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위트리 나눔걷기대회에 참가한 시민과 학생들이 판교 유스페이스 광장에서 일제히 출발하고 있다.
맑은 공기를 지키려는 시민들의 간절한 마음과 건강한 발걸음이 판교 운중천 일대에 퍼져나갔다. ‘2019년 제5회 위트리 나눔 걷기대회’가 6월 1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유스페이스 광장 및 운중천 일대 5km 구간에서 시민·학생 12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걷기대회는 사단법인 참사람들과 위트리 캠페인 성남지역위원회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가족과 친구 등 삼삼오오 짝을 지은 대회참가자들이 꽃양귀비가 예쁘게 핀 운중천변을 걷고 있다.
“위트리가 세이브 더 에어.”
오전 10시 정각 힘찬 구호와 함께 참가자들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번 위트리 나눔 걷기대회 수익금은 저소득층 아동, 어르신, 장애인 등 건강 취약계층 생활환경 개선사업(미세먼지 생활용품 지원, 주거환경 개선 등) 진행비로 사용될 예정이다. 사단법인 참사람들의 권오향 이사장은 “미세먼지로부터 취약한 아동·장애인·노인들을 대상으로 환경복지 사업을 하는 것이다. 걷기대회에 자발적으로 동참한 시민들이 미세먼지라는 사회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맑은 공기를 지켜나가자는 취지에서 대회를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이 매송교~방아교 사이에 마련된 체험장에서 미세먼지를 흡수할 수 있는 광촉매페인트를 분수대에 칠하고 있다.
코스 곳곳에 다양한 체험 코너
위트리(WeTREE) 캠페인은 시민 주도의 친환경 시민활동으로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2018년 8월 사단법인 참사람들, 한국광촉매협회, 위메이커스가 함께 만들었다. 위트리는 ‘우리가 나무가 되자’라는 뜻으로, 이날 참가자들이 외친 구호는 나무가 미세먼지를 흡수하듯 ‘우리가 나무가 되어 맑은 공기를 지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걷기대회 출발 장소인 유스페이스 광장과 걷기 코스인 운중천 왕복 5km 곳곳에는 다양한 체험 코너가 마련되었다. 동안교 아래 그늘에는 ‘위트리 희망나무’가 설치되어 참가자들이 깨끗한 공기를 지키기 위한 자신의 실천 사항을 적어 나무에 걸도록 했다. ‘슛 함께 분리수거’는 종류별로 쓰레기를 담는 통들을 마련해 분리수거를 체험하고 미니 농구공을 던져보는 코너다. 구숯내교 아래에는 ‘세이브 더 에어존’이 설치되었고 참가자들이 천연 이끼 스칸디아모스를 엽서에 붙여서 가져갈 수 있게 해 큰 인기를 모았다. 스칸디아모스는 탈취·제습·공기정화 기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반환점인 방아교에는 ‘위치 버드존’이 준비되어 미세먼지를 몰아내는 퍼포먼스를 체험할 수 있었다.
▶대회 자원봉사자 한영주, 이영서 학생(왼쪽부터)
가족 단위의 참가자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두 아들과 대회에 참가한 최기숙(43·주부) 씨는 “함께 걸으면서 나무의 소중함을 깨닫고,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결국 우리를 위협하러 돌아온다는 것을 생각해봤다”라고 말했다. 아들 장명한, 장정한 군은 “광촉매가 포함된 페인트를 칠하는 체험을 했다. 내가 칠한 페인트가 미세먼지를 흡수한다고 들었다. 평소에 잘 걷기 때문에 오늘 5km도 문제없었다. 사용하지 않는 콘센트의 플러그를 뽑고, 분리수거하고, 양치할 때 수돗물을 잠그고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걷기대회는 수백 명에 이르는 자원봉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순조롭게 진행됐다. 대회가 마무리될 무렵 자원봉사자 학생 두 명을 만났다. 10년 지기라는 두 학생은 모두 장래 희망이 사회복지사라고 했다. 이영서(성남금융고 2) 학생은 “초등학생 때부터 복지관의 공부방에서 공부하며 자주 드나들다 보니 복지관이 어떤 곳인지 알게 됐고, 봉사활동도 많이 해왔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한글을 모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한글 공부를 도왔다. ‘내가 남들에게 무언가를 베풀 수 있다’는 걸 알고 기뻤다. 이번 걷기대회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것이다. 나도 가까운 거리는 되도록 걸어 다닌다. 가족들에게도 걷기에 대해 이야기해서 아빠와 삼촌은 차를 두고 버스를 자주 이용한다”라고 했다.
▶가족 참가자. 어머니 최기숙씨, 셋째아들 장정한 군, 둘째아들 장명한 군(오른쪽부터 시계방향)
“이 나무 전국으로 퍼져 큰 숲으로”
한영주(판교고 2) 학생은 “오늘 행사에서 부스의 장터 활동을 돕고, 접수도 받고 길 안내도 했다. 우리 사회가 각박하지만 다들 조금만이라도 이웃을 알아가면 좋겠다. 책에서 봤다. 층간소음이 문제였는데 알고 보니 윗집 사람이 장애인이라 휠체어 소리가 들렸던 것이다. 서로 사정을 알았다면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문제다”라고 했다. ‘사회복지사 일이 힘들고 처우도 만족스럽지 못할 텐데 그래도 괜찮은가’라고 물으니 둘은 “월급보다 내가 행복해지는 일이 더 좋다. 남을 돕는 것이 행복해지는 길이다”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최고 인기체험프로그램중의 하나인 ‘세이브 더 에어존’에서 참가자들이 천연 이끼 스칸디아모스를 손수 엽서에 붙이고 있다.
행사 진행을 맡은 위트리 중앙캠페인의 고동하 대리는 “일반 시민들이 미세먼지라고 하면 디젤차 이야기, 일회용품 줄이기 정도를 말한다. 중요한 것은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는 점이며, 더욱 중요한 것은 위기의식을 표출하는 것이다. 오늘처럼 모여서 마음을 합해 걸으며 행동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걷기대회는 오늘 하루지만 나머지 일상에서도 늘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유지해야 한다. 그것만으로도 정부에서 미세먼지 저감 정책을 펼치기가 쉬워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회를 주관한 사단법인 참사람들의 김슬기 팀장이 거들었다. “위트리는 성남에서 시작됐다. 이 나무가 전국적으로 퍼져나가 큰 숲이 되면 좋겠다. 이런 캠페인이 전국화되고 우유 팩, 폐건전지 수거 등 생활 속 실천 사항은 기본이다. 시민 참여단으로 활동하면서 더 적극적으로 자기 동네의 학교, 병원, 복지관 등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다중 이용 시설에 실내공기 측정기를 설치하도록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글·사진 곽윤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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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