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과 방송을 보니 게임중독에 대한 논쟁이 뜨거운 것 같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 개정안을 최종 의결하면서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새로 분류됐는데 이를 두고 ‘맞다, 틀리다’ 의견이 갈려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
어찌 보면 게임이라는 게 장단점이 모두 있을 것이다. 사회성 향상, 성취욕 충족과 함께 산업 발전을 고려해 하나의 문화로서 게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은 틀린 말이 아니다. 물론 폭력적이고, 도박 같은 게임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타당한 지적이다.
최근 지인에게서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지인의 친구가 오랜만에 다섯 살 아이에게 그림책을 쥐여주고 읽어주려는데, 아이가 책장을 넘기는 대신 마치 태블릿 PC를 사용하듯 옆으로 밀치더라는 하소연이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남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치원생까지 스마트폰을 즐기는 요즘, 2G폰을 쓰고 있는 유치원생 딸이 “우리 반에서 나만 스마트폰 없어”라고 볼멘소리를 해 당황스러웠다.
사회적으로는 성인의 사례가 집중 소개되고 있지만, 사실 게임중독 문제는 아동과 청소년에게 더욱 심각한 실정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먼저 정서 불안을 야기할 수 있고 공부에도 지장을 주는 것은 심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취학 전 아이에게는 되도록 스마트폰 등 디지털 미디어 기기를 쥐여주지 말라고 한다. 게임중독 등 과다한 디지털 미디어 노출과 여과 없는 인터넷 댓글을 접하다 보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신체적·정서적 발달에 안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어느 신문에서 읽었는데 아이들은 학업만이 중심이 되는 현실보다 게임 속에서 편히 대인관계를 맺고 성취감을 느낀다고 한다. 편협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지적이 틀리지만 않은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스스로 반성하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 30분 정도는 TV에서 <뽀로로>를 봐야 어린이집으로 가는 만 3세 아들의 마뜩잖은 습관은 늦은 시간까지 TV를 보는 우리 부부의 영향이 아닌가 하는 반성이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2016년 18개월 이하 영유아(취학 전 아동)는 스크린 미디어를 이용하지 않아야 하고, 만 18∼24개월 영유아에게 스마트폰 등을 접하게 할 경우에는 되도록 좋은 영상물을 보여주되 부모가 함께 봐야 한다고 권고한다. 이보다 앞서 대만은 2015년 ‘어린이 및 청소년 복지와 권리보호에 관한 법률’을 통해 어린이들의 지나친 전자기기 사용을 금하도록 권고했다고 한다.
이제라도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게임중독을 유발하는 스마트폰에 대한 사회 차원의 경각심 조성과 대책 마련을 위해 모두가 토론하고 고민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본다.
이현호 서울 동대문구 장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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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