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동북아역사재단은 4월 20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동북아역사재단 대회의실에서 ‘2017년도 독도지킴이학교 130개교’를 선정하고 발대식을 가졌다. 독도지킴이학교 동아리 학생들은 독도 수호 캠페인, 동해·독도 표기 홍보 등 체험 프로그램을 창의적으로 개발해 학생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영토주권 수호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독도지킴이학교 동아리 학생들의 활동상을 담았다.
서울 강서구 염경초등학교 염경 독도 사랑반
▶ ‘염경 독도사랑반’학생들이 독도사랑 디자인 활동을 하고 있다.
“독도의 역사와 인물에 대해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친구들과 공부하니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 알 것 같아요.”
염경초등학교 5학년 조정환 학생이 당차게 말했다. 또 “이번 독도지킴이학교 발대식에 다녀온 후에는 독도사랑반이라는 게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염경 독도사랑반’에서는 5학년 학생 16명이 활동하고 있다. 동아리 결성 첫해였던 작년에는 6학년 학생들이 중심 역할을 했다. 이들은 ‘독도 이름 제대로 알기’를 비롯해 독도 텀블러 제작, 플래시몹 발표, 독도 홍보관 만들기, 독도 모의재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초등학생임에도 수준 높은 활동을 벌여 작년 연말 평가(동북아역사재단 주관)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올해부터 동아리 담당교사를 맡은 김선미 선생님은 “독도가 왜 우리 땅인지, 일본은 왜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하는지 등을 학생 스스로 알아가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리 학생들은 매월 두 차례 모임을 가진다. 조정환 학생은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면서 우리들 스스로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준비물과 자료도 직접 준비한다”고 말했다. 김선미 선생님은 “학생들이 독도에 관심이 커서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면서 “독도의 자연환경에 대한 학습을 시작으로 독도의 중요성, 독도 영유권 문제, 바람직한 한일관계 등을 살펴보고, 5학년 사회과 교과와 창의적 체험 활동을 연계해 올해 동아리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독도사랑반 학생들은 독도 영상 찾아보기, 독도 모형 제작, 독도체험관 탐방, 독도사랑 디자인 활동을 벌이게 된다. 이를 통해 알게 된 내용은 ‘독도 제대로 알기 교내 캠페인’을 열어 친구들과 함께 나눌 생각이다.
충북 증평군 형석중학교 독도 아리랑
▶ 한 달에 한 번씩 현장 체험을 하는 ‘독도 아리랑’ 학생들이 독도수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저희 학교 교육 비전은 지·호·락(知·好·樂)입니다. ‘철저히 알면 좋아하게 되고 좋아하게 되면 그것을 즐거워한다’는 뜻이죠.”
형석중학교 역사 교사인 이상일 선생님은 학교 교육철학을 적극 실천하기 위해 지난해 ‘일사천리’라는 역사 동아리를 만들었다. 이 선생님이 주도했지만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실천하는 동아리다. 올해부터는 독도 수호 활동에 앞장서기 위해 동아리 이름을 ‘독도 아리랑’으로 바꿨다. 때마침 이번에 교육부와 동북아역사재단이 선정하는 독도지킴이학교로 뽑혔다. 이 선생님은 “저를 비롯해 동아리 학생들의 의욕이 대단하다”고 뿌듯하게 말했다.
현재 동아리 학생 수는 3학년 21명, 2학년 11명, 1학년 10명으로 총 42명. 전교생 274명 중 약 15%가 동아리 회원인 셈이다. 학생들의 활동도 적극적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 모임을 갖고 한 달에 한 번은 현장 체험을 한다. 이상일 선생님은 “저마다 개성 있는 42명의 학생들이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휘하며 독도지킴이 활동을 통해 독도 영유권 인식을 갖고 독도 수호 활동도 적극 펴나간다”고 말했다.
월별로 계획된 활동 주제에 따라 여러 팀을 만들되 학생들의 특기와 학년을 고려한다. 개별 팀은 자율적으로 활동을 펴나가면서 수시로 선생님의 조언을 받는다. 팀 활동이 마무리되면 보고서를 만들어 다른 팀과 결과물을 공유한다.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박준혁(3학년) 학생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회비를 내 독도 아트북을 만들고 독도 배지도 제작해 친구들에게 달아준다”면서 “동아리 활동을 통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면서 학교생활에도 자신감을 갖게 된 친구가 많다”고 했다.
