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G20 정상회의 참석
윤석열 대통령이 11월 11일부터 4박 6일간 숨 가쁜 다자외교를 펼친다. 11월 11~13일 아세안(ASEAN) 관련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15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한다. 귀국 이후 17일에는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을, 18일에는 한·스페인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일주일간 펼쳐지는 외교무대에서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한편 최근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발판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조기 재가동
11월 11일부터 13일까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는 브루나이·캄보디아·인도네시아·라오스·말레이시아·미얀마·필리핀·싱가포르·태국·베트남 등 아세안 10개국과 대화 상대국들이 참여하는 연례회의다. 윤 대통령은 회의 기간 동안 한·미·일 정상회의, 한·아세안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11월 11일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우리의 새로운 대 아세안 정책인 ‘한·아세안 연대구상’에 관해 발표했다. 이어 캄보디아 한인 동포들과 간담회를 갖고 동포사회 지원 방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11월 12일에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세안과 한·중·일 간 실질협력 방안에 관한 우리의 구상을 설명했다.
11월 13일에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해 지역적, 국제적 문제에 관한 우리의 기본 입장을 개진하고, 자유·평화·번영을 위한 한국의 적극적인 기여 의지를 강조했다.
이어 11월 14일에는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G20 회원국 경제단체와 기업대표들이 참여하는 B20 써밋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하는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다.
한편 11월 13일 한·미·일 3국 정상은 아세안에서 만나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 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를 마친 뒤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해 11월 15일 주요 G20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한다.
‘함께하는 회복, 더 강한 회복’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세계 경제위기 대응을 위한 다자주의 강화, 식량·에너지 안보, 기후위기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회의 기간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우리나라가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을 강조하는 한편 세계 경제위기 대응에서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뜻을 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표 대외정책 기본 틀 완성
윤 대통령의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은 우리만의 특화된 ‘인도·태평양’ 전략을 제시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 6개월간 우리 외교의 큰 줄기는 ‘동맹외교’, ‘자유와 연대를 기반으로 한 다자외교’로 이어져 왔는데, 이번에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대표되는 ‘지역외교’의 퍼즐을 맞춤으로써 윤석열표 대외정책의 기본 틀이 완성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아세안 국가들을 대상으로 우리의 인·태 전략을 가장 먼저 밝히고, ‘한·아세안 연대구상’도 함께 제시하는 것은 그만큼 아세안 지역이 중요한 지역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11월 9일 브리핑에서 “‘한·아세안 연대구상’은 우리 인·태 전략의 비전과 원칙을 바탕으로 아세안에 특화한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 위한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한독 협력 강화… 북한 도발 시 긴밀히 공조”
윤석열 대통령은 11월 4일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정삼회담을 마치고 한독 정상 공동언론발표에 나서 “양 정상은 최근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도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북한의 추가적인 중대 도발 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긴밀히 공조해나가기로 했다”며 “독일은 분단과 통일을 경험한 나라로서 우리의 한반도 문제 해결에도 많은 교훈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은)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협력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며 “한국과 독일은 연대의 일원으로서 상호 협력을 한층 강화해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독일 양국은 핵심적인 경제 파트너”라며 “특히 최근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 독일 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세계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면서 안정적 공급망 구축과 에너지 안보 증진을 위한 경제 안보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님께서 이 자리를 빌려 이태원 사고로 인한 희생자와 유가족에 다시 한번 애도를 표하고 독일 국민의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셨다”며 깊은 감사의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