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안보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이에 우리의 대응태세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5월 10일 취임선서 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비롯해 6월 23일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종합시험장 방문, 7월 6일 베를린 연설 등 공식석상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에 의해 증대되는 위기에 대한 심각성과 그에 대응하는 전력을 확보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며 국방개혁의 강한 의지를 자주 내비쳤다.
▶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 발사 장면 ⓒ국방과학연구소
책임국방으로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만들겠다는 문재인정부의 의지가 확고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8월 9일 청와대에서 신임 군 수뇌부로부터 진급·보직 신고를 받은 뒤 “국방개혁의 목표는 ‘이기는 군대’, ‘사기 충전한 군대’,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대’”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방을 조금 개선한다거나 조금 발전시키는 차원이 아니라 아예 환골탈태하는 수준의 국방개혁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전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군사 대응 태세를 이른 시일 내에 조금 보완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역시 자주국방으로 나가야 한다. 이제 다시는 방산비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ADD 안흥종합시험장 방문한 문 대통령, “든든하다”
6월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 안흥종합시험장을 방문한 것은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느껴지는 상징적인 행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현무-2’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다. ‘현무-2’ 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800km에 달해 평양 등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우리 군이 북한에 대응하는 대표적인 전략무기로 꼽힌다. 제주도에서 쏘면 북한 신의주까지, 경북 포항에서 발사하면 평북 영변 핵단지와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함북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까지 타격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시험 발사된 미사일은 예정된 사거리를 비행한 뒤 목표지점인 이어도 북쪽 60km 해상에 정확하게 명중했고 군 당국은 이날까지 모두 4차례 ‘현무-2’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모두 성공을 거뒀다. 앞으로 시험발사를 2번 더 한 다음 올해 안에 전력화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도 우리 미사일 능력이 북에 뒤지지 않음을 확인하고 든든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면서 “대화도 강한 국방력이 있을 때 가능하며, 포용정책도 우리가 북한을 압도할 안보 능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ADD 방문은 최근 북한의 잇따른 무력 도발에 대한 엄중한 경고 차원이다.
▶ 1 ADD개발무기인 KT- 1 기본 훈련기 2 문재인 대통령이 6월 13일 서울 용산 한미연합사를 방문해 작전지휘통제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과학 전문기관 ADD, 창립 47주년 맞아 재도약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내 유일의 국방과학 전문기관이다. 올해로 창립 47주년을 맞아 지난 8월 4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 본소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임직원들이 모여 그동안 연구소가 걸어온 역사와 창설의 의의를 돌아보고, ADD 혁신 방안을 통해 새로운 ADD로 나가기 위한 미래비전을 공유하는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진행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김인호 소장은 기념사에서 “북한 위협 상쇄를 위한 핵심전력 연구개발, 기술 기습을 위한 자율 도전적 연구 수행 등 새로운 ADD 도약을 통해 기술경쟁력을 갖춘 안보 자산이자 과학기술로 승부하는 국방과학연구기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문 대통령 방문 시 공개됐던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등 유도무기 개발과 더불어 지상, 해상, 공중 등 각 전장에서 운용 중인 281종의 무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국가경제에도 이바지한 바가 크다. 지금까지 국방 연구개발에 25조 원을 투자해 297조 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했으며 함대함유도무기 해성, K2전차 기술 등 방산 수출과 국방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하는 민군기술협력의 활성화에도 힘썼다.
문재인정부는 북핵 위협 등 엄중한 동북아시아 외교안보 상황을 고려, 강한 안보와 책임국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한 세부 실천과제로 한미동맹을 지속하면서도 전시작전통제권 조기전환을 추진하기로 했고, 임기 내 전략사령부를 창설해 북핵 위협에 대한 독자적 대응능력 구축을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남북 경제협력을 강화해 남한과 북한을 잇는 경제 벨트를 만드는 내용을 담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마련하고 경제통일을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전력 확보가 관건입니다”
8월 4일 대전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개최된 창설 47주년 기념식에서 국방과학연구소 김인호 소장을 만났다. 김 소장은 우리나라 국방과학기술의 역사를 이끌어온 국방과학연구소의 의미를 되새기는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강도 높은 국방개혁 의지에 맞춰 국방과학연구소의 현주소를 다시금 되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47년간 국방과학연구소는 대한민국 유일의 국방과학기술 연구소로서 본연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해 국가 안보와 경제에 기여해왔습니다. 앞으로도 북한 위협을 상쇄하는 핵심전력 연구개발, 기술 기습을 위한 자율적·도전적 연구 수행, 방위산업 육성을 위한 방위산업체 기술경쟁력 강화 지원, 민군협력 네트워크 구축 및 체제 개편 등 ADD 혁신방안을 추진하고 새로운 도약을 통해 튼튼한 기술경쟁력을 갖춘 안보 자산이자 과학기술로 승부하는 국방과학연구기관이 되겠습니다.”
김인호(61·국방과학연구소 소장)
임언영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