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리뷰
501호
<봄, 길 따라 훌쩍> 기사를 보고 저도 속초 고성에 다녀왔습니다. 아직 화마의 아픔이 가시지 않은 듯 곳곳에서 검게 그을린 흔적들이 보였고 주민들과 국군장병이 함께 복구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관광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다들 이재민의 아픔에 공감하고 민폐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자제했고, 어떤 분들은 관광 왔다가 이재민들의 모습을 보고 소매 걷어붙이고 봉사활동 하신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저는 여행 전 미처 파악하지 못해 준비도 없었고 아이들도 대동하는 바람에 도움을 못 드렸지만, 다음 주 예정된 강원도 산행길에 봉사활동 일정을 포함하려고 합니다.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되듯 많은 국민께서 강원도 이재민들의 아픔을 함께하고 물심양면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경석 대전 중구 서문로
502호
<엄마 자서전>을 쓰는 김은화 작가의 인터뷰를 읽는 내내 2년 전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친정 엄마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지금이라도 친정에 가면 맨발로 달려와 반겨주실 것 같고, 해마다 봄이면 엄마가 해준 쑥개떡이 그립기만 한데 살아생전 ?엄마에게 잘못한 것만 생각나서 어버이날이 다가오면 후회가 밀려옵니다. 일찍 혼자가 되어 홀로 5남매를 키우고 출가시키느라 엄마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 했습니다. 엄마의 40년 노동 역사를 자서전으로 쓰면서 엄마와 이야기보따리를 풀며 웃음을 나누는 두 모녀의 모습은 참 행복해 보입니다.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엄마 산소를 자주 찾지 못했는데 생신 때에는 꼭 찾아뵙고 엄마가 좋아하시는 장미꽃과 참외를 놓아드리고 오려 합니다. 엄마! 보고 싶어요.
박소간 서울 강서구 방화대로
사진 공감
큰 딸아이 유치원을 마치고 난 후 마당 놀이터에서 둘째와 여동생 딸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참을 놀았어도 이제 그만 집에 가자는 말에 아랑곳도 하지 않네요. 즐거운 시간이 너무 아쉬운가 봅니다. 우리 아이들 건강하게 잘 자라라. 사랑해!
최은혜 인천 남동구 논고개로
10주년 결혼기념일로 가족과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맞벌이하느라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 아이들과 모처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고, 남편과 연애하던 풋풋한 시절로 돌아가는 양 행복했습니다. ‘부족한 엄마! 부족한 아내!’라서 마냥 미안한데 지금보다 우리 가족을 사랑하는 엄마·아내가 되고 싶네요. 20주년 결혼기념일에 다시 한번 가족과 여행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오늘도 열심히 달려봅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서미숙 전주 완산구 온고을로
독후 공감
언어의 온도이기주, 말글터, 2016년
목욕탕 온탕의 온도, 38℃가 나에게는 ‘시원하다’는 말이 나오는 온도다. 하지만 열 살 터울의 동생은 ‘뜨겁다’며 탕에 들어올 엄두도 못 낸다. 이처럼 같은 온도라도 사람마다 체감온도는 다르다. 각각의 체온이 다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언어에도 온도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온도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내가 무심코 던진 말이 너무 차가워서, 혹은 진심으로 건넨 말이 너무 뜨거워서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일상에서 언어를 성찰한다. 그리고 성찰에서 깨달은 것들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엮어냈다. 각각의 에피소드에 저자 특유의 풍미가 더해져 자연스럽게 우리 마음에 스며든다. 저자는 언어가 나름의 온도를 가지기 때문에 독자들이 이를 통해 자신의 언어 온도를 되짚어보기를 권한다. 나아가 ‘말과 글과 삶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고 말하며, 삶의 온도까지 성찰의 범위를 확장한다.
