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영빈관 벽면을 채웠던 사계절 풍경화가 청와대 바깥으로 나왔다. 대한민국미술전람회를 빛냈던 작품도, 청와대 본관 한편에 있던 작품도 국민의 품에 잠시 머문다.
청와대는 소장품 특별전 ‘함께, 보다.’를 5월 9일부터 7월 29일까지 청와대 사랑채에서 개최한다. 작품 중 일부는 언론을 통해 잠시 노출된 적 있으나 청와대 밖에서 전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시회 초대장 인사말을 통해 “때로는 대한민국 정부가 겪어온 역사적 장면들의 배경이 되어주었고, 해외 주요 인사들에게는 한국을 소개하는 작품으로 묵묵히 그 자리를 빛내왔다”며 “언론을 통해 스치듯 볼 수밖에 없었던 작품들을 공개함으로써 본래의 주인에게 돌려드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번 특별전에서 실물을 드러내는 미술품은 1966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출품작부터 2006년 작품까지 총 16점. 청와대가 40년에 걸쳐 수집한 작품 가운데 일부다. 이동이 어려운 벽화 4점과 소장품 10여 점은 전시관 영상으로 소개된다.
▶ 전혁림, ‘통영항(한려수도)’, 2006 ⓒC영상미디어
▶ (왼쪽부터)강태성, ‘해율(海律)’, 1966, 김형근, ‘과녁’, 1970 ⓒC영상미디어
▶ (왼쪽부터)김수현, ‘가을의 여심’, 1971 ⓒC영상미디어, 이영찬, ‘풍악(風岳)’, 1973 ⓒC영상미디어, 장리석, ‘목장의 초하’, 1969 ⓒ청와대
▶ 윤영자, ‘율(律)’, 1991, 손수택 ⓒC영상미디어, ‘7월의 계림’, 1973, 정은영 ⓒC영상미디어, ‘추성(秋聲)’, 1974 ⓒ청와대
▶ 오승우, ‘봄’, 1979
박광진, ‘여름’, 1979
박광진, ‘불국사의 가을’, 1978
김원, ‘설악’, 1978 ⓒ청와대
▶ 서세옥, ‘백두산 천지도’, 1990
최만린, ‘O 90-4’, 1990 ⓒC영상미디어
▶ 박수학, ‘책거리’, 1991 ⓒC영상미디어
전시는 4부로 구성된다. 1부 ‘대한민국미술전람회를 보다’에서는 청와대가 소장 중인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 출품작들이 소개된다. 국전은 우리나라 미술계의 가장 큰 연중행사로, 당대 작가들이 기량을 펼치는 무대였다. 6·25전쟁 기간을 제외한 1949년부터 1981년까지 총 30회 열렸으며 4만 4000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국전 개막식에 참석해 전시를 관람했고 전시 이후에는 청와대가 일부 출품작을 수집했다.
2부 ‘사계절을 보다’에는 귀빈 환영 자리에 있었던 영빈관의 사계절 풍경화가 전시된다. 영빈관 2층 연회장 벽면에는 그 크기에 맞춰 제작된 사계절 풍경화가 걸려 있었다. 이들 작품 모두 사계절 산수를 그린 ‘사계산수도’ 전통을 반영해 한국의 명소와 명산을 담았다.
3부 ‘청와대를 만나다’에서는 청와대 본관에 있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국빈 접견, 국무회의, 주요인사 간담회 등 대통령의 주요 업무가 본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이곳에 전시된 미술품들은 역사적 장면의 배경이 되곤 했다. 강렬한 푸른색이 두드러진 그림 ‘통영항’은 여러 행사에서 문 대통령 뒤편에 단골로 등장한 대표 작품이다.
4부 영상공간에서는 청와대를 짓고 장식했던 작가들의 인터뷰와 본관의 대형 벽화가 담긴 영상이 상영된다.
▶ 김중만, ‘훈민정음’
전시장 말미에 자리 잡은 작품 ‘훈민정음’도 빼놓지 말자. ‘훈민정음’은 김중만 작가가 세종대왕기념관이 소장한 ‘여초 김응현의 훈민정음’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2018 남북정상회담 당시 첫 환담장의 배경이었다. 특별전 관람은 사전 신청이나 입장권 구매 없이 누구나 무료로 가능하다. 관람시간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자세한 정보는 청와대 사랑채 누리집(http://cwdsarangchae.kr)에서 확인할 수 있고 사랑채(02-723-0300)에 문의하면 된다.
이근하│위클리 공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