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관객을 기다린다. 백수가 된 철학자가 평생에 걸쳐 쓴 산문집과 한식의 대가가 맛있는 밥상을 차리는 비법을 소개하는 흥미로운 책이 출간됐다. 접하기 어려운 멕시코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전시, 오페라를 현대적으로 쉽게 재해석한 뮤지컬 등 이번 주도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한국에서 만나는 멕시코 미술 세계
전시│지오그래피스, 한국에서 만나는 멕시코 현대미술
좀체 접하기 힘든 멕시코 현대미술이 우리나라를 찾았다. 사진작가, 설치미술가 등 멕시코 유명 작가 네 명의 대표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사진작가 알프레도 데 스테파노가 사하라, 고비 등 세계 7대 사막에서 촬영한 사진 20점, 마리아 호세 데 라 마코라가 플라스틱 그물망을 이용해 파도의 감각적인 상호작용을 표현한 설치미술 ‘바다’등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10점의 종이 설치물을 통해 기하학적 움직임을 보여주는 엔리케 로사스의 ‘기하학으로부터 지리학으로’와 베트사베 로메로가 아크릴을 이용해 지평선과 별을 표현한 작품 ‘동심원에서 꿈꾸는 도시들’도 감상할 수 있다.
기간 3월 13일까지
장소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갤러리문
문의 02-2153-0000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국가대표 이야기
영화│우리는 썰매를 탄다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들을 소재로 한 휴먼 다큐멘터리 영화다. 골키퍼를 포함해 6명이 한 팀이고 룰은 비장애인 아이스하키와 같다. 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는 스케이트 대신 썰매를 탄다는 점이 다르다. 썰매를 미는 스틱에는 퍽을 칠 수 있는 블레이드가 달려 있고 선수들은 온전히 상체 힘을 이용해 움직인다. 우리나라에 등록된 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는 40명뿐이다. 때문에 마땅한 연습 상대도 없다. 영화에는 2012년 노르웨이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실제 국가대표들이 나온다. 썰매를 미는 ‘한국의 메시’라고 불리는 정승환 선수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빙판 위를 전력 질주할 때의 속도감은 썰매가 뒤집힐 정도로 격렬하다. 선수들이 어떻게 장애인이 됐는지 등 저마다의 어려운 사정을 담고 있지만 밝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하지만 선수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장애가 아니라 열악한 환경이다.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선수들 사비를 털기도 하고 훈련지에서 숙박비가 없어 해변에서 노숙을 했던 에피소드도 소개된다. 이 모든 어려움을 견디면서 운동을 하는 이유는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이 이들을 움직이게 하기 때문이다. 열악함을 딛고 도전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관객에게 희망이라는 가치를 선사한다.
개봉일 3월 7일
내가 죽인 아내의 시체가 사라졌다
영화│사라진 밤
밀도 높은 사건 구성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시나리오로 일찌감치 영화계의 주목을 받아왔던 작품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사체 보관실에서 한 여인의 시신이 사라지면서 숨겨진 진실을 좇는 이야기다. 대학교수인 남편 ‘진한(김강우 분)’은 대기업 회장인 아내 ‘설희(김희애 분)’를 살해한 뒤 완전범죄를 계획한다. 그러나 몇 시간 뒤, 국과수 사체 보관실에서 설희의 시신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어 진한에게 “우리의 비밀을 묻은 곳에서 기다릴게”라고 적힌 문자가 온다. 베테랑 형사 ‘중식(김상경 분)’이 진한을 살인범으로 의심하자 진한은 모든 것이 아내의 계획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범죄를 극구 부인한다.
개봉일 3월 7일
파리 사교장 스캔들을 담은 캐주얼 오페라
뮤지컬│라트라비아타
프랑스 작가 알렉산드르 뒤마 필스의 소설 <춘희>가 원작이자 작곡가 베르디의 동명 오페라를 현대적으로 트렌디하게 재해석한 작품이다. 오페라는 어렵고 특정인이 즐기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경쾌한 호흡과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뮤지컬로 무대에 올렸다. 이야기는 사교계의 꽃이었던 비올레타가 남긴 유품을 두고 벌어지는 경매쇼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비올레타의 유품 경매장에 의문의 남자가 나타난다. 남자는 경매가를 높이려 비올레타의 유품에 스토리를 담아 극적으로 소개한다. 남자가 비올레타의 삶을 비극으로 만들수록 경매가는 높아져가고 참가자들은 남자가 들려주는 비올레타의 사랑 이야기에 점점 빠져든다.
기간 3월 25일까지 장소 드림아트센터 1관 에스비타운
문의 070-8637-9032
대가가 알려주는 제대로 된 밥상 만들기
책│심영순의 사계절 우리밥상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한식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한 저자가 17년 만에 낸 요리책이다. 저자는 잘 차려진 한 끼에 대한 욕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제대로 된 맛을 찾기 위한 조리법을 알려주기 위해 50년 내공을 담았다. 어려울 것 같은 한식 만들기의 편견을 깨고 집에서도 깊고 그윽한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방법이 소개된다. 한식의 기본인 밥 짓기를 비롯해 맛을 내기 위한 육수와 양념 만들기, 요리가 빨라지는 재료 손질법, 요리에 맛을 더하는 향신즙이나 향신장 같은 저자만의 비법 양념이 담겼다. 또한 계절에 맞는 상차림, 김치나 장 같은 발효 음식 등 우리 집 밥상을 풍성하게 만드는 한식 요리의 다양한 비법을 만날 수 있다.
저자 심영순(인플루엔셜)
시대를 초월해 인간의 본질을 묻는 철학 에세이
책│남아 있는 시간을 위하여
철학자이자 에세이스트로 널리 사랑받아 온 저자가 올해 백수를 맞아 평생 쓴 글 중 가장 아끼던 산문과 독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글을 엄선해 묶었다. 젊은 시절부터 마음 한편에서 지울 수 없었던 고독, 먼 곳에 대한 그리움에서부터 인연, 이별, 소유, 종교, 나이 듦과 죽음, 그럼에도 희망을 품어야 하는 이유까지, 책 전반에 저자의 철학이 담겨 있다. 개와 고양이와 어린 자녀들이 등장하는 사랑스러운 일화와 함께 공부했던 시인 윤동주 형에 대한 기억, ‘철학 교수’로 불린 이후 별난 사람 취급을 받게 된 일상의 가벼운 이야기를 위트 있게 풀어냈다.
저자 김연철(창비)
장가현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