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이용시 높은 장벽·고비용 한 방에 해결해요

2018.01.14 위클리 공감 최신호 보기

“변호사 시장은 ‘비용은 비싼데 과정도 불편하고 소비자에게는 불친절하다’는 세 가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법률 지식에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을 결합한다면 법률 시장에 고착화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합리적인 비용으로 질 좋은 법률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지요.”

IT와 법률 서비스를 결합한 스타트업 ‘헬프미’의 창업자 박효연 대표변호사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헬프미는 두 가지 성격을 지닌 독특한 형태의 스타트업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활용한 온라인 IT기업이면서 동시에 변호사들의 법적 지식을 서비스하는 법률 회사다. 이 두 개념이 결합된 헬프미는 ‘온라인 기반 법률 서비스 기업’이라는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헬프미 박효연 대표

헬프미 박효연 대표 ⓒC영상미디어

지난 1월 9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헬프미 사무실을 찾아 박효연 대표와 헬프미 구성원들을 만났다. 헬프미는 현재 크게 IT와 법률 서비스를 결합한 네 가지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헬프미 누리집(www.help-me.kr)을 통해 법적 도움이 필요한 소비자와 변호사를 연결해주는 ‘매칭 서비스’와 받지 못한 돈을 법을 통해 효과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인 ‘지급명령 서비스’가 있다. 또 법인등기 관련 서비스와 상속·한정승인 서비스 역시 인터넷과 모바일 같은 온라인 기술을 결합해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박 대표는 헬프미 같은 사업 모델에 대해 “변호사는 물론, 노무사나 변리사 등 법률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들이 현재 하고 있는 일 대부분이 사실은 법적 지식을 배경으로 한 서류 작업”이라며 “이렇게 법률가들이 하고 있는 서류 작업을 컴퓨터가 대신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이 결과물을 법률적 도움을 필요로 하는 현실에 적용하고 서비스하는 것이 바로 IT 법률 기업 헬프미”라고 했다.
 
소비자, 변호사를 선택할 수 있다

헬프미는 로펌 등 기존의 법률 회사들과 과연 어떻게 다른 것일까. 먼저 눈에 띄는 법률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와 변호사를 연결해주는 매칭 서비스를 보자. 일반인들이 억울함을 법에 호소하고 싶어도 변호사를 만나 속 시원하게 이야기하고 편하게 조언을 듣기란 사실 쉽지 않다. 불과 몇 십 분 상담을 조건으로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에 이를 만큼 비싼 변호사 비용이 소비자를 먼저 움츠러들게 한다.

비싼 변호사 비용만이 아니다.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실제 변호사를 직접 만나기 위해서는 변호사가 아닌 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장을 먼저 만나 그를 통해 상담 받는 상황 역시 법률 시장에서 너무나 흔하게 벌어지고 있다. 정작 변호사를 만나도 실제 상담 시간은 얼마 되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의뢰한 사건이 제대로 처리되고 있는지, 자신이 필요한 법적 서비스를 제대로 받고 있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오로지 변호사만을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와 변호사를 연결해주는 매칭 서비스는 이런 고비용에도 소비자에겐 답답하고 불균형적인 법률 서비스 시장의 현실에서 출발했다. 헬프미는 누리집을 통해 소비자가 자신에게 적합한 변호사를 영화표나 기차표를 예매하듯 직접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을 선택해 직접 만날 시간을 예약한다. 헬프미를 통해 각 분야별 전문 변호사를 찾아내면 상담은 말할 것도 없고, 전화와 이메일 상담에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실시간 상담까지 진행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해당 변호사가 거쳐온 경력과 맡았던 사건의 성공 사례도 살펴볼 수 있다. 또 앞서 상담을 받거나 실제 소송을 의뢰했던 사람들의 후기도 충분히 살펴볼 수 있다.

