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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은 하루 세번 정도 거짓말을 한다고 합니다. 거짓말은 일상사라는 얘깁니다. 약속시간을 어기면 “오늘따라 왜 이리 도로가 막히나”라며 거짓말 섞인 너스레를 떱니다. 음주가무를 즐기다가 늦게 귀가하게 되면 “더 마시자는 것을 겨우 뿌리치고 도망 나왔어”라며 어색한 웃음을 보냅니다. 그리고는 이튿날 아내가 내놓는 북어국에 대해 마음에도 없는 온갖 찬사를 쏟아냅니다. 이 정도면 애교로 봐줄만 합니다.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거짓말은 동·서양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유길준은 서유견문에서 “서양에서 가장 큰 욕은 거짓말쟁이”라고 말했습니다. 거짓말쟁이라는 비난이 대수롭지 않은 동양과는 달리 여기에 과잉반응(?)하는 서양인들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나 봅니다.
영국 총리 디즈레일리(1804~1881)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세상에는 세가지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이다.”
맞습니다. 통계는 가장 과학적인 거짓말입니다. 숫자를 들이대며 상대방을 비난하게 되면 사정을 모르는 제3자는 거기에 동의하게 됩니다.
통계란 상대방을 공격하는 최상의 무기인 셈이죠. 일부 언론이 개인파산 신청자가 급증했다며 ‘서민경제 파탄’ ‘양극화 심화’라는 커다란 제목으로 기사화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실제는 정부가 개인파산 절차를 대폭 완화했기 때문에 파산 신청자가 늘어난 것인데 말이죠. 일부 언론은 개인파산 절차가 너무 까다롭다며 비판하더니, 정작 그 절차를 완화해 놓으니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비판합니다.
참 편리한 논법입니다.
계층간 사교육비 격차가 급증했다며 ‘양극화 심화’로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정부가 저소득층에 교육비 지원을 강화한 결과 저소득층의 사교육비는 줄어들게 되고 이에 따라 외형상으로는 고소득층과의 사교육비 지출 격차가 커지게 됩니다. 저소득층에 대한 교육비 지원을 하지 말라는 것인지... 참 답답합니다.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경제가 나빠졌다고 타박하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경제가 나빠졌다기 보다는 정부가 고용보험을 적용받는 업체를 대폭 확대했기 때문입니다.
개인파산 신청자가 늘어나고 실업급여 수급자가 증가한 것은 구체적 통계에 입각한 사실(fact)입니다. 하지만 이를 ‘서민경제 악화’ ‘양극화 심화’로 해석하는 것은 진실(truth)이 아닙니다. 오히려 서민경제를 위한 정부정책의 결과로 보는 것이 진실일 것입니다.
통계는 중요한 판단을 내릴 때 유용하게 사용되지만 때로는 진실을 호도하기도 하는 양날의 칼인 셈이죠.
[RIGHT]박성휴 전문위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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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