육군본부의 박미애 정훈공보실장은 “2020년이 6·25전쟁 70주년이다. 나라를 위해 하나뿐인 목숨을 바치고 아직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호국 영령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 군의 소명이기 때문에 ‘유해발굴’을 소재로 뮤지컬을 제작하게 됐다. <귀환>을 계기로 국민에게는 조국의 소중함을, 장병들에게는 위국 헌신의 정신을 전파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제작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귀환>은 전사한 전우들의 유해를 찾아 다부동 일대 산을 헤매는 현재의 승호와 6·25전쟁의 소용돌이에 뛰어든 과거의 승호, 해일, 진구, 해성의 이야기를 교차한다. 과거와 현재 인물이 한 무대에 공존하는 모습으로 여운을 남긴다.
또 심성율 대령은 “처음에 ‘유해발굴’을 소재로 뮤지컬을 만든다고 했을 때 소재가 너무 무겁다고 반대도 있었고, 상업적인 부분도 우려가 컸다. 그렇지만 더 늦기 전에 이야기를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호국 영웅이나 그분들의 유가족도 이제 시간이 많이 흘러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다”고 밝혔다.
김동연 연출은 “전사자 유해발굴이라는 어려운 이야기지만 결국에는 청춘들의 이야기와 연결된다. 출연 배우들이 대한민국의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청년들이기 때문에 이들이 공감해서 연기할 수 있는 내용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해발굴을 하면 삼각자, 교과서 같은 평범한 학생의 유품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그런 청년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이희준 작가는 “유해발굴단 병사의 인터뷰를 통해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이 그 일을 그냥 군 복무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큰 사명감을 갖고 임한다는 걸 알게 됐다. 또 전우를 찾아다니는 현재 승호가 지금 딱 제 아버지 세대다. 저희 아버지도 학도병으로 참전한 분이라 아버지의 증언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귀환>은 전사한 전우들의 유해를 찾아 다부동 일대 산을 헤매는 현재의 승호와 6·25전쟁의 소용돌이에 뛰어든 과거의 승호, 해일, 진구, 해성의 이야기를 교차한다. 과거와 현재 인물이 한 무대에 공존하는 모습으로 여운을 남긴다.
지방 투어와 장병 위한 순회공연도
이날은 인기 아이돌 그룹 출신의 배우 병사들도 함께 자리했다. 뮤지컬 <신흥무관학교>에 이어 <귀환>에도 출연하는 이진기(온유, 2사단) 일병은 “얼마 전 DMZ 화살머리고지 영웅이었던 남궁선 중사의 안장식에 참석했다. 엄숙한 장례식이었다. 다녀와서 느낀 점은 한시라도 빨리 지금 살아 계신 유족 품에 호국 영웅들의 유해를 찾아 전해드리고 생생한 증언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임감을 갖고 작품과 배역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성규(22사단) 상병과 함께 최우주 역할을 맡은 윤지성(7사단) 일병은 “뜻깊은 작품에 좋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유해발굴에 대해 많은 관심과 제보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귀환>은 12월 1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열린다. 서울 공연 이후에는 지방 투어 및 군 장병을 위한 순회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글·강민진 기자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