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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_IMAGE]3,original,right[/SET_IMAGE]지난 해 우리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유가때문에 마음을 졸여야 했다. 특히 우리나라같이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배럴당 유가가 한때 70달러를 돌파하는 사태를 보며, 이러다간 다른 경제산업 활동을 아무리 잘해도 기름값으로 모두 지불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하는 걱정에 시달려야 했다.
2006년 벽두부터 또다시 유가는 배럴당 60달러 안팎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원유는 에너지라는 측면에서는 물론, 모든 산업의 기초 물질을 제공하는 화학산업의 원료라는 점에서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작년 교토의정서의 시행으로 촉발된 전 세계적 친환경 산업 구조로의 재편 또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차피 한정된 자원인 원유는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다. 따라서 유가의 상승은 다만 시기 문제일 뿐 불가피하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떠한 해결책이 있을까? 에너지원으로서의 원유만을 본다면 대체에너지 개발로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태양 에너지, 풍력 에너지, 수소 에너지, 바이오 에너지 등등.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너무나 익숙하게 쓰고 있는 다양한 제품들은 어떻게 하는가? 한 가지 예로, 원유를 처리해 고분자중합 공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플라스틱을 보자. 가볍고 물성이 뛰어나며 가공이 용이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은 플라스틱은 원유가 비싸니 안 쓰면 그만이라는 생각만으로 해결이 될까? 그러기에는 이미 우리에게 너무나 필요한 물질이 되어 있다.
따라서 재생 가능한 원료로부터 다양한 화학물질과 제품을 만드는 기술의 개발이 필요할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독일의 바스프, 미국의 듀퐁 등 세계적인 화학회사들은 유럽연합에서 정의한 이른바 ‘화이트 바이오테크놀로지(white biotechnology)’라는 ‘제조산업에 바이오테크를 이용하는 분야’의 기술을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살아 있는 생명체 또는 그 일부를 이용하여 환경친화적으로 다양한 화학물질들을 만드는 이 패러다임은 비록 지금 당장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더라도, 급변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투자해야 할 분야라 할 수 있다.
필자가 연구 중인 숙신산(호박산이라고도 불린다)의 생산 과정을 보자. 숙신산은 여러 화학물질의 중요한 전구 물질이며, 의약·식품·정밀화학 산업 등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생분해성 고분자의 합성 출발물질로도 사용될 수 있고, 환경친화적 용매로 활용이 가능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숙신산은 지금까지는 원유로부터 만든 탄소 4개의 유기화합물로부터 화학 전환 공정을 통하여 만들어왔다. 필자의 연구실에서는 한우의 반추위로부터 분리한 맨하이미아라는 균을 대사공학적으로 개량하고 발효를 통하여 생산한다. 맨하이미아균은 포도당이나 설탕 등을 포함하고 있는 다양한 바이오매스(예를 들면 볏짚, 나무찌꺼기, 사탕수수 등)를 박테리아의 먹이로 공급하면 대사 과정을 통해 숙신산을 효율적으로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숙신산 한 분자당 이산화탄소 한 분자가 고정되므로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처하고자 발효된 교토의정서의 문제 대응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비단 숙신산뿐만 아니고 범용 화학물질로부터 고부가가치 의약 및 정밀 화학물질에 이르기까지 화이트 바이오테크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맥킨지사의 예측에 의하면, 2050년 경 전체 화학물질의 65% 정도가 화이트 바이오테크 기술로 생산될 것이라고 한다. 환경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바이오테크 기술의 발전이 기대된다.
얼마 전 줄기세포 관련 파문으로 우리 국민은 모두 실의에 빠져 있다. 이로 말미암아 바이오테크 분야 전체가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 바이오테크가 우리나라 차세대 성장 동력 중 하나인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연구실의 불을 밝히고 연구에 매진하는 과학자들이 있기에 우리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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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