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공감 문화열차가 뭐냐고요? 아직 모르는 분이 계시군요. 생활공감 문화열차는 수능시험을 치른 학생, 소외지역 주민, 중소기업 근로자 등 문화 소외계층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문화예술체험 프로그램이에요. 경제적으로 어렵고 고단한 이웃에게 따뜻한 웃음과 감동을 안겨주는 ‘착한’ 공연들을 싣고 다니죠.
그래서일까요? 지난해 11월 21일 출발한 생활공감 문화열차는 절반 이상 달린 지금도 성황리에 운행 중입니다. 모두 7개 열차 노선이 저마다 특화된 주제를 가지고 달리는데, 빈 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한결같이 반응이 좋아요. 그중에서도 청소년들을 주로 태운 1호선과 2호선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생활공감 문화열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공연을 관람한 학생들의 호평이 연일 이어지고 있어요.
1호선 방방곡곡 열차는 일명 ‘방방곡곡 문화특공대’로 불리는 30개 예술단체가 전국 160여 개 고교를 다니며 다양한 장르의 연극과 비보이 공연을 펼치는데요. 지난해 12월 26일 전남 함평군 학다리고등학교에서 ‘뮤지컬 콘서트’라는 제목의 뮤지컬을 관람한 심곤지 학생은 “지루할 줄 알았는데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멋지고 재미있었다”며 “다음에도 문화열차가 또 왔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더군요.
2호선 대학로 열차는 대학로 소극장 연극을 한 달에 25편씩 선정해 수능시험을 치른 수험생과 고3 학생들에게 무료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인데요. 수능시험 성적이 발표된 날 이 열차를 타고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를 봤다는 박혜진 학생은 “수능 성적만으로 크게 좌절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한 공연이었다. 더 큰 세상을 향해 노력하고 달려가야겠다는 용기와 희망을 심어줬다”는 글을 올려 많은 격려와 공감을 이끌어냈어요.
공연장에서 배우들과 찍은 기념 사진과 티켓 사진 등을 함께 올린 고3 김현수 학생의 후기도 인상적이었어요. 생활공감 문화열차 덕분에 뮤지컬을 처음 접했다는 그는 “수험표만 있으면 공연 2편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데 처음엔 긴가민가했다. 수험생 할인 최대 50%까지는 봤어도 무료라니, 정말 언빌리버블! 영화와는 또 다른 연극과 뮤지컬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흡족해 했죠.
생활공감 문화열차는 이밖에도 △서울 시내 17개 공연장에서 펼친 3호선 서울순환열차(고고씽 사랑티켓) △전국 10개 중소도시를 찾아가 우수 공연을 선보이는 4호선 중소도시 열차 △전국 농공지역 중소기업 현장 10곳에서 공연한 5호선 중소기업 열차 △청소년을 위해 지방자치단체별로 마련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인 6호선 지방자치 열차 △수험생과 고3 학생이 프로 농구와 배구 경기를 무료나 할인해서 볼 수 있는 7호선 스포츠 열차로 구성돼 있어요. 이 중 3, 5, 6호선 열차 운행은 끝났지만 실망하기엔 이릅니다. 나머지 열차는 2월에도 계속 달리거든요.
1호선 열차는 2월에 서울맹학교(6일), 서울삼성학교(10일), 영주 영광고교(12일), 안동 영명학교(26일)를 찾아 이색 공연을 펼칠 거예요. 2호선 열차는 대학로에서 ‘어느 날 문득, 네 개의 문’(2월 5~15일),‘아름다운 인연’(~3월 1일) 등을 선보입니다. 장기 공연 중인 ‘쉬어매드니스’ ‘70분간의 연애-He&She’ ‘넌센스’ ‘SHOUT’ ‘사랑은 비를 타고’도 볼 수 있죠. 단, 고3 재학생과 수험생을 위한 무료 관람 혜택은 2월 20일까지만 드리니 서두르세요. 예매사이트 www.bizcul.or.kr에서 회원가입을 하고 예매한 후 관람 전 학생증이나 수험표를 제시해야 1인 2장씩 무료티켓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마시고요. 더 궁금한 점은 고객센터(02-744-7063)로 문의하세요.
2월 초 뒤늦게 출발하는 4호선 중소도시 열차는 창작팩토리 우수공연으로 선정된, 놓치기 아까운 연극과 뮤지컬들을 실어다 준다죠? 2월 21일 목포시민회관에서 막을 올리는 ‘벽 속의 요정’은 벽 속의 요정과 함께 사는 엄마와 어린 딸의 흥미진진하고도 가슴 뭉클한 이야기예요. 배우 김성녀 씨가 처음으로 선보인 뮤지컬 모노드라마인데, 1인 32역을 소화하는 명연기로 2005년 6월 초연해 전회 기립박수를 받는 놀라운 기록을 세워 화제를 불러일으켰죠. 부천문화재단(2월 7일)과 거제문화예술회관(2월 28일)에서 상연하는 ‘발자국 안에서’는 오만한 인간의 끝이 보이지 않는 욕망을 은유적으로 풍자해 호평을 받은 연극이고요. 대전 문화예술의전당(2월 13~14일)과 의정부 예술의전당(2월 27~28일)에서 공연하는 ‘멜로드라마’는 대학로 대표 흥행 연출가 장유정 씨의 섬세한 감수성과 믿음직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꼽힙니다.
7호선 스포츠 열차도 각 구단의 경기 일정에 맞춰 운행을 계속한답니다. 각 열차의 운행 일정과 프로그램을 좀 더 상세히 알고 싶다면 생활공감 문화열차 홈페이지(www.intoculture.or.kr)를 찾으세요. 특히 경기 한파로 몸과 마음이 움츠러든 사람들은 놓치지 마세요. 생활공감 문화열차의 따뜻한 ‘기적(汽笛)’ 소리가 꽁꽁 언 마음에 희망이라는 ‘기적(奇跡)’을 일으킬지도 모르니까요.
정리·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