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9일 오전 서울송파구청 어린이집어린이들이 올바른 손 씻기 교육을 받고 있다.│연합
아산 어린이집 운영 김옥순 씨
김옥순 씨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들의 임시 생활시설인 경찰인재개발원이 소재한 아산시에 산다. 아산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김 씨에게 전화로 최근 지역의 분위기와 생활을 물었다.
-어린이집에서 우한 교민들이 머무는 경찰인재개발원까지는 얼마나 걸리나.
=자동차로 이동하면 16분 정도 걸린다. 경찰인재개발원은 아산시 외곽에 자리한다.
손 씻기 생활화가 제일 중요해요
-우한 교민 수용시설 선정을 둘러싸고 초반 충돌이 있었다. 다행히 지금은 많은 지역 주민이 응원을 보내고 있다. 초반과 달라진 주민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지금도 사실 어수선하다. 전국이 어수선할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닌가. 그래서 최대한 협조하려고 노력하는 분위기다. 그래야 이 위기를 빨리 극복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 초반에는 잘못된 정보가 돌았다. 천안은 시민 전체가 반대해 대상지에서 벗어났다고 하더라. 상대적으로 아산은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주민들만 반대했고 결국 목소리가 작은 아산시가 낙점됐다는 얘기다. 그래서 더욱 반대 여론이 컸던 거 같다. 이후 정부와 시의 적극적인 대화로 오해와 의혹이 상당수 풀렸다. 아산 시민들의 안전 대책과 지역경제 침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에도 믿음이 생겼다. 이번 사례로 언론의 사실 확인(팩트체크) 보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
-어수선하다고 했는데, 지역경제 분위기는 어떤가.
=외출을 삼가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주말에도 외식을 안 하는 편이다. 오늘(2월 2일)이 설 지나고 첫 주말인데 음식점이 썰렁하다. 휴업하는 곳도 여럿 생기고 있다. 수영장 등 외부 활동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어린이집은 어떤가. 등원하는 원생 수가 줄지는 않았는지?
=어머니 한두 명이 집에서 보육하기를 희망했다. 그 외에 큰 변화는 없다. 대부분이 직장인 엄마다. 걱정은 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그 마음을 잘 알기에 어린이집에서 더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등원하자마자 발열 확인과 손 씻기
-어떤 방식으로 안내를 하고 있나.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알림장을 발송한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보내고, 아이들 편에 지면 안내도 하고 있다.
-아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관해 묻기도 하나.
=물론이다. 요즘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똑똑하다. 어린이집에서는 수요일마다 안전교육을 한다. 안전교육 시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대해 반복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등원부터 하원까지 달라진 모습이 궁금하다.
=아이들이 집에서 나올 때부터 마스크를 쓰도록 미리 안내를 한다. 등원 전에 반드시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들여보낸다. 어린이집 안에는 아이들과 선생님만 들어갈 수 있다. 부모들은 어린이집 입구에서 아이를 인도하고 돌아가야 한다. 아이들은 등원하자마자 손부터 씻게 한다. 비누로 먼저 그리고 손소독제로 한 번 더 씻는다. 손 씻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간식과 식사 시간 전후, 화장실 출입한 뒤, 그리고 기침한 뒤 필수다.
-수업에도 변화가 있나. 아무래도 외부 활동에 제약이 있을 듯한데.
=원래 하루에 한두 시간은 실외 활동을 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발표 이후 하지 않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 진행하던 외부강사의 특별활동도 멈췄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연장이나 키즈 카페, 도서관 등을 찾는 외부 현장학습도 자제하고 있다.
이불·식기·장난감 등 구석구석 소독
-시에서 추가 지원을 받는 게 있나.
=시에서 어린이집에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추가 지원했다. 마스크는 미처 못 쓰고 오는 원생들을 위해 현관 옆에 상자째로 배치해놓을 생각이다. 보건소에서는 매주 1회씩 어린이집 전체 소독을 실시해준다고 연락이 왔다. 자체적으로 실내 소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든든하다.
심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