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뒤로 돌아보세요. 머리 감은 지 며칠 됐나요?"
4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아침 출근길에 종종 아내로부터 ‘불심검문’을 당한다. 다름 아닌 비듬 때문이다. "거울을 보고 잘 턴다고 털었는데도, 등 쪽으로 떨어진 비듬은 잘 안 보이니까 털어내기가 쉽지 않은 거 같아요."
비듬 탓에 평소 사람들을 대할 때면 적잖게 위축되곤 하는 그에게 비듬은 말 그대로 ‘병 아닌 병’이다. 특별한 병증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면 비듬은 일반적으로 신체 건강의 적신호나 이상징후는 아니다. 그러나 남들에게 불결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에 유달리 비듬이 많은 사람들은 이만저만한 스트레스가 아니다.
비듬이 많다면 십중팔구는 체질을 원인으로 간주해도 틀리지 않다. 비듬은 사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에게나 생긴다. 두피는 살아 있는 동안 끊임없이 재생된다. 피부학자들에 따르면 두피 전체가 새로운 세포로 바뀌는 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4주 이내다. 바꿔 말해, 두피 전체가 한 달 이내에 죽은 세포로 변하고 이들이 바로 두피에서 떨어져 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비듬인 것이다.
▶ 두피는 평균 4주 주기로 재생되므로 비듬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곰팡이 유발형 비듬이라면 전문 샴푸를 쓰는 등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유달리 눈에 띄게 비듬이 많다면 남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피지선이 발달된 사람들이다. 같은 맥락에서 평균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의 피지선이 발달돼 있으므로 비듬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은 남자가 더 많게 마련이다. 남성들이 단순히 여성보다 피부 관리에 신경을 떨 쓰기 때문에 비듬이 많은 게 아닌 것이다.
피지는 사춘기 이후와 노령기 이전에 많이 분비된다. 성별 가릴 것 없이 어린아이나 노인들이 상대적으로 비듬이 적게 발생하거나 드문 이유다. "어릴 때는 비듬이 별로 없었는데…" 하며 무슨 병이 생긴 건 아닌가 하고 지레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물론 비듬이 단순한 피부 재생으로만 생기는 건 아니다. 기전이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두피에 흔히 기생하는 곰팡이에 의해서도 악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곰팡이 유발형 비듬이라면 요즘처럼 기온이 높아지는 계절에도 그다지 줄어들지 않는다.
겨울에 빈발하는 비듬은 그 낱낱의 조각 혹은 부스러기들이 잔 편이다. 겨울철에는 다리나 팔 부위에서도 ‘사실상의 비듬’을 쉽게 목격할 수 있는데 이와 기본적으로 다를 게 없는 셈이다. 하지만 곰팡이에 의해 발생이 촉진되는 비듬은 계절을 가리지 않을뿐더러,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여름철에 더 많이 생길 수도 있다.
곰팡이 유발형 비듬은 비듬 개개의 크기가 굵은 편이다. 크게는 새끼손톱만 한 ‘왕비듬’도 있다. 색깔 또한 꼭 그런 건 아니지만, 겨울철에 주로 눈에 띄는 비듬은 흰색에 가까운 반면 곰팡이형 비듬은 약간 노릇한 기운이 있다. 직관적으로도 곰팡이형 비듬이 좀 더 불결한 느낌을 자아내는데, 그나마 위안이라면 곰팡이형 비듬은 샴푸로 상당히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피에 기생하는 곰팡이의 번식을 억제하는 샴푸는 종류가 한둘이 아니다. 따라서 특정한 성분이 함유된 샴푸로 비듬이 잘 잡히지 않는다면 다른 종류의 비듬 방지 샴푸를 사용하는 게 좋다. 또 비듬이 아주 심하지 않은 편이라면 일반 샴푸와 비듬 방지 샴푸를 번갈아가며 사용해도 관계없다. 반면 심각할 정도로 비듬이 많이 생긴다면, 서로 성분이 다른 두 가지의 비듬 방지 샴푸를 섞어서 머리를 감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글 · 김창엽(자유기고가) 2016.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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