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 가봤다’는 식은 옛말
다양한 앱과 SNS 요리조리
A부터 Z까지 모바일로 ‘꾹꾹’
머리 싸매는 장기 계획은 이제 그만
그때그때 짧게 내키는 대로 자주
가까운 골목, 시장, 거리도 어슬렁
방송도 다큐 소재에서 예능 영역으로
문체부·한국관광공사 ‘브리지’ 꼽아
성인이 된 밀레니얼 세대 새 흐름
주 최대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고, 초과근무를 연가로 바꿔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평일에 연가를 내고 여행을 가는 분위기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년에 한두 번 가는 ‘휴가’ 개념에서 언제든 훌쩍 떠날 수 있는 ‘일상’으로 바뀌고 있는 것.
2019년, 대한민국의 여행 트렌드를 짚어본다. 더불어 여행을 오래 기억하는 방법으로 ‘기록’을 권한다.
마음먹기에 따라 그 기록이 책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는 일이다.
#1 “패키지요? 한 번도 안 가봤어요. 저만의 스타일로 여행을 하죠.”
여행을 자주 다니는 프리랜서 김종철(46) 씨의 휴대폰에는 글로벌 여행사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하게 깔려 있다. 여행 정보는 물론 항공·숙박, 할인 상품, 여행지별 티켓까지 모두 앱 하나로 해결한다.
#2 “인스타그램에 올릴 인생샷이 중요해요.”
대학생 이채연(24) 씨는 멋진 곳에 가서 인스타그램의 ‘좋아요’나 팔로워를 늘릴 수 있는 인생샷 찍기가 여행의 중요한 목적이다.
#3 “멀리 가는 것은 귀찮아요.”
외국계 은행을 다니는 도희(44) 씨는 장기 여행의 계획을 세우는 일 자체가 큰 스트레스라고 말한다. 특히 해외여행은 비행기는 물론 현지 버스와 기차 등 교통수단 계획을 세밀하게 세워야 하고, 호텔 예약 등 사전에 준비하거나 현지에서 해결해야 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희 씨는 일주일 이상의 긴 휴가보다 짧게, 자주 여행을 다닌다.
그녀가 선택하는 여행지는 TV 속 뜨는 관광지나 예쁜 카페, 맛집들이다.
#스테이케이션 대세로 예상
위의 세 가지 사례는 국내외 보고서에서 분석한 ‘2019년 여행 트렌드’와 맥을 같이한다. 우선 하나투어가 분석한 2019년 해외여행 시장의 키워드는 ‘탈(脫)패키지’다. 해외여행 경험이 쌓이고 남들과 다른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패키지여행 수요가 자유여행으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이다. 영국의 스코필드 보험사가 18~33세 밀레니얼 세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흥미롭다. 응답자의 40%가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찍을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여행지 기준이라고 답했다. 글로벌 자유여행 액티비티 플랫폼인 클룩(Klook)은 “짧은 여행이나 집에 머물면서 근처를 둘러보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이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여행은 어떨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19년 국내 여행 트렌드로 ‘브리지(B.R.I.D.G.E.)’를 발표했다. 지불 능력이 생기고, 성인이 된 밀레니얼 세대가 여행을 통해 세대 간 벽을 깨고(Break), 축제 등 체험 여행(Recreation)이 늘어나며, 타인의 여행 의지에 영향(Influence)을 줄 만한 인생샷 공유가 확대된다. 또 먹방(Delicious Foods) 여행이 여전히 득세하고, 언제든 떠나는(Go Anytime) 여행이 늘며, 동쪽(East Coast) 여행이 빈번해질 것으로 진단했다.
이런 흐름은 여행 예능 프로그램을 봐도 읽힌다. 과거 다큐멘터리 소재에 지나지 않았던 여행이 예능 영역으로 넘어오면서 여행을 접목한 다양한 콘텐츠가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짧은 여행, 노년의 여행, 지식 여행, 가성비 여행 등 여행 예능은 쿡방을 넘어 방송계의 새로운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대학생 이채연 씨의 경우처럼 인스타그램 사진 한 장으로부터 여행이 시작되고, 주요 여행지와 루트가 결정되기도 한다. 최근 3년간 국내 여행 버즈량 점유율을 포털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로 나눠서 살펴보면 2017년까지는 블로그가 강세를 보였으나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을 필두로 한 SNS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2018년에는 소셜 미디어 점유율이 절반(51.5%)을 넘었다.
#현지인과 소통하며 문화 체험
여행을 자주 다닌다는 도희 씨의 최근 여행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금요일에는 휴가를 내고 서울 종로구 익선동을 한 바퀴 돌며 사진을 찍고 골목 구석구석을 탐색했다. 토요일에는 당일치기로 강릉 안목해변을 찾아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커피를 맛보고 바다를 보고 돌아왔다. 이처럼 골목, 시장, 거리 등 일상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친숙한 곳으로의 여행과 함께 비수기, 성수기, 주중, 주말 구분 없이 여행을 떠나는 트렌드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철 씨는 올해 두 가지 여행 계획을 세웠다. 4월에는 태국의 최대 축제인 ‘쏭크란’ 즐기기, 가을에는 유럽에서 ‘한 달 살아보기’다. ‘살아보는’ 여행을 위해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로 현지인이 사는 아파트를 예약했다. 뻔한 관광 대신 현지인들과 소통하며 문화를 체험한다. 이렇듯 2019년에는 보다 개인적이고 이색적인 여행이 트렌드로 떠오를 전망이다. 더 이상 ‘나 여기 가봤다’ 식은 옛말이다.
▶그야말로 '여행시대'. 멀리 갈 필요도 없다. 골목, 시장, 거리 등 우리의 일상 속 어디든지 여행이 될 수 있다.
‘여행주간’ 챙기면 값은 -, 볼거리는 +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올해도 봄, 가을에 여행주간을 추진한다. 여행주간 동안에는 정부의 지원 아래 지자체, 관광업계가 협력해 전국의 주요 관광지에서 숙박·편의 시설, 입장료 등을 무료 혹은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으며 다양한 볼거리가 함께 제공된다.
올봄 여행주간은 근로자의 날과 어린이날, 석가탄신일이 있는 4월 27일부터 5월 12일까지며, 가을 여행주간은 추석 연휴가 포함된 9월 12일부터 29일까지다. 올해는 ‘지역별 대표 여행 콘텐츠 매력도 강화를 통한 여행 경험 제고’를 목표로 실시된다. 또한 ‘여행이 있는 금요일’을 계획하는 이들이 참고할 만한 다양한 여행 정보를 제공한다. 여행주간 최고 인기 프로그램인 단돈 만 원으로 지역 관광지와 전통시장을 둘러보는 ‘만 원의 행복 기차여행’도 계속된다. 자세한 정보는 여행주간이 시작되기 한 달 전에 대한민국 구석구석 누리집(visitkorea.or.kr)과 여행주간 대표 누리집(travelweek.visitkorea.or.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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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