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월 21일 “(정상회담) 진전 상황에 따라서는 남·북·미 3국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에 이어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은 회담 (개최) 자체가 세계사적인 일이다. 장소에 따라서는 더욱 극적인 모습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동력 삼아 남·북·미 3국 정상회담까지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과 앞으로 이어질 회담을 통해 우리는 한반도 핵과 평화 문제를 완전히 끝내야 한다”며 구체적인 목표로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북미 관계 정상화 ▲남북 관계 발전 ▲북미 간 또는 남·북·미 간 경제 협력 등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또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에는 지난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기본 사항을 다 담아서 국회 비준을 받도록 준비하길 바란다”며 “그래야 정치 상황이 바뀌더라도 합의 내용이 영속적으로 추진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캐나다, 미국, 일본 등 정상들과 잇단 전화통화를 갖고 남북정상회담과 5월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 등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한반도 정세 변화에 대해 논의했다.
▶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월22일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기 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
캐나다–미–일 정상과 연쇄 통화
문재인 대통령은 3월 20일 오전 8시 50분부터 40분 동안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보호무역주의 대응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 한반도 상황에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 특사단의 방북 결과 등 최근의 진전 현황을 설명했다. 아울러 캐나다가 앞으로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3월 16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통화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평창올림픽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 이방카 트럼프 보좌관 등을 파견해 올림픽 성공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준 데 대해 인사했다. 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중국, 러시아, 일본 방문 결과를 설명하고 이들 국가도 북미정상회담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이날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북한이 적극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단계마다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한반도는 물론 세계 평화를 확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목표이자 과정으로서 그 어떤 상황과 조건하에서도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3월 16일 오후 4시 30분부터 5시 15분까지 45분 동안 전화통화를 하며 최근의 한반도 정세 변화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아베 총리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태도가 변화한 것에 주목하고 이를 이끌어낸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두 정상은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의 말이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한·미·일 세 나라가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고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통일부는 남북이 3월 20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과 관련한 실무접촉을 진행하고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실무접촉에는 우리 측에서 수석대표인 작곡가 겸 가수 윤상 음악감독과 박형일 통일부 국장, 박진원 청와대 통일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북측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북측 예술단 단장을 맡았던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수석대표로 김순호 행정부단장과 안정호 무대감독이 나왔다.
▶ 3월 20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예술단 실무접촉에서 남측 수석대표로 나선 윤상 음악감독과 북측 대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통일부
공동보도문에 따르면, 160여 명으로 구성된 남측 예술단에는 가수 조용필과 이선희, 최진희, 윤도현, 백지영, 레드벨벳, 정인, 서현, 알리 등 가수들이 포함됐다. 예술단은 3월 31일부터 내달 3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동평양대극장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공연을 두 차례 진행한다.
예술단의 공연과 관련한 무대 조건과 필요한 설비, 기재 설치 등 실무적 문제들은 쌍방이 협의해 원만히 해결해나가도록 한다. 이와 관련해 남측 사전점검단이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평양을 방문했다.
취임 후 첫 중동국가 UAE를 방문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베트남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3월 22일부터 24일까지 2박 3일 동안 베트남을 국빈 방문했다. 이번 방문 기간 중 문 대통령은 꽝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공산당 서기장과 총리, 국회의장 등 베트남 주요 국가 지도자들과 만나 양국 사이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 방안을 협의했다.
베트남은 수교한 지 25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우리의 교역 1위, 투자 1위, 인적 교류 1위, 개발 협력 1위 국가로 발전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아세안 순방 당시 발표했던 신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 국가다. 따라서 이번 베트남 방문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 정책을 본궤도에 올리고, 우리 외교의 다변화와 다원화를 향한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베트남 방문에 이어, 문 대통령은 ‘모하메드 알 나흐얀’ UAE 아부다비 왕세제의 초청으로 3월 24일부터 27일까지 3박4일 동안 UAE를 공식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모하메드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갖고, 2009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이후 양국 관계의 발전 현황을 평가하는 한편, 미래 성장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두바이를 방문해 모하메드 알 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통치자와 면담했다. 한국과 UAE 간 실질적인 협력 확대를 중점적으로 모색하는 자리였다. UAE는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우리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으며, 우리 아크부대가 파병 중인 주요 협력 대상국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중동국가 UAE 방문을 통해 두 정상 간 신뢰와 우의를 돈독히 하고, 두 나라 사이의 미래지향적 실질 협력 증진 기반을 다졌다.
오동룡│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