헬프미 사무실 내부

1 헬프미의 개발자가 프로그램 작업을 하고 있다.
2 IT기업 분위기가 나는 헬프미 사무실 C영상미디어
3 헬프미 누리집 화면

온라인 활용해 고비용의 변호사 시장 장벽 낮춰

소비자와 변호사의 매칭 서비스는 사실 헬프미의 수익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변호사법에 따라 소비자와 변호사 간 중개수수료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점이 헬프미에게 온라인 기반의 또 다른 서비스를 개발하게 했다. 바로 지급명령, 법인등기, 상속문제 서비스다. 박 대표는 “법원에 접수되는 지급명령이 1년에 138만 건에 이르고 있다”며 “정말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는 법률 행위”라고 했다. 지급명령이란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노동이나 재화, 서비스 등을 제공했음에도 이에 대한 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했을 때 이 사실을 법원에 알려 법원으로 하여금 지급을 명령하게 하는 제도다. 박 대표는 “이런 지급명령을 위해 기존 법률상의 변호사들에게 의뢰를 하면 1건당 100만 원에서 200만 원에 이르는 고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고비용 때문에 변호사의 도움을 받지 못할 경우 직접 관련법을 공부해 법원을 상대로 지급명령을 접수해야 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이런 상황들을 이유로 큰돈이 아니라면 억울하지만 받아야 할 돈을 포기하는 사례도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온라인을 활용한 헬프미의 지급명령 서비스는 기존 법률 시장의 이 같은 고비용 현실과 높기만 한 변호사 이용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터넷 누리집을 통해 적합성 테스트를 진행하면 누구라도 쉽고 편하게 지급명령을 신청하고, 법원을 통한 법적 절차를 밟을 수 있다. 필요하다면 변호사와 상담하고 해당 변호사의 명의로 진행하는 지급명령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헬프미는 서비스 비용을 상당히 낮췄다. 박 대표는 “기존 법률 시장의 변호사 비용과 비교해 5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했다.

회사 설립, 신주 발행, 임원 변경, 지점 설치, 정관 변경 등 법적 절차가 필요한 업무를 변호사나 법무사 사무실을 직접 찾지 않아도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IT와 법률 정보를 결합한 알고리즘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누구라도 쉽게 법인등기를 마칠 수 있는 법인등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빚을 상속받고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상속 포기와 한정승인 등 상속 문제로 인한 빚더미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도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법인등기와 상속문제 서비스 역시 기존 법률 시장과 비교해 30%쯤 저렴한 비용이라고 한다.

박 대표는 법인등기와 상속문제 서비스에 대해 “아직은 계속 개발하는 단계의 IT 법률 서비스”라며 “자동화 기술이 완료되고 제대로 시장에 안착되면 사안을 처리하는 속도도 더 빨라지고, 서비스 역시 더 고도화될 수 있다”고 했다.

헬프미는 대형 로펌인 율촌에서 금융과 부동산 관련 사안을 다루던 박효연 대표, 변호사이면서 친구이자 동업자인 이상민 이사, 남기룡 변호사의 의기투합으로 뼈대를 만들기 시작했다.  

박효연 대표

박효연 대표는 법률서비스 자동화와 인공지능화는 시간의 문제일 뿐 앞으로 법률 시장에 도입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믿고 있다. ⓒC영상미디어

법률 시장 패러다임 변화 먼저 여는 것

박 대표는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더 많은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면서 “긍정적인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런 생각을 하던 차에 헬프미의 사업 모델이 떠올랐다. 2015년 6월 헬프미 법인을 만들고, 다음 달인 7월 IT와 결합한 법률 서비스를 시작했다.

“막상 헬프미를 만들었는데 개발자를 구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누리집 제작 공부를 직접 했어요. 이후 3일 동안 허름한 누리집을 만들어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누리집에 과연 누가 돈을 지불하며 법률 서비스를 이용할까 반신반의했는데, 실제로 돈을 결제하고 IT 법률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생겼고 그 수도 늘기 시작했습니다. 양질의 합리적 법률 서비스에 목말라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겁니다. 그때 ‘이것이 가치 있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박 대표가 직접 만든 누리집을 선보이고 두 달 후인 2015년 9월, 헬프미는 비로소 IT 개발자를 채용해 번듯한 헬프미 누리집을 만들어 서비스했다. 박 대표와 공동창업자 두명으로 시작한 헬프미였지만 2년 반이 지난 지금 구성원은 20여 명으로 늘었다. 매출 역시 증가하고 있다. 박 대표는 2017년 1월과 12월의 매출을 비교하면 13배 정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한국의 법률 시장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동안 세상 곳곳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법률 시장은 그 변화에 둔했던 게 현실이다. 그런 법률 시장이기에 변화의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특히 법률 서비스 자동화와 인공지능화는 시간의 문제일 뿐 앞으로 법률 시장에 도입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헬프미는 이 같은 패러다임이 변해갈 법률 시장을 먼저 여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누구나 쉽게 실력 있는 변호사에게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헬프미를 이끌고 있는 박효연 대표와 이상민 이사가 그려갈 법률 서비스 시장의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조동진│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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