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5대 전략, 17개 추진 과제를 수립하고 본격적인 행동에 나선다. 먼저 2027년까지 현재 38% 수준인 국가전략기술분야 연구개발(R&D) 지원을 50% 이상으로 확대한다. 또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투자유치를 지원하는 글로벌펀드를 4조 원 추가 조성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27년까지 매출과 고용 성과가 우수한 혁신 중소기업을 현재 7만 개에서 10만 개로 늘리고 중소기업이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도 현재 64%에서 7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중기부는 4월 29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 상생룸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와 같은 내용의 ‘중소기업 도약 전략’을 발표했다. 5대 전략은 중소기업의 ▲혁신 성장 ▲지속 성장 ▲함께 성장 ▲글로벌 도약 ▲똑똑한 지원으로 중장기 중소기업의 정책방향이 담겨 있다.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 수의 99%, 고용의 81%, 부가가치의 65%를 담당하는 국내 경제의 핵심 주체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대기업을 넘어서는 등 혁신 기반도 탄탄하다. 그러나 최근 미·중 패권 경쟁, 자국 첨단산업 보호주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신 무역장벽화 등으로 국제적 경영환경이 급속히 악화되며 대내외적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 게다가 신산업 출현의 가속화와 디지털 전환 압력도 거세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구인난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에 중기부는 ‘우문현답’, 즉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자세로 ‘우문현답 혁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왔다. 이번 전략은 ‘현장 문제에 대한 중기부의 답변’ 성격으로 마련된 것이다.
신산업 진출 촉진으로 혁신 성장
먼저 중기부는 신산업 진출 촉진으로 혁신 성장을 이끌 계획이다. 유망 중소기업이 신산업에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사업전환 제도를 전면 개편한다. 과감한 전용 패키지 지원, 규제특례 신설 등 정부가 최대한 위험부담을 분담해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산업 전반의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으로 생산성을 높인다. 제조데이터 표준 기준을 정립해 개별 설비 중심에서 공장·기업 간 디지털 연결을 늘리고 ‘지역특화 인공지능 센터’와 권역별 TP, 지방자치단체 간 협업 연계를 강화한다.
현재 38%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국가전략기술분야 R&D 지원은 5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정부·공공기관의 중소기업 기술혁신 지원의무 제도는 양적 목표관리가 아닌 기술사업화 성과 창출 중심으로 개편하고 시장·기술 전문가가 R&D 성과를 검증하도록 해 사업의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녹색경제 전환을 기회로 만들어간다는 구상이다. 탄소 감축 규제, ESG 기준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소기업 금융위험요소를 사전에 파악해 위험을 차단하는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가업’ 승계 개념을 ‘기업’ 승계로 확대해 인수·합병(M&A) 방식의 기업 승계를 희망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지자체, 민간 중개업체를 연계한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준비·컨설팅에서 매칭·중개, 그리고 M&A 후 경영통합까지 전 단계를 지원한다. 최근 고물가, 산업 변화 등을 감안해 2015년 이후 10년 동안 조정이 없었던 업종별 중소기업 매출 기준의 적정성도 검토할 계획이다.
대·중소기업 상생형 공급망 혁신 사업 가동
대·중소기업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상생형 공급망 혁신 사업도 가동한다. 지역 중소기업 육성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대·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완화, 가정 친화적 근무환경 조성 등 중소기업의 재직 유인을 강화한다.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는 19만 명에 달하는 외국인 유학생과 해외 우수대학 전문인력의 국내 취업을 유도할 방침이다. 또한 모태펀드 해외펀드 출자 등을 통해 국내 창업기업의 해외 투자유치를 지원하는 국제적 기금을 2027년까지 4조 원 추가로 조성하고 대기업 CVC(벤처캐피털) 등이 참여하는 글로벌 CVC 투자 연결망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투자유치를 촉진한다.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 슈타인바이스재단 등 해외 유수 연구소·대학과의 R&D 협력도 지원한다.
더불어 재외공관, 공공기관, 대기업 해외지사 등과 함께 ‘민·관 글로벌 원팀’을 구축하고 해외 시장정보·규제 동향을 통합 제공하는 ‘글로벌센터’도 신설해 글로벌 지원 인프라를 촘촘하고 강하게 키운다.
체계적인 지원을 위한 장치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기업 평가모델도 도입한다. ‘기술평가 표준진단모형’, ‘기업 혁신성장 역량지수’, ‘기술원천성 판단 모델’ 등의 평가모델을 시범적용하고 2025년부터 오픈 플랫폼 형태로 민간에 개방해 역량 자가진단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성장 분야에 투입되는 정책금융 공급 비중을 현 53%에서 2027년까지 70% 수준으로 늘리고 정책자금의 절반 이상을 신규 혁신기업에 확대 공급해나가는 한편 창업·R&D 지원사업과 정책금융 연계로 사업화 성공률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현장접점 규제 혁파도 추진한다. 업력, 상시근로자, 매출 변화에 따라 적용하는 정책 변화, 규제 등을 미리 알려주는 규제 내비게이션을 신설하고 신산업 분야 사업모델별로 규제를 사전에 점검·대응할 수 있도록 창업규제트리를 제공한다. 또한 13개 지방 중기청에 규제감시단을 설치해 불합리한 현장 규제 발굴 및 개선에도 힘을 쏟는다.
중기부는 “앞으로 중소기업 도약 전략 이행을 위해 과제별 세부 실천방안을 마련하고 법령 제·개정 과제는 필요한 입법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경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