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할머니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아 화제가 된 영화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국민영화 ‘서편제’를 무대 위에 올린 뮤지컬과 독일의 찬란했던 바로크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영화 속 풍경을 조경가의 시선에서 바라본 책 등 이번 주도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독일 드레스덴박물관연합 명품전
전시│왕이 사랑한 보물
17세기 말~18세기 독일 바로크 문화의 진수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올해로 설립 457주년을 맞은 독일 드레스덴박물관연합은 작센의 선제후이자 폴란드 왕인 ‘강건왕’ 아우구스투스가 부흥을 이끌었던 독일 바로크 왕실 예술품 130건을 국내에 최초로 공개한다. 전시는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아우구스투스를 소개하고, 2부는 그가 드레스덴에서 만들었던 보물의 방 ‘그뤼네 게뵐베’, 3부는 아우구스투스가 수집한 도자기를 집중적으로 선보인다. 특히 동양의 도자기를 모방해 발명한 마이센의 도자기가 눈길을 끈다. 그 밖에 아우구스투스가 전쟁에서 입은 화려한 군복과 ‘태양왕’ 루이 14세를 동경하며 착용한 태양마스크, 의례용 검 등을 볼 수 있다..
기간 11월 26일까지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문의 1688-0361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연극│엘리펀트 송
정신과 의사 로렌스 박사의 실종 사건을 둘러싸고 병원장 그린버그와 마지막 목격자인 환자 마이클, 수간호사 피터슨 사이에서 벌어지는 심리극이다.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는 ‘엘리펀트 송’은 그린버그와 마이클 대화 사이에 오가는 팽팽한 긴장감을 통해 사랑을 갈구하는 인간의 상처에 대해 말한다. 2004년 캐나다에서 초연한 후 2014년 자비에 돌란 주연의 동명 영화로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15년 초연해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배우들의 인상적인 감정 연기로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으며 대학로 대표 연극으로 자리매김했다.
기간 11월 26일까지
장소 대학로 수현재씨어터
문의 02-3672-0900
판소리 뮤지컬의 강렬한 힘
뮤지컬│서편제
소설가 이청준의 작품 <서편제>가 뮤지컬로 돌아왔다. 2010년 초연 당시 감성적인 음악과 강렬한 드라마를 선보이며 관객을 사로잡아 올해로 네 번째 공연을 맞는다. 소리꾼 유봉은 송화와 동호 남매를 통해 자신이 이루지 못한 소리를 완성하고자 한다. 유봉 때문에 어머니를 잃었다고 생각하는 동호는 증오와 반항심으로 유봉을 떠나고 송화만이 유봉의 뒤를 따른다. 저마다의 소리를 따라 다른 길을 택했던 남매가 50년이 지난 후 다시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무대에서는 수묵의 아름다움으로 시공간을 바꿔가며 한국적인 미와 정서를 보여준다. 팝, 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안무로 현대적인 새로운 감성을 느낄 수 있다.
기간 11월 5일까지
장소 광림아트센터 BBCH홀
문의 1544-1555
한 장으로 무한 변신 가능한 레시피
책│또띠아
또띠아(또르띠아, tortilla)는 옥수수와 밀가루로 반죽해 둥글게 펴거나 말아서 구운 빵의 일종이다. 그 속에 다양한 재료나 토핑을 얹어 돌돌 말거나 오픈 스타일로 먹을 수 있다. 또띠아는 다양한 재료를 사용할 수 있어 요리에 자신이 없는 초보도 또띠아만 사서 시판용 소스나 드레싱을 준비하면 손쉽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신선한 채소를 그대로 넣은 샐러드, 돌돌 말아서 한 입에 먹는 샌드위치, 치즈를 듬뿍 넣고 구워 먹는 피자와 케사디야, 그릴과 바비큐로 즐기는 케밥, 또띠아를 튀기거나 구워 먹는 나초 등 또띠아로 만들 수 있는 70가지 음식과 그 음식에 어울리는 소스 35가지를 소개한다.
저자 정성숙(라임북스)
영화로 읽는 도시 풍경
책│시네마 스케이프
영화를 볼 때 많은 이가 내러티브와 대사, 캐릭터에 주목한다. 방향을 틀어 영화의 배경에 집중하면 어떨까? 조경가로 일하는 저자는 영화를 매개로 우리 삶의 터전인 장소, 경관, 도시를 조망한다. 저자는 장소, 경관, 도시, 시간, 일상, 유머 등 여섯 개 장으로 나눠 이야기를 풀어간다. 예를 들어 영화 ‘브루클린’을 통해 한 공간이 특별해지는 계기는 무엇인지를 고찰해보고 영화 ‘걸어도 걸어도’를 통해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일상의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책에 소개된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책을 읽다보면 어떤 장면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저자 서영애(한숲)
할머니가 60년 만에 꼭 하고 싶었던 말
영화│아이 캔 스피크
민원왕 나옥분 할머니가 구청에 뜨면 구청 직원들은 서둘러 시선을 돌리기 바쁘다. 수많은 민원을 내는 바람에 구청 직원들의 기피 대상이 된 옥분이 깐깐한 9급 공무원 민재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코믹한 싸움을 위주로 전개된다. 할머니가 영어를 배우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코미디 영화의 전형적인 전개로 펼쳐지다 반전이 발생한다. 옥분이 위안부 피해자였고 일제의 만행을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제대로 증언하기 위해 영어를 배운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웃음은 눈물로 변한다. 옥분의 사연을 통해 아픈 역사로 고통받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개봉일 9월 21일
서툰 인생을 살아가는 모두를 위해
영화│우리의 20세기
마음먹은 대로 흘러가지 않는 인생을 살고 있는 다섯 남녀를 통해 서툰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감성영화. 20세기를 사는 도로시아, 줄리, 애비의 이야기를 주축으로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을 통해 단조로울 수 있는 이야기를 다양한 시점과 구성으로 촘촘하게 엮어냈다. 다큐멘터리 화면, 정지 화면 등을 통해 주인공들이 살았던 20세기를 엿볼 수 있다. 탄탄한 각본과 배우들의 열연 덕에 완성도를 높여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제74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뮤지컬-코미디 부분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개봉일 9월 27일
장가현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