몇 년 전, 오래된 친구에게 고민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친구는 나의 고민에 공감과 조언을 해주었다. 마음을 털어놓아 후련했지만 공감이 위로가 되지는 않았다. 나와는 반대의 상황인 친구에게 공감받았을 때, 성급한 공감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나를 위해주던 마음은 고마웠지만 사실 공감보다는 묵묵히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안아주기를 바랐는지도 모른다. 책에서 말하는 온도와 대응시켜 보았을 때, 친구의 온도는 따뜻했지만 나에게는 차가운 온도였다. 우리의 온도는 맞지 않았던 것이다.
나는 책의 에피소드인 ‘헤아림 위에 피는 위로라는 꽃’을 보고 깊이 공감했다. 여기서는 ‘심야식당’의 주인인 마스터가 등장한다. 손님들은 마스터에게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하지만 마스터는 말을 아낀 채 묵묵히 요리를 건넨다. 저자는 그가 타인을 향해 섣부른 위로를 하지 않고 위로를 ‘정제한다’고 표현한다. 마스터는 상대의 말을 자르거나 함부로 조언하지 않고 귀를 기울이며 덤덤하게 대꾸하기 때문이다. 책 속의 말을 인용하면, “잘 익은 언어를 적정한 온도로 전달하여 효능을 발휘하는 것, 위로의 불순물을 제거한 것”이 정제된 위로다.
정제된 위로를 하려면 상황에 따른 적절한 온도의 말이 필요하다. 이 적절한 온도는 상대방을 충분히 고려하는 태도에서 시작한다. 앞서 말했듯이 사람마다 느끼는 온도는 다르다. 그러므로 결국 상대에게 적절한 온도를 고려하는 것이 ‘온도를 되짚어봄’의 최종 목표는 아닐까? 물론 이런 과정이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그 온도를 찾는 과정은 상대를 향한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난 너를 다 알지 못하니까 이것이 내 최선이야’가 아니라 ‘너를 다 알지 못하지만 그 이상으로 너를 생각해’가 적절함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말과 글, 삶 속에서 적절한 온도를 찾는다는 것은 참 어렵겠지만, 그 의도를 되짚어본다면 오히려 우리의 삶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김서우(AHRA)
곽 기자의 사진클리닉
Q. 좋은 구도를 알려주세요.
A. “좋은 구도라는 것은 없습니다.”
12주 과정의 사진 강의를 하는 첫 주의 첫 시간 첫 마디가 바로 이것입니다. 사진을 배우려 하는 사람 중에 상당수가 이 ‘구도’라는 단어에 매몰되어 헤어나질 못합니다. 좋은 구도는 허상입니다. 정해진 위치에 정해진 인물이나 배경이 자리 잡을 것을 강권하는 구도라는 함정이 사진가들의 발목을 잡습니다. 대신 저는 ‘구성’이란 용어를 권합니다. 이 역시 정해진 법칙은 아닙니다. 황금률과 삼분할 법칙에서 벗어나도 좋습니다. 본인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것이 오도록 찍으면 그것이 당신을 위한 정답입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본인이 원했는지가 핵심입니다.
‘사진 공감’과 ‘독후 공감’, ‘곽 기자의 사진 클리닉’은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꾸며지는 곳입니다. 보여주고 싶은 순간은 ‘사진 공감’에, 읽은 책에서 느낀 감동을 나누고 싶은 글은 ‘독후 공감’에, 조언을 듣고 싶은 사진은 ‘곽 기자의 사진 클리닉’에 실립니다. 이메일(gonggam@hani.co.kr)로 보내도 되고 사진마을 참여마당(http://photovil.hani.co.kr/participation)에 올려도 됩니다. ‘사진 공감’과 ‘독후 공감‘에 선정된 분께는 기프티콘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상품권 발송을 위해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같이 보내주십시오.
<위클리공감>은 독자 여러분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난 소감, 제안 등 다양한 의견을 이름, 주소, 전화번호와 함께 5월 22일까지 이메일(gonggam@hani.co.kr)로 보내주십시오. 다음 호 제작에 반영하겠습니다. 선정된 분께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우편을 통해 아래 주소로 보내주셔도 됩니다.
서울시 마포구 효창목길6 한겨레신문사 6층매거진랩부 <위클리 공감>편집부 앞(우 04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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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