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과 문화에 담긴 몸에 대한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미국 대공황 시대를 대표하는 리얼리즘의 거장 존 스타인벡의 소설을 무대에 올린 연극과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가 관객을 찾는다. 청년 담론의 사각지대에 놓인 지방대생의 이야기를 쓴 책 등 이번 주도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개화기 한글 해부학 이야기
전시|나는 몸이로소이다
‘몸’에 대한 우리말과 문화의 역사를 조명한 전시가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국립한글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해부학>(1906년 제중원에서 간행된 초간본으로 전질이 갖춰진 유일본)이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된다. 전시는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열린다. 1부 ‘몸의 시대를 열다’는 몸에 대한 전통적 가치관과 근대 서양의학의 관점 차이를 비교한다. 2부 ‘몸을 정의하다’에서는 한글 창제 이후 개화기에 이르기까지 몸을 가리키는 우리말의 변화상을 선보인다. 3부 ‘최초의 한글 해부학 교과서’는 이 <해부학>을 비롯해 개화기에 발간된 여러 한글 의학 교과서를 한데 모아 소개한다.
기간 10월 14일까지
장소 국립한글박물관 기획전시실
문의 02-2124-6200
위기의 시대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다
연극|생쥐와 인간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을 수상한 존 스타인벡의 소설이 원작이다. 스타인벡은 1930년대 대공황 시대에 처한 노동자의 삶을 생생하게 묘사한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작가다. 총명하지만 제대로 된 교육은 받지 못한 조지와 순수하지만 힘이 센 레니는 서로 필요한 친구다. 둘은 농장을 꾸리는 게 꿈이지만 다른 농장의 소일거리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떠돌이일 뿐이다. 유난히 부드러운 것을 좋아하는 레니는 항상 자기 힘을 조절하지 못해 본의 아니게 동물을 죽인다. 조지는 그런 레니가 마음에 안 들지만 둘은 서로 의지하고 살아간다. 새로운 농장에 일자리를 구한 둘은 왜소하고 공격적인 성향의 농장 주인 아들 컬리와 만난다. 체격에 콤플렉스가 있는 컬리는 늘 덩치는 크지만 온순한 레니를 괴롭히고 위협한다. 변화가 없는 농장생활을 따분해하는 컬리의 아내는 레니와 조금씩 가까워진다. 컬리의 아내는 레니가 부드러운 것을 좋아한다고 하자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질 수 있게 허락한다. 하지만 레니는 또 힘을 주체하지 못해 머리카락을 강하게 움켜잡고 위협을 느낀 컬리의 아내는 소리를 지른다. 당황한 레니는 컬리의 아내와 실랑이를 벌이다 의도치 않게 그녀를 죽이게 되고 놀란 나머지 도망간다. 레니의 예상치 못한 행동으로 꿈이 물거품이 된 조지는 레니를 만나기 위해 비밀장소로 향한다.
기간 10월 14일까지
장소 대학로 TOM 1관
문의 010-9327-4622
늑대로 불린 인간병기 ‘인랑’
영화|인랑
동명 일본 애니메이션이 원작으로 특수무장기동경비대(특기대)의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의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인간병기로 활약하는 인랑이 짐승이 되길 강요하는 조직의 임무와 인간의 길 사이에서 겪는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남북한 정부가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하자 강대국이 통일 한국에 경제 제재를 가한다. 통일 이후 민생이 악화되는 등 어려운 시간이 이어지고 있는 혼돈의 2029년, 통일에 반대하는 반정부 무장테러단체 ‘섹트’가 등장한다. 이를 진압하려 만든 대통령 직속의 새로운 경찰조직 특기대는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한다. 특기대가 주도권을 잡자 입지가 줄어든 공안부는 특기대를 말살할 음모를 꾸민다.
개봉일 7월 25일
그들이 훔친 것은 함께한 시간이다
영화│어느 가족
‘바닷마을 다이어리’,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태풍이 지나가고’ 등 따뜻한 가족영화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새 영화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어느 가족은 가족의 존재를 좀 더 본질적으로 파고든다. 할머니의 연금과 도둑질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어느 가족, 홀로 남아 길 위에서 떨고 있는 다섯 살 소녀를 데려와 가족으로 맞이한다.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던 이들에게 뜻밖의 사건이 생긴다. 이를 계기로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저마다 품고 있던 비밀과 간절한 바람이 드러난다.
개봉일 7월 26일
왜 지방대생은 다른 세계를 꿈꾸지 않는가
책|복학왕의 사회학
2017년 초여름, 학계를 뜨겁게 달군 논문이 있다. 계명대학교 최종렬 교수가 쓴 ‘복학왕의 사회학: 지방대생의 이야기에 대한 서사 분석’이다. 청년 담론의 사각지대에 놓인 지방대생의 이야기를 전하며 ‘왜 한국 사회는 지방대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가’, ‘왜 지금의 청년 담론은 수도권 중심인가’를 날카롭게 지적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저자는 지방대생을 본격적으로 연구해 논문에 살을 보탰다. 책은 지방대 재학생에 이어 졸업생의 삶의 경로를 추적했고, 현재를 살고 있는 지방 청년들이 왜 이렇게 살아갈까 하는 의문에 마지막 퍼즐을 맞추기 위해 지방대생 부모가 살아온 삶의 이야기까지 담았다.
저자 최종렬(오월의 봄)
21세기 新가정의례 준칙서
책|사는 동안 좋은 일만 있으라고,
삶의 갈피마다 계속되는 평범한 날들, 그 안에 ‘우리의 좋은 날’이 있다. 생명이 엄마 몸에서 분리돼 세상에 나오는 ‘출생’의 순간, 사계를 무탈하게 보냈음을 축하하는 ‘돌’ 잔칫날, 새로운 가족 구성원과 일가를 이루는 ‘결혼’의 순간 등 이전 삶과는 다른 단계로 넘어가는 이런 날들을 우리는 통과의례 또는 일생의례라 부른다. 책은 출산, 백일, 돌, 책례, 성년례, 혼례, 회갑례와 회혼례 등 삶의 중요한 날이 지닌 본래 의미를 살펴본다. 또한 좋은 날을 제대로 기념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요즘 젊은 세대에게 가족의 행복한 순간을 즐기고 추억하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 양정은(디자인하우스)
장가현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