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8일 오전 10시 20분. 11시에 출발하는 부산행 KTX 운행 준비로 바쁜 김창규(57) 기장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2003년 11월 KTX 원년 멤버로 15년 넘게 조종간을 잡았지만, “항상 집을 나설 때면 안전운전을 다짐하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한다.
▶ 출발 준비 중인 김창규 기장 ⓒC영상미디어
내년 정년퇴임을 앞둔 김 기장은 ‘200만km 무사고 운전’ 기록 보유자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가 440km라는 것을 생각하면 200만km 무사고 기록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어림잡아 알 수 있다. 그가 “무사고로 퇴직하는 것은 영광”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이런 이유다.
“저 혼자 잘한다고 무사고 기록이 생기는 것이 아니죠. 차량, 시설, 전기 등 모든 분야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이 하나가 되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모든 것이 박자가 맞았기에 평생 무사고 운행이 가능했습니다.”
김 기장은 1988년 입사했다. 화물열차에서 시작해 무궁화, 통일호, 새마을호 등을 두루 운전하다 시운전부터 KTX와 함께했다. 안전운전의 비결을 묻자 기본을 강조한다. “모든 직장인이 그렇겠지만, 입사할 때의 마음가짐으로 운전한다”며 “기차에 오르기 전 안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법적으로도 당연하겠지만 핸드폰 등은 끄고, 오직 안전운전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승객들의 생활권이 달라졌어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세 시간이면 주파하니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됐죠.”
또 그는 “시속 300km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차량과 함께 여러 안전시스템이 받쳐줘야 한다”며 KTX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다만 “옛날 새마을열차 운전할 때처럼 굽이굽이 산길을 돌면서 좋은 풍경을 감상하는 낭만 같은 것은 없어졌다”고 아쉬움을 내 비쳤다.
“여러 사람을 안전하게 모시는 책무를 가진 것이 기장이다”라고 말하는 그가 철도에 입문한 것은 이런 낭만 때문이었다.
“동네 앞에 철길이 있었는데,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기차를 운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혹시 KTX 기장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들려줄 조언이 있지 않을까.
“우선 다른 열차에서 어느 정도 경력을 쌓아야 돼요. 그런 다음 KTX 기장에 지원해도 인성, 건강, 적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선발하죠. 차분해야지, 덤벙대면 안 돼요.”
정년을 1년 앞둔 그에게 새해 희망을 묻자 역시 안전 운행을 강조한다.
“모든 고객들이 안전하게 KTX를 이용하도록 떠나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정현 위클리 공감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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