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산업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글로벌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 우아한 곡선과 과감한 색채는 평범한 물품을 예술작품으로 만든다. 디자인을 통해 일상의 유토피아를 선사하는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가 오는 10월 7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 조형물 ‘Pleasurescape’는 관객이 직접 만져보고 앉고 누워볼 수 있다. ⓒC영상미디어
▶ 카림 라시드 展 전경 ⓒC영상미디어
▶ 카림 라시드 展 전경 ⓒC영상미디어
▶ 카림 라시드 展 전경 ⓒC영상미디어
▶ 카림 라시드 ⓒC영상미디어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은 토끼를 쫓다가 토끼 굴에 빠져 이상한 나라에 도착한다. 앨리스는 상상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카림 라시드 전은 마치 이상한 나라로 우리를 초대한 것 같다. 전시회 입구 분홍색 담벼락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다. 문을 지나면 그가 만든 세계가 펼쳐진다. 평범한 물품은 우아한 곡선과 과감한 색채를 입고 일상의 판타지로 탄생한다.
산업 디자인의 거장 카림 라시드가 전시회 ‘디자인 유어 셀프(Design Your Self)’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가구, 제품, 패키지, 그래픽, 조명 등에서 3500점이 넘는 작업과 호텔, 지하철역, 레스토랑 등의 인테리어, 전시 등 영역을 넘나들며 디자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동안 카림은 아우디, 시티은행, 파비앙, 3M, 보날드 등 전 세계 유수 기업들과 작업하며 300여 회에 걸쳐 디자인상을 수상한 산업 디자이너다. 우리나라 국내 기업과 함께한 작품도 다수다. 현대카드 블랙, 파리바게뜨 오(EAU) 생수병, 현대자동차 i40, LG 디오스 냉장고 등에 참여했다.
디자인의 변화, 삶의 진화
이번 전시는 ‘카림의 이야기’, ‘삶의 미화’, ‘글로벌러브 홀’, ‘스케이프 속으로’, ‘디지팝(Digipop)’, ‘대량 생산의 시대’, ‘인류를 위한 사명’ 등 7개 주제로 구성됐다.
‘삶의 미화’ 섹션은 일상에서 예술을 만나게 하는 카림의 대표작이 전시돼 있다. 화려한 색감, 부드러운 곡선, 사용자를 위한 배려가 눈에 띈다. 여기에는 유독 의자가 많다. 그러나 그의 의자는 앉는 본연의 기능에 만족하지 않는다. 인간의 신체 구조에 맞춰 사용한 곡선과 강렬한 색채가 더해진 업그레이드된 의자다. 앉는 것만으로도 일상이 특별해질 것 같다. 디자인으로 세상이 좀 더 아름다워지길 바라는 그의 소망이 엿보인다.
‘디지팝’ 섹션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예술을 선보이고 있다. 카림은 “우리가 사는 물질세계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디지털 시대를 따라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현란한 색상과 홀로그램은 미래가 아름다울 것이라고 암시한다. 과감하고 강렬한 패턴, 그래픽, 아이콘은 관객을 압도하며 현재와 미래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듯하다.
카림을 대표하는 산업 디자인은 ‘대량 생산의 시대’ 섹션에 있다. ‘플라스틱의 시인’이라고 불리는 그를 제대로 표현한다. 카림은 “훌륭한 디자인은 대중과 가까워야 하며 비싸거나 한정돼서는 안 된다. 좋은 디자인이란 소수가 아닌 대중에게 통하는 디자인”이라며 ‘디자인 민주주의’를 주장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은 쉽다. 편리하면서도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는 물품들은 낯설지 않다. 예술에 익숙하지 않은 대중도 친숙하게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전시 공간 내에는 “나는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카림의 말이 써 있다. 그는 정말 세상을 바꿨다. 디자인이 바뀌자 삶이 진화했다. 그의 디자인에는 미적 가치 외에도 인간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가 추구하는 디자인은 사용법, 행동 양식, 생산 과정, 환경 등 모든 것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상업성이 짙어질수록 그의 디자인은 더욱 가치를 발한다. 그의 디자인에서 예술과 실용이 결합된 일상의 유토피아를 경험할 수 있다. ‘Design Your Self’, 삶을 변화시킬 기회다.
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 전관
일시 : 10월 4일까지(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시간 : 오전 11시~오후 8시
관람료 : 일반 14,000원, 대학생 12,000원,
청소년 10,000원, 어린이 8,000원
문의 : 02-3143-4360
선수현 | 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