이상일 선생님은 “역사는 아는 만큼 지킬 수 있다”면서 “대한민국의 섬, 독도를 바로 알아야 독도를 제대로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독도 아리랑은 지난 4월 교내 독도사랑 캠페인을 벌인 것을 시작으로 5월 독도체험관 답사, 6월 독도 해외홍보 캠페인 참가, 7월 독도 관련 신문기사 스크랩 및 시사토론, 8~9월 독도사랑 UCC 제작, 10월 지역사회 독도 홍보 캠페인, 11월 교내 관현악 동아리와 공동으로 ‘홀로 아리랑’ 협연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경기 파주시 율곡고등학교
문화재지킴이 예터밟기
▶ 문화재지킴이 예터밟기 학생들은 독도를 소중한 문화재로 여긴다. 지난해 독도를 탐방했던 동아리 학생들.
‘문화재지킴이 예터밟기’는 2004년 교내 역사 동아리로 출발해 이듬해 문화재청 위촉으로 ‘한문화재 한지킴이’로 활동했다. 2009년에는 ‘청소년문화재지킴이단’으로 규모가 커졌고, 그해 동북아역사재단으로부터 ‘독도중점학교’로 지정되면서 지금까지 독도지킴이학교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율곡고등학교 역사 교사이자 인문사회부장을 맡고 있는 구종형 선생님은 “독도는 천연기념물이면서 우리가 보존해야 할 문화재라는 인식하에 그동안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면서 “저희 학교가 받은 수상 이력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재지킴이 예터밟기는 지난해 동북아역사재단이 수여하는 ‘우수독도지킴이’ 장려상을 수상하고, 문화재청이 주관하는 ‘2016 문화재지킴이 한마당 전국대회’에서는 2년 연속 문화재청장상도 받았다. 2015년에는 대통령상, 해군함대사령관표창상, 국회의원표창상 등을 수상했다. 지역 사립학교치고는 수상 실적이 만만치 않다.
이 학교가 문화재 보호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파주가 낳은 대교육가 ‘율곡 이이’ 선생을 존경해오던 학교 설립자 윤선희 이사장의 평소 지론에서 비롯됐다. 율곡 선생이 태어난 곳은 강릉 오죽헌이지만 그의 부친 이원수 공은 파주 파평면 출신이며, 이곳에는 덕수 이씨 집성촌이 있다.
문화유산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문화재지킴이 예터밟기는 독도지킴이 활동도 그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다. 다른 학교와 달리 교내 재학생(21명)은 물론 졸업생(120명)과 그 가족(21명)까지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총 142명). 이들은 계간지 ‘예터신문’도 함께 제작한다. 동아리 회장인 홍민지(3학년) 학생은 “문화재 사랑이 곧 나라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동아리 활동을 통해 나눔과 배려, 봉사 정신도 체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재지킴이 예터밟기는 올해 독도 관련 프로그램으로 독도를 주제로 한 천연비누, 독도 모형, 책갈피, 필통 등을 만들 예정이다. 독도 수호 캠페인, 영상전, 독도 탐방 사진전 개최는 기본이다.
독도지킴이학교란?
‘청소년 독도지킴이’를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교육부와 동북아역사재단이 매년 4월경 독도 관련 동아리를 운영하는 전국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공모·선정한다. 청소년의 자발적이고 자기주도적인 동아리 활동을 통해 독도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2011년부터 ‘독도지킴이학교’를 선정, 각종 지원사업을 펴왔다. 시행 첫해부터 2014년까지는 60개교를 선정하다 2015년 100개교로 늘리고 2016년부터 130개교로 확대했다. 올해는 초등학교 30개교, 중학교 60개교, 고등학교 40개교가 선정됐다.
선정된 학교와 동아리 학생에게는 여러 혜택이 주어진다. 학교당 동아리 활동비로 100만 원이 지급되고 동아리 학생은 특별히 준비된 독도 관련 체험학습을 받을 수 있다. 동아리 담당교사에게는 학생지도에 도움이 될 ‘독도 탐방’ 기회를 주며, 활동 실적이 우수한 학교(동아리)에는 특별상을 수여한다.
백승구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