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평창|승용차
“제2영동고속도로 무료! 경기 종목따라 IC 확인 잘 하세요 ”
대중교통은 기차역과 터미널에서 떠나 출발 기준이 명확하다. 그러나 자동차를 이용하면 얘기가 다르다. 목적지가 강원도 평창이라면 더욱 그렇다. 같은 서울이어도 동쪽에서 출발하느냐 서쪽에서 출발하느냐에 따라 30분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다. 광화문을 출발지로 정한 이유다. 목적지는 평창올림픽스타디움(평창올림픽플라자). 2월 9일 평창의 화려한 막이 오르는 장소다. 내비게이션 검색 결과 거리는 약 190km, 소요시간은 2시간 30분이었다.
오전 9시 정각 광화문을 출발했다. 평일 오전이라 서울을 빠져나가는 도로는 한산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타고 구리나들목(IC)을 지나자 중부고속도로에서 제2영동고속도로(광주원주선)로 이어졌다. 2016년 11월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며 서울과 평창이 한결 가까워졌다. 특히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열리는 2월 9~25일, 3월 9~19일 총 27일간 강릉·대관령·면온·속사·진부·평창 등 6개 IC의 통행료가 면제되니 참고하자.
자동차는 주차장에, 경기장은 셔틀버스로
고속도로에서 빠뜨릴 수 없는 곳, 바로 휴게소다. 서울에서 한 시간쯤 달리면 경기광주휴게소에 도착한다.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경기광주휴게소, 양평휴게소 양방향의 휴게소가 함께 문을 열었다. 새로 생긴 휴게소답게 최신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화장실 입구에 빈자리·사용중 알림판을 설치해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뱃속을 비웠다면 푸드코트, 커피숍, 편의점 등의 먹거리 유혹을 지나칠 수 없다. 뜨끈한 어묵 국물과 각종 핫바가 즐비한 곳은 출출한 속을 달래기 그만이다.
휴게소에서 20여 분을 보내고 다시 차에 올랐다. 어느새 내비게이션이 “여기는 평창군입니다”라고 알렸다. 강원도 산세가 반영됐는지 직선 고속도로가 구불구불 오르막 내리막길이 됐다. 터널도 잦아졌다. 귀가 먹먹해져 여러 번 침을 꼴깍 삼켰다. 그래도 창밖 풍경은 예술이다. 웅장한 산너울 위로 하얀 눈이 살포시 내려앉아 있었다.
드디어 대관령IC가 보였다. 수호랑과 반다비가 반갑게 맞아주자 나도 모르게 손을 흔들었다. 올림픽을 관람하러 간다면 반드시 경기장을 확인해야 한다. 경기 종목에 따라 이용할 고속도로 출구가 다르기 때문이다. 알파인 스키,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스키, 노르딕 복합, 스키점프 등 설상 경기와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 등 슬라이딩 경기를 보러 간다면 대관령IC로 나와야 한다. 개·폐회식이 열리는 평창올림픽플라자 출구도 대관령IC다. 면온IC로 진입하면 휘닉스 스노경기장으로 이어진다. 프리스타일 스키, 스노보드 등 설상 경기가 개최되는 곳이다. 빙상 종목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강릉IC로 가야 한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아이스하키, 컬링 등이 강릉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평창 시내로 가는 길, 도로가 말끔하게 닦여 있다.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시내로 들어서자 세계의 국기들이 게양돼 있었다. 올림픽 참가국인 듯하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역대 가장 많은, 90여 개 국가가 참여한다고 한다. 게양대 마지막 비어 있는 곳에 한반도기가 걸리는 걸까, 기대를 해보게 된다.
11시 30분 목적지인 평창올림픽플라자에 도착했다. 2월 9일 개회식을 보기 위해 이곳에 온다면 자동차는 대관령 주차장에 세우고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3분이면 평창올림픽플라자(POP1)에 내려줄 것이다. 올림픽은 전 세계의 축제다. 그만큼 평창을 찾는 발길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동차로 평창에 왔다면 굵직한 이동만 자동차로 하고, 경기 시설은 셔틀버스로 이동하자. 이용료는 무료다.
주변을 조금 둘러봤는데 금세 점심시간이다. 메뉴는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황태국이다. 황태는 강원도의 손꼽히는 식재료다. 영하의 추위와 따뜻한 햇볕에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야 하는데 해발 800m의 대관령은 그중에서도 최고의 입지다. 창밖으로도 황태를 말리고 있는 덕장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프리스타일 스키·스노보드 관람 출구는 면온IC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10분 거리, 알펜시아에 경기장이 밀집해 있다. 바이애슬론센터, 크로스컨트리센터, 스키점프센터가 있다. 그 옆에 알펜시아리조트는 프레스센터, 국제방송센터가 위치해 있다. 바로 인근에는 올림픽슬라이딩센터와 용평알파인경기장도 있다. 물론 2월 26일까지는 안전·보안상의 이유로 진입이 통제된다.
대관령IC를 빠져나가 20분가량 달리자 평창IC가 나타났다. 평창IC는 소설 <메밀꽃 필 무렵>으로 잘 알려진 봉평면에 위치해 있다. 봉평에 도착하면 일단 날짜부터 확인하자. 봉평은 2일, 7일이면 소설 속 장돌림(장돌뱅이)처럼 삼삼오오 모이는 오일장이 선다.
오후 5시가 되자 주변이 어둑해졌다. 해가 참 짧다. 휘닉스스노경기장은 올림픽 최종 카운트다운을 위해 1월 21일부로 모든 운영이 종료됐다. 스키·스노보드를 즐기는 스포츠인들은 다음 겨울을 기약해야 한다. 평창의 밤은 서울의 밤과 다르다. 칠흑같이 어둡고 고요하기 그지없다. 하늘엔 별도 반짝인다. 평창은 낭만을 선사했지만 추위는 상상을 초월했다. 도시 전체가 얼음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이 일 정도다. 과연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곳답다. 겨울 운전은 항상 도로 사정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올림픽 기간 전후로 눈이 내릴 경우 제설작업에 주력하겠지만 운전자 역시 스노체인 등 월동장비 준비는 필수다. 아울러 자동차를 이용해도 경기장과 셔틀버스 구간은 미리 확인해두자. 궁금한 사안은 올림픽 특별 콜센터 ‘1330’을 이용하면 된다.
선수